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벌대학, 시의회 예산 삭감에 강력반발

승마장사업, 국비 확보했지만 지방비 의회서 삭감... 사업추진 불투명

2011-09-15     김종득 기자

학교관계자 "시의회가 대학발전 발목잡나"

경주시의회가 지난 8월29일부터 9월5일까지 개회한 제170회 임시회에서 경주시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하면서 FTA대응 축산업경쟁력강화 예산 7억5000만원 전액을 삭감하자 이 사업을 추진해온 서라벌대학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 예산은 농림수산식품부가 지난해 공모를 통해 결정한 것으로, 서라벌대학이 제안하고, 경주시가 이를 받아 들여 농림부에 신청한 끝에 선정된 '승마장시설 설치 사업예산'을 가리킨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올해 이 사업에 필요한 15억원 가운데 국고 7억5000만원을 배정하면서, 지방비 7억5000만원은 경주시와 경북도가 분담토록 했다.

이에따라 경주시는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에 시예산 7억5000만원을 배정하는 예산안을 올렸으나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된 것이다. 경북도 추경예산안 편성이 늦어지면서 일단 시예산으로 지방비 분담액을 편성한 것이만 전액 삭감된 것이다.

시의회는 이번 임시회에서 경주시와 사전협의 미비, 부실대학에 대한 예산지원 부적절 등을 이유로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따라서 경주시가 올해 이 사업비를 향후 추가경정예산에 편상하지 못할 경우, 이미 확보된 국비7억5000만원은 반납하거나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게 됐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서라벌대학측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학교측은 지역과 상생발전하려는 대학의 노력을 시의회가 앞장서 방해하는 것이라며 불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농림부 자율공모 사업공모방침이 발표됐을 당시, 오랫동안 이 사업을 준비해온 학교측에서 먼저 경주시에 사업을 신청하자고 제안했고, 경주시가 이를 받아들여 농림부에  신청한 결과 국비까지 확보했는데, 국비에 수반하게 돼 있는 지방비 부담예산을 시의회가 삭감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는 것.

서라벌대학의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핵심사업으로 추진하는 신화랑풍류 체험프로그램에 경주시 참여부분을 좀더 알차게 하고, 대학의 특성화는 물론 경주지역 문화, 관광, 축산산업 전반에 걸쳐 크게 크게 기여할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대학이 앞장서 경주시에 제안했고, 그결과 전국의 4개 사업 가운데 하나로 선정돼 국비7억5000만원을 확보했는데, 시의회가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지방비 부담예산을 삭감 한 것은 대학의 노력에 대한 대한 발목잡기로 밖에 이해할수 없다"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시의회에 대한 학교측의 사전설명이 부족했다고 일부에서 지적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시의회를 대상으로 학교측의 사업계획을 설명하면서 예산지원의  당위성을 설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시의회에 대한 설득을 강조하고 있지만, 대학내부에서는 일부 시의원, 그중에서도 이번 예산안 삭감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박승직의원에 대해서는 불만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학교측의 한 관계자는 “학교 구성원들사이에서는 박승직 시의원이 우리 학교에 감정의 앙금이 남아 있어서 이번 예산안 삭감을 주도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박의원과 이순자 경주대 총장은 지난 2008년 11월, 서라벌대학 식당 운영권으로 갈등을 빚다 폭행시비가 일어 형사고발, 입건등의 마찰을 빚은 적이 있다.

<경주포커스>가 입수한 시의회 경제도시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학교측의 주장대로 박승직 의원이 이 예산삭감을 사실상 주도한 것으로 보일 소지가 적지 않다. <아래 상자기사 참조>

이에대해 박승직 의원은 “다른 동료의원들도 모두 반대한 사안이며, 학교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많은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적인 좋지 못한 감정을 개입해 예산을 삭감한 것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박의원은 “뉴스나 신문에서 이 대학이 처한 상황에 대해 많이 보도가 되고 있는데도 집행부측이 그런것은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아서 집행부측도 이런 점을 알고 대처하라는 점을 강조했으며, 국비를 확보했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지방비를 부담할 것이 아니라, 학교측에서도 일정액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국비와 지방비를 보태서 사업을 하는 것이 상식에 부합한다는 측면에서 여러 가지 발언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서라벌대학 고위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학자금 대출제한 대학으로 선정됐지만 올해는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에만 포함되는 등 실제적으로는  등급이 오히려 한단계 상향됐고, 정부가 발표한 17개 구조조정대상 대학에도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시의회에서 정확하지도 않은 온갖 말들이 거론된데 대해 분노를 금할수 없으며, 대학의 자구 노력에 대해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회원이, 그것도 서라벌대학 소재지를 지역구를 둔 의원이 격려는 하지 못할 망정 오히려 부실대학으로 낙인찍고, 또한 학교측이 애써 확보한 국비까지 사용하지 못하도록 지방비 부담 예산삭감을 앞장서 주장하는 것에은 도저히  납득할수도, 이해할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라벌대학은 지난 2009년부터 승마장 건립 기본계획을 수립했으며, 지난 2009년에는 마사과 개설을 승인받아 지난해부터 정원 40명의 마사과를 개설,운영하고 있다.
학교측은 예산이 확정되면 이미 확보해둔 학교 인근 1만여평의 부지에 실내마장, 실외마장,원형마장, 주로, 마사동등을 갖춘 승마장 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본지가 입수한 시의회 경제도시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축산과 예산안을 심의하는 순서가 되자 엄순섭, 박승직 의원은 지방비 7억5000만원 지원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발언을 하고, 이종근의원(내남면)은 이 예산안을 상정하고도 사업의 내용조차 잘 모르고 있거나 예산확보에 적극적이지 않은 정길형 경주시축산과장등 집행부를 비판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승직의원의 발언이 단연 강경해 보였다.

이 예산과 관련해 포문을 연것은 엄순섭 의원.
엄의원은 국비 7억5000만원이 확보됐다고 해서 시비나 도비 7억5000만원을 부담하기에는 경주시 재정능력이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엄의원은 “(경주시)승마인구가 몇 명인데...이런 사업은 전부 국비나 도비로 해도 무관하지만 시비가 들어가는 것은 ...단 몇백명을 위해서 시비를 이만큼 투입해서는 안되지 않느냐”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박승직 의원은 애당초 학교측이 제안하고 추진한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부정적인 발언을 잇따라 쏟아냈다.

“학교에서 중앙부서에 로비해서 마필 사업을 하겠다고 국비 7억5000만원을 받아왔다. 여기에 우리시에서 (또한) 7억5000만원을 들이게 된다. 이것은 시에서 하는 마필 사업이 아니고 학교에 지원하는 민간이전사업이다”

그러면서 박의원은 “서라벌대학이 얼마나 경영이 부실하고, 퇴출학교로 선정된 것 아시죠”라며 축산과장에게 질문하면서 발언을 이어간다.

정길형 축산과장이 박의원의 질문에 “잘 모른다”고 하자, 박의원 발언의 강도는 더욱 높아진다.

박의원은 “모르니까 사업비가 (시비로)7억5000만원이 붙는다”면서 “서라발대학이 중앙뉴스, MBC뉴스에 학교경영이 부실해서 퇴출학교 상위 명단 리스트 학교다. 그런 학교에서 사업을 하겠다는 것도 모르고 시민의 생명과 같은 방폐장 특별지원금 7억5000만원을 배정한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

“MBC뉴스, 지방뉴스에 학교부실 퇴출학교라고 수도없이 나왔다. ...얼마전에 교육부 감사가 퇴출대상학교로 감사한 걸로 알고 있는데 이런 학교에 국비 7억5000만원 내려왔다고 무조건 시비를 의무배정하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 아닌가.?”

“학교가 어느정도 정상화 되어 퇴출학교에서 어느정도 명단에서 빠졌을때 그때 시비지원해서 지역학교를 도와줘야 한다.”

“엉망인 학교에 국비 준 그사람들도 골빈 사람들 아닌가? 자기들이 퇴출학교로 선정해 놓고 국비를 7억5000만원 배정해준 국가기관에 있는 그사람들도 골빈 사람들이다. 퇴출명단을 국가에서 정해놓고 거기서 돌아서서 개인적으로 로비해서 7억5000만원 준다는 것은 말이 안되지 않는가?”

“경로당에 물이 새서 몇백만원할 것도 보수도 못하고 있는 실정에 이런 부실한 곳에 7억5000만원 계정한다는 것 자체가 잘 못된 것이다.”

이런 발언에 대해 정길형 축산과장이 “알겠다. 검토해 보겠다”고 하자 박의원은 “하지마세요. 예산을 깍고 안깎고 그런 마음을 바꾸세요. 예산을 깎았다고 해서 다음 정리추경에 올리는 것은 하지 마세요”라며 추후 추가경정예산에도 반영하지 말것을 강조하면서 발언을 일단 마쳤다.

잠시 발언을 중단했던 박의원은 이종근 의원과 정길형 축산과장의 문답이 이어진뒤 다시 발언을 신청한다.

그는 이 사업이 경주시가 애당초 계획한 것이 아니라 학교측이 먼저 구상을 했다는 점을 재차 상기시키면서 다시한번 이학교의 ‘부실운영’ 을 거론한다.

박의원은 “학교가 부실하다. 학교경영 어떻게 하나. 학생회 전부 없애버렸다. 자기들 멋대로 운영한다.직원들 전부 감원 다 했지 않았나. 문 닫을 학교에 왜 돈을 준다고...계정에 올라온 것 자체가 잘못됐다.”

☞승마장시설 설치사업은 무엇?
승마장 시설 설치사업은 지난해 4월, 서라벌대학의 제안을 받아 경주시가 농림수산식품부에 ‘농림자율사업’을 신청해 선정되면서 국비지원사업으로 확정됐다.

서라벌대학은  2009년부터 승마장 건립 기본계획을 수립하는등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부지에 대한 타당성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그해 6월에서 7월까지 말산업 인력양성을 위한 학과 개발및 교원인력도 확보했으며, 그해 10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마사과 개설을 승인받기도 했다.

정원 40명인 마사과는 작년 3월부터 2년째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실습장이 없어 영천과 대구등지를 오가며 실습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학교측의 승마장 설치는 그만큼 절박한 현안이기도 하다.

학교측은 승마장은 단순히 이 학교 마사과 학생들의 실습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지역의 관광, 축산업등과 연계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신화랑풍류체험프로그램 활성화, 생활 승마 활성화, 청소년 승마문화 체험공간 활용, 전국규모의 승마대회 추진및 관광투어등을 실시한다는 것.
선덕여왕 드라마 촬영지를 비롯해 김유신 장군묘, 반월성, 삼릉, 보문단지등에 다양한 승마관광코스를 개발해 지역관광 발전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국비에 수반되는 경주시및 경북도 분담액 7억5000만원 예산지원이 불투명해지면서 학교측은 대책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며, 마사과등 재학생들도 시의회에 대한 항의 방문등 집단행동을 준비중이지만 학교측이 시의회 설득을 이유로 들어 만류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