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경찰서 매입 문화원신축계획 조변석개 ...졸속 행정 거센 비판
경주시, 경찰서 매입 문화원신축계획 조변석개 ...졸속 행정 거센 비판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7.04.10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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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서 리모델링으로 급변경 시설공단 사무실 야외공연장 끼워넣기 신설


[=속보] 경주경찰서 부지및 건물을 매입해 경주문화원을 이전, 신축하겠다는 경주시 계획이 졸속행정이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관련기사- 본지 4월4일 단독보도, 경찰서 부지 매입, 문화원 신축 추진 논란]

경주시가 지난해 2000만원을 들여 전문기관에 의뢰한 기본계획및 타당성 용역조사 결론을 바탕으로 지난 3일 시의회 의장단에 보고했던 기본계획과는 불과 일주일사이에 크게 변경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뼈대로 한 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안을  10일 개회한 시의회 제222회 임시회에 제출해 승인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경주시 기본계획은 지난 3일까지만 해도, 경찰서 부지를 매입한 뒤 기존건물을 철거하고 문화원을 신축하겠다던 것이었다. 그러나 10일 시의회에 제출한  계획에서는, 일부 건물 리모델링으로 급변경 됐으며, 과다예산 투입에 따른 시민사회의 반발을 의식한 듯 전체 예산은 185억원에서 137억원으로 크게 줄였다.
뿐만아니라 당초 계획에는 있지도 않았던 시설도 추가했다.
시설관리공단 사무실을 이곳으로 입주시키고 야외공연장을 만들겠다는 계획까지 추가했다.

구도심의 핵심 시설이자 향후 도심재생의 주요 거점이 될 것으로 꼽히는 경주경찰서 부지 매입 및 활용방안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경주지역 전문가 집단은 물론 경주시 내부에서조차 충분한 검토를 거치지 않은 졸속 게획이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조변모개식' 행태로 인해 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거센 비판은 피할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아니라, 경주시가 2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시행한 용역결과를 토대로 수립한  기본계획안을 시의회 장단의 지적에 따라 불과 일주일만에 대폭 수정한 데 대한 비판도 면키 어렵게 됐다.
거액을 들인 경주시발주 연구용역 의뢰가 경주시가 의도한 결론을 도출하면서도,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점을 경주시 스스로 자인한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결과적으로 용역의뢰가 예산낭비로 이어지는 바람직하지 못한 관행을 되풀이 하고 있다는 비판 또한 자초한 것으로도 지적되고 있다.

실제 이같은 계획을 공개한 10일 시의회 전체의원 간담회에서 상당수 의원들은 경주시의 조변석개식의  오락가락 행정을 집중 비판했다.

10일 계획서, 경찰서 신관 별관 활용, 상설공연장 시설공단 입주 추가 

 
경주시는 동부동 150번지 일원 경주경찰서 부지 4456㎡와 건물등을110억원으로 매입해 경찰서 본관, 무기고, 탄약고 등 3개동(929㎡)은 철거하고 현재의 별관_(2008㎡), 신관(1329㎡) 건물은 각각 경주문화원과 경주시 시설관리공단이 사용하기로 했다.

현재의 주자창등에는 무대(165㎡), 관람석(1835㎡)을 갖춘 야외설성공연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대강당, 전시실, 강의실실, 향토사 연구실등을 갖춘 공간으로 꾸미는데 필요한 전체 예산은 국비 7억, 도비 5억 시비 125억원등 총 137억원으로  예상했다.

경주시에서는 올해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등 제반절차를 이행하고, 경주경찰서는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새로운 부지로 신축 이전하면, 경주시가 2020년부터 철거, 설계, 건물리모델링, 야외상설공연장 조성등의 공사를 진행해 2021년 문화원 이전 신축을 완료한다는 것이다.

사업비를 용도별로 보면 △부지 및 건물매입비 110억원, △건물리모델링비 10억원, △야외상설공연장 조성 10억원, △철거 5억원, △설계 및 감리비 2억원등으로 책정했다.

일주일전 3일 의장단회의 보고때는 문화원 신축한다더니....급변경 이유 무엇?

경주시의 이같은 계획은 불과 7일전인 지난 3일 시의회 의장단회의때 보고했던 계획과는 크게 다르다.
첫째, 당초 경주시 계획은 경찰서 건물 리모델링 계획이 아니었다.
3일까지만 해도 경찰서 건물과 부지를 매입한뒤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2454㎡의 문화원을 짓는다는 계획이었다.

시설관리공단 사무실 입주도 당초계획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이번에 새롭게 추가했다.

당연히 예산 조달 계획도 크게 달라졌다.
지난 3일까지만 해도 부지매입비 110억원외에 건축공사비 66억, 발굴 및 철거비 4억, 설계 및 감리비 5억원등 총 185억원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10일 공개한 계획에서는 신축계획을 리모델링 계획으로 변경하면서 전체 예산은 규모를 185억원에서 137억원으로 변경했다. 48억원이나 축소한 것이다. 

시민사회의 비판적인 여론을 감안한 것으로 보이지만,막대한 예산투입이 불가피한 사업을 계획하면서 불과 일주일사이에 이처럼 예산 규모조차 크게 변경된 것은 주먹구구식 계획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뜯어봐도 문제점 툭성이다.
3일 계획에서는 전체 건물 철거비로 4억원으로 편성했지만, 이번에는 일부 건물만 철거하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많은 5억원으로 편성했다.
그런가 하면, 설계감리비는 5억권에서 2억원으로 줄였다.
경주시 필요에 따라 예산 추정치를 자의적으로  계산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재원조달 방안도 마치 고무줄처럼 증감이 이뤄졌다. 
당초 지난 3일 계획에서는 국비를 30억원 확보하겠다고 했지만, 이번 계획에는 7억원으로 23억원을 줄였다.  계획단계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경주시 편의에 따라 국비등 각종 재원 조달 방안도 자의적으로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당연히 주요시설 설치 계획도 크게 달라졌다.
대강당,전시실, 강의실, 향토사 연구실은 2번의 계획서에 모두 포함됐지만 당초 계획에 들어있던 도서실, 세미나실, 민속품 수장고실은 이번 계획에서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경주시의 계획 변경은 지난해 2000만원을 들여 시행한 문화원 기본계획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 결과와도 크게 달라진 것이다. 이 때문에 에산낭비, 용역의뢰 무용론이 제기되는 것이다.
(사)경북정책연구원은 지난해 경주경찰서, 구 경주여중, 경주공고옆 테니스장 부지등 3개부지를 대상으로 타당성 조사를 벌여 경주경찰서 부지를 제1순위로 제시했다.
당시 계획은 콘크리트 한옥형 건물로 지상2층, 지하1층 건물을 짓도록 제시했으며, 부지매입비 85억원등 총 16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토대로 경주시 기본계획을 수립해 지난 3일 의장단 간담회에 보고했지만, 일주일만에 변경된 것이다.

이 계획안을 두고  10일 열린 시의회 전체의원 간담회에서는 경찰서 이전 및 경찰서 부지 매입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시의원들이 공감했다. 그러나 시의원들은 경주시의 졸속행정을 집중 비판했다.

김영희 의원(자유한국당. 비례대표)은 “이렇게 중요한 것(계획)을 하루 이틀만에 바꿀수 있는가. 이 자체만으로도 행정이 잘못한 것”이라며 신중한 검토를 요구했다.
일부 의원들은 경주경찰서 부지가 경주읍성내의 주요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 전체 경주의 발전계획속에 신중하게 용도를 결정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했다.

경주시는 그러나 신축 이전을 위해 매각을 하려는 경주경찰서 부지를 민간이 매입하기 전에 경주시가 먼저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용도를 문화원 신축으로 해서 매입이 시급하다는 논리로 시의원들을 설득했다.

문화원 신축부지로서의 적절성 여부를 따지기 전에 경찰서 부지 확보를 위해 문화원 신축을 하나의 방편으로 활용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어 문화원 회원들의 반발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을것으로 보인다.

간담회에서는 김영희, 정현주, 김항대, 박귀룡 의원들이 경주시 행정의 문젯점을 집중 추궁한 반면 박승직의장, 장동호의원등은 경주시 계획에 사실상 동조하는 듯한 발언을 공개적으로 표출했다.

나머지 의원들은 대부분 침묵했다.

경주경찰서 부지를 매입하겠다는 경주시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안은 11일 오전 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 심의에서 통과여부가 사실상 판가름 나게 된다.
대부분 의원들이 침묵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경주시 계획대로 가결될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실정이지만, 속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는 김동해 위원장, 김영희 부위원장,김성수, 서호대, 손경익, 엄순섭, 정문락, 김성규, 최덕규, 정현주 의원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편 경주시에 따르면 경주문화원은 원장을 포함 평소 5명이 상근하며 일반회원 750명 준회원 330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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