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사불신...사망 교통사고원인 정확히 알고 싶을뿐"
"경찰 조사불신...사망 교통사고원인 정확히 알고 싶을뿐"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7.04.21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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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재조사 요구 항의 이영용 최정진씨

2월14일 오후 1시30분. 경주시 황성동 의 한 아파트 소방도로에서 1톤포터 트럭과 초등학생 어린이 2명이 충돌했다. 스케이드보드를 타던 이시우군(9세) 은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 함께 탄 A군(9세)은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다.
경찰과 도로교통관리공단은 시속 20~30㎞로 이동하던 화물차 왼쪽 앞바퀴에 어린이 2명이 충돌한 사고로 잠정 결론 지엇다. 롱보드 앞자리에 탔던 시우군이 사망, 뒤에 탔던 A군은 부상한 것으로도 추정했다.

▲ 21일 경주경찰서 앞에서 1인시위를 하는 이영용씨.
시우군의 부모, 이영용 최정진씨는 아이를 가슴에 묻었다.
장례를 치러고 난뒤  사고당일 현장에 함께 있던 아이들에게서 경찰 조사와 다른 이야기를 듣게 된다.
보드를 함께 탔던 시우와 A군의 위치가 유족들에게 했던 경찰설명과는 달랐던 것.
이때부터  경주경찰서, 도로교통관리공단 등 관련기관을 방문하고 출동한 경주소방서 구급대원 등 사고 관련된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 다녔다.
한달 뒤 도료교통관리동단의 조사등을 거쳐 사고당시 시우가 뒤에 탔으며, A군이 앞에 탄 것으로 정정됐다. 경찰의 최초 설명과 다른 결과다.

경찰의 사고조사에 더욱 강한 의문을 품게 된다.
아이들이 화물차 앞바퀴에 충돌했다는 경찰의 추정도 사실과 다를 것이라는 의심을 품었다. 시우몸 사진에 역과나 차체에 부딪힌 흔적으로 의심되는 상처를 발견한 뒤 경북지방경찰청에 재조사를 요구했고 이는 받아 들여졌다.
지난 1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북지방경찰청이 사고현장을 방문, 사실상의 재조사를 벌였다.
이들 부부가 경찰조사에 대해 의문을 제기 하며 정확한 사고규명에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과수 현장조사가 진행된 18일 이들 부부를 만났다.

“사람들은 저희가 대단한 보상을 바라며 경찰조사 결과에 동의 하지 않고, 운전자와 협의하지 않는다고 상상할 것이다. 저희가 바라는 건 결코 그런 것이 아니다. 사고운전자의 형사처벌을 바라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경찰 조사 결과에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시우는 돌아오지 않는다. 시우 친구들의 상처도 없었던 것이 될수는 없다.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사고 원인, 시우의 사인을 정확하게 알고 싶은 것,그것뿐이다. 소극적으로 일관한 경찰의 이해할수 없는 태도, 그 이유도 반드시 규명하고 바로잡고 싶다.”

▲ 18일 국과수에서 현장검증을 하고 있다.
경찰의 사고조사 결과가 은연중에 사고책임이 아이들에게 있는 것처럼 부당하게 결론짓기 때문에 더욱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이나 사고 운전자 모두 단정적으로 말한 적은 없지만, 저희들이 받은 느낌은 아이들이 잘못해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결론 지으려 한다는 점이다. 사고발생 이후 현장부근에는 보도나 자전거를 타지 말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사고의 원인을 아이들의 잘못으로 보는 것이다. ‘위험하게 왜 거기서 놀아. 부모들이 아이 지도를 잘못했어’라며 사고 책임을 전적으로 아이들 몫으로 돌리려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사고가 난 길은 아파트 근처이고 공원이 있는 곳이다. 운전저가 가장 먼저 조심해야 하는 곳이다. 아이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 사고가 결코 아니다..“

사고조사과정에서 경찰의 심각한 직무유기가 있었다고도 주장한다.
“사고 피해자는 사회적 약자인 아이들이다. 사고 영상도 목격자도 없다. 아이들은 자신을 변호하기 힘들다. 특히 시우는 어떤 말도 할 수없다. 그런 약자를 위한 경찰의 역할은 최선을 다해 사고 자료 수집해야 하는 것이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사실에 가장 근접할 수 있는 자료를 찾으려 하지 않았다. 출동한 119구급대원의 사진도 일주일이 더 지난 후 유가족이 수집해서 갖다 주었고, 운전자도 알고 있는 아이들의 보드 탔던 위치도 일주일이 지나도록 경찰은 알지 못했다.“
경찰의 초기 사고조사가 매우 부실했고, 이같은 부실한 초동조사가 명확한 규명을 더욱 어렵게 했다는 것이다.

경찰의 소극적인 태도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유족들이 일일이 의문점을 찾아 재조사를 요구해도 무시하거나, 마지못해 대응하는 방식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우리 가족이 질문하는 것을 매우 불쾌하게 여긴 듯 했다. 심지어 ‘왈가왈부 하지마라’는 극언을 하면서 무시하기도 했다. 경찰에 대한 신뢰, 사람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유가족에게 더 큰 상처를 줬다.”

▲ 고 이시우군의 방은 사고이전 상태 그대로 두고 있다.
사망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려는 것은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를 않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 어떻게 하더라도 시우가 다시 저희 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안다. 그러나 저희 가족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경찰은 앞으로도 계속 그런식으로 조사 할 것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을 더욱 믿지 않을 것이며, 혼란은 계속 될 것이다.  아이들이 마치 사고의 원인인 것처럼 사람들은 쉽게 얘기하고 또 잊어 버릴 것이며, 아이들은 위험에서 보호받기 보다는 더 많은 위험에 처할 것이고 고립될 것이다. 사회적 약자가 최소한의 배려도 받지 못한채 더욱 곤경에 처하는 일, 저희 가족의 아픔으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다.
제2의 시우가 생겨날 것이고, 세상으로부터 두번의 상처를 받을, 저희와 같은 사람들이 생겨날 것이다.“

▲ 국과수 수사관들이 18일 사고차량의 상태를 조사하고 있다.

*경주포커스는 19일 경주경찰서 담당 경찰관을 만나 이들 부모의 문제 제기에 대한 해명과 입장을 들었습니다. 담당경찰관은 경찰조사가 종결돼 검찰로 송치하기 전에는 불필요한 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공식 인터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부모들이 제기하는 핵심 쟁점및 그에 대한 경찰의 공식 입장은 향후 보도할  예정입니다.  ./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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