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억 투입 노인종합복지관, 이번엔 52억 추가 투입 주차타워 신설...부실행정 종합판?
118억 투입 노인종합복지관, 이번엔 52억 추가 투입 주차타워 신설...부실행정 종합판?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7.06.2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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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지역 노인들의 숙원사업이라며 2011년부터 경주시가 추진해온 노인종합복지관 건립이 주먹구구식 행정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계획이 여러차례 변경되면서 사업만료 기간도 하염없이 지체됐다. 예산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당초 46억원을 들여 호텔을 매입해 리모델링하겠다던 계획이 118억원을 들여 신축하는 계획으로 변경된데 이어 이번에는 52억원을 추가로 투입, 노인종합복지관 신축부지 인근 주택을 매입해 주차타워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감사원에서 조차 경주시 행정이 부적정하다고 지적했지만, 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는 무기력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노인종합복지관 신설 행정의 과거와 현재를 짚었다./편집자

#계획1. 경주시, 46억원으로 호텔 매입, 리모델링후 노인종합복지관 사용

2011년 11월, 경주시는 노서동 밸루스호텔 부지 3372㎡와 지하 1층 지사4층 건물을 40억원에 매입해, 8억원의 예산으로 건물을 리모델링하겠다고 했다.2012년말까지 경주시노인종합복지회관으로 사용하겠다는 것.
시의회의 한차례 반대 끝에 겨우 승인받았다.

1983년에 준공된, 그래서 30년이상 경과한 노후 건물을 사들여 리모델링 한다고 해도 사용연한이 10년에 불과해 예산낭비 가능성이 크다는점, 숙박용도의 건물이어서 노인복지관으로서 사용하기에는 적당하다는 못하다는 점, 오래된 건축물을 안전진단초차 받지 않고 매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등의 시의회 비판을 경주시는 끝내 외면했다. 

▲ 2011년, 경주시가 노인종합복지관 계획을 처음 수립할때는 이 호텔을 매입해 리모델링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시의회는 한차례 반대했지만, 결국엔 경주시의 손을 들어 주었다.

#계획2. 경주시 계획 수정, 리모델링은 없던일로 118억 들여 신축하겠다

2013년 10월2일, 경주시는 시의회에 180도 달라진 계획을 보고했다. 안전진단 결과 E등급으로 판명돼 대한노인회 경주시지회의 '철거후 신축 청원이 들어왔다'는 것을 핑계로 들며 리모델링을 없는일로 하고 호텔 건축물을 철거하고 신축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처음 46억원이던 사업비는 116억원으로 증액됐다.
시의회는 발끈했다.
부실행정에 대한 책임규명, 재발방지 대책요구가 터져나왔다.  시의회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하자 경주시는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2014년 6월 지방선거를 통해 제7대 시의회가 새롭게 출발하자, 경주시는 다시 신추계획을 밀어 붙인다.
2014년 7월1`5일부터 열린 시의회 임시회에서 경주시는 신축계획을 골자로 하는 공유재산 관리계획변경안을 제출했다.
당시는 현재의 제7대 시의원들의 임기가 시작된지 채 한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시의원들이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기전에 밀어붙인 것이다.
시의회는 무기력했고, 경주시는 마침내 신축하겠다는 뜻을 이뤘다..

투입예산은 최종적으로 118억원으로 증가했다.
시의회의 반대속에 경주시 노인들의 숙원사업이라며 강행했지만, 완공시점은 2012년, 2015년으로 지체되더니 다시 2017년으로 하염없이 지연됐다.

최종 확정된 건축규모는 1층, 지상 4층, 연면적 2920㎡ 규모다.

▲ 경주시의회 일부의원들은 22일 전체의원 간담회에서 지하주차장 신설을 위해 공사중단을 요구했다. 경주시 담당국장은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지만, 기자가 현장을 방문한 27일, 아무런 일 없었다는 듯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계획3. 경주시, 인근주택매입 "추자타워 짓겠다" 46억 계획이 사실상 170억으로

문화재 발굴조사등을 거쳐 지난 3월 공사가 본격화 됐다. 현재는 1층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또다시 중대한 변화가 생겼다.

경주시는 지난 22일 열린 경주시의회 전체의원간담회에서 노인종합복지관 건립 부지에 인접한 주택을 매입해 주차타워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노인종합복지관의 주차면이 38면에 불과해 많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주택매입후 주차타워를 조성하면 110면 정도의 주차장을 확보할수 있어 노인종합복지관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주민의 주차난도 해소할수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노인종합복지관 주차장 부족때문이 아니라 인근 주민들의 주차난 해소를 명분으로 주차타워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경주시는 지하1층 지상4층 규모의 주차타워를 조성하는데 52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렇게되면 당초 46억원이던 노인종합복지관 신설 예산은 최종적으로 사실상 170억원으로 증가하게 된다. 무려 4배 가까이 증액되는 셈이다.

경주시는 그러나 이런 셈법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노인종합복지관과는 별개의 주차장 용도의 건축물을 신축하는 것이므로 노인종합복지관 신축에 따른 전체 예산으로 합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지극히 형식적인 논리를 강변하고 있는 것이다. 

경주시의회는 주차타워 건설 계획에는 일단 제동을 걸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공사 시작단계에서 지하주차장을 건설하는 방향으로 설계변경을 했어야 했다(김병도, 손경익, 이철우의원)는 질책이 많이 나왔다. 
한현태 의원은 “즉각 공사를 중지하고 재시공을 검토하라”고까지 했다.
김문호 경주시 시민행정국장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경주시 시민행정국장이 “검토하겠다”고 했던 신축공사 현장은 과연 어떤 상황일까?
기자가 사진촬영을 위해 방문했던 27일 오전, 현장에는 쉼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경주시의회가 2011년, 노인종합복지관 기본계획 수립단계에서부터 현재까지  처음에는 반대를 했다가 그다음엔 통과를 되풀이 해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주차타워 건설계획에  대한 반대 입장을 견지할지는 지극히 불투명해 보인다.

경주시노인종합복지관 건립계획은 이미 감사원 감사에서도  문제로 지적된 적이 있다.
감사원은 지난 2015년 12월 21일 지방자치단체 재정운영 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경주시 노인종합복지관 건립 부지 매입과 관련한 경주시의 부적정한 행정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행정자치부 장관이 최양식 경주시장에게 주의를 촉구하도록 조치했다.
본지 2015년 12월23일 보도 -감사원, 노인종합복지관 부적정

감사원은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경주시 노인종합복지관 사례를 '단체장의 부당한 지시로 추진한 사례'로까지 소개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대표적으로 부적정한 사례로 지목했던 것.
감사원은 ‘경주시가 기본계획에서는 노인종합복지관 건립 매입 대상건물에 대해 정밀안전 진단을 실시한뒤 매입한다고 해 놓고도, 건물소유주가 자산가지 하락을 우려하며 안전진단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이를 지키지 않아 11억 412만원의 예산을 낭비했다’고 지적한바 있다.

또한 처음 기본계획과 달리 정밀안전 진단을 실시하지 않았을 뿐만아니라, 건축사까지 동원한 건축직 공무원의 '리모델링 부적절 의견'을 사실상 무시했으며,시의회에 보고했던 내용까지 이행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경주시가 수립한 기본계획조차 졸속이었다는 사실이 감사원 감사로 드러나기도 했다.

그로부터 1년여 시간이 흐른 2017년 6월22일, 경주시는 52억원을 추가로 들여 노인종합복지관 인근에 주차타워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만약 감사원이 다시 감사의 칼날을 들이 댄다면,이번에는 과연 어떤 조치를 취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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