고양이 이야기
고양이 이야기
  • 양유경
  • 승인 2012.01.04 00: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재 [양유경, 컴필레이션 앨범]

길고양이를 차마 보내지 못해 '그래 키워보자'맘 먹은 지 반년!
이 녀석 행태가 가관이다.

지가 무슨 사색에 잠기기라도 한듯
창가에 물끄러미 앉아 바깥을 바라보고 있는 뒷모습을 보고있자면
문득 '저 녀석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이뻐서 쓰다듬어 줄라치면 , 쌩~하니 콧대높게 가버리다가도
집에서 돌아오면, 따라다니며 칭칭 감가질 않나…

어쩔수 없이 며칠 집을 비웠다가도, 요녀석 때문에 서둘러 돌아오면
'어떻게 날 야속하게 혼자둘수 있냐'는 원망어린 눈빛과 울음..

햇살 좋은 날은 유난히 더 잠이 많아져서는
하루종일, 졸리운 눈으로
꾸벅꾸벅 조는 잠탱이가 됐다가
그러다가도 밤만되면 후다닥 후다닥 온 방안을 운동장처럼 뛰어다니는
애물단지가 됐다가…

하나하나 알아가기 시작한 지 반년.
아직도 모르는것 투성이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그녀석을 키우는게 아니었다는 거..
그냥 같이 사는 것이라는 것!!
.....

강아지이라고 다를까?
병아리라고 다를까?

생명이라는 것을 가까이 두고 호흡해본 사람이라면 다 똑같지 않을까.

일방적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그냥 서로의 생활의 일부가 된다는 걸..

오늘의 컴필레이션 앨범은 바로 이들과 함께하는 이야기다
인간과 가장 친근하고 가까운 반려동물인 고양이와 강아지!

그들의 시선을 따라가보는 앨범!
<고양이 이야기>, <강아지 이야기>

2007년에 나온 이 앨범의 시작은
사람이 아닌 애완동물의 시선으로 하루를 담아본다면 어떨까?하는 호기심과 우리가 보지 못하는 상상 너머의 것들을 바라보고 느낄수 있을거라는 막연한 기대에서 출발했단다.

모두 28팀의 아티스트가 참여했고 자격을 갖춘 뮤지션들이다.
여기서 자격이라 함은, 고양이나 강아지를 키워본 경험이 있어야한다는 것!

곡마다, 길러본 사람만이 표현할수 있는 솔직한 감성과 시선이 담기지 않을수가 없다.
그러니, 당연히,짜맞추기식의 앨범이 아니라,
온전히 이 앨범..고양이야기만을 위해, 온전히 강아지만을 위해 만들어진 곡들로 채워졌다.

친구처럼 가족처럼 늘 가까이 두면서도 사람의 시선으로만 바라보던 방향을
눈높이를 맞추고, 살짝 비틀어보기 시작한 것에서부터 출발한 앨범.

그 두 앨범 중
오늘은 <고양이 이야기>다.

역시, 제목처럼,갖가지 고양이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흔히 고양이의 목숨은 아홉개라고 하는데...
그 의미에 어쩌면,
아홉개의 모습이 있다는? 의미도 담겨있는게 아닐까?싶을만큼
다양한 고양이의 이미지들이 노래속에 존재한다.

때로는 애인이 된 고양이를 노래하고(장세용-나의 고양이)
때로는 자유롭게 해주지 못하는 고양이에 대한 미안함을 노래하고(소히-미안해)
때로는 누구에게도 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고양이에게는 이야기하는 친구같은 마음을 노래하고(캐스커-고양이와 나)
때로는 사고뭉치지만 결코 미워할수 없는 마음을 노래하고(스웨터-날아라 멀리 뛰어라, 그게 내 이름)
때로는 신비로운 여인이 된 고양이를 노래하고(스위트피-한여름 밤의 꿈)
때로는 강아지와 이뤄질수 없는 사랑에 빠진 고양이를 노래하고(허밍어반스테레오-HELLO STRANGER)
때로는 길고양이의 마음을 노래하고(네스티요나-묘아)
.

같이 있다보면,
누구나 한번쯤 느꼈을 고양이의 느낌들을
애정하나로 디테일 하게 그리고 있는 노래들..

애정이 없다면,
감히 표현해낼수도 , 상상할수도 없는 모습들이
노래 속에는 존재한다.

아마 , 고양이와 함께 산다면,
그 모습 중 하나에는 고갤 끄덕이지 않을까..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 노래들을,고양이가 알아듣는다면
뭐라고 할까?^^

어쩜 그리 귀신같이 알아챘냐고 기막혀할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고 타박할까?
....

작은 표정, 몸짓, 소소한 모습 하나하나에 관심을 갖고
한식구로 따듯한 마음을 가지고
생명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에 출발 가능했던 앨범 <고양이이야기>!

한마디로 이 앨범은
고양이의, 고양이에 의한, 고양이를 위한 앨범이라고 해도 좋겠다.

양유경은....

 
포항mbc 음악FM <정오의희망곡> 진행자이자 카페 <문화홀릭-샐러드>대표로서, 지역문화기획자로 활동 중.

컴필레이션앨범이란?
말 그대로 "편집음반, 기획음반" 정도로 풀이할 수 있으며, 그 영역은 편집에 따라, 기획에 따라 무한정하다. 현재 하나의 흐름이 되었고, 그 흐름은 앞으로도 더 영역을 확장해가며 계속 될 것이다


 

경주포커스 후원은 바르고 빠른 뉴스제작에 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