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누들 로드] 밀면 - 3. 영양밀면

새콤 달콤 매콤 경주의 맛과 멋

2013-06-15     김희동 기자

밀면이 경주 별미 음식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우리 속담에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멋진 풍경과 경치가 눈앞에 펼쳐져 있어도 배가 부르고 난 뒤에서야 그것이 눈에 들어온다’는 뜻이다. 천 년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경주의 다양한 유적지와 문화재를 보는 것만으론 경주의 멋을 온전히 느낄 수 없다.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여행지의 특별한 먹거리로 경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경주 별미, 밀면은 경주 여행이 주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밀면의 전통을 그대로 한 그릇에 담아

영양밀면(대표 김둘임)은 성건동 동대사거리 부근에 있다. 대학교와 가깝다 보니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 그래서 일까? 배고픈 청춘을 위해 모든 음식이 다른 식당의 곱배기 수준이라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을 느낄 수 있다. 또 7세 미만은 사리가 서비스로 나와 한 그릇을 다 먹지 못하는 어린들을 위해 곱빼기를 시켜 덜어주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7년 전부터 만두도 시작했는데 얇실한 만두피에 속이 꽉 찬 만두가 밀면과 궁합이 잘 맞아 부모를 따라 온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다.

밀면은 우리가 흔히 즐겨 먹는 냉면과 비슷한 음식으로 기호에 따라 물이나 비빔으로 즐길 수 있다. 밀가루로 면발 뽑기에 쫄깃한 맛을 살리긴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부드럽게 씹히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그대로 살아 있는 영양밀면을 먹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맛에 빠져 이내 한 그릇을 비우게 된다. 반죽은 밀가루와 고구마전분, 감자전분을 비율에 맞춰 섞어 10분정도 숙성시킨 반죽이 제일 좋다고 한다.

한방육수, 보양식 물밀면

한우 사골 소뼈를 넣고 끓이다 야채를 넣고 마지막으로 한약 재료인 약초를 시간을 달리해 넣어 12시간을 은근히 고아 특유의 비법이 가득 담긴 육수가 만들어진다.

차가운 육수 국물에 돼지고기 편육과 얇게 채썰은 오이, 절인 무, 얇게 저민 삶은 달걀 등이 고명으로 얹어져 시각적으로 미각을 살려준다. 살얼음에 몸을 담근 뽀얀 면발이 수줍게 고명을 이고 얌전하게 젓가락을 기다린다. 급한 마음에 먼저 육수를 들이키면 한약냄새가 은근히 나면서 서늘한 기운이 ‘꿀꺽’ 목젖을 넘어 간다. 식성에 맞게 식초를 넣거나 겨자를 넣으면 된다.

별 다섯 개, 비빔면

육수 대신 새콤달콤한 양념으로 맛을 낸 초고추장에 비벼 먹는 비빔밀면은 매콤하지만 감칠맛이 일품이다. 영양밀면에서도 ‘강추’는 비빔면이다. 적당히 가위질을 하고 젓가락을 들고 비빌려 하다 ‘어, 면발이 왜 이렇게 빨갛지’ 하는 생각에 멈칫 하게 된다. 비빔면이 주방에서 한번 비벼져 나온다. 물밀면이야 휘휘 저어 먹으면 되지만 비빔면은 비빔장에 골고루 비벼야 고유의 맛이 난다. 주인장의 세심한 배려라고 할까? 일단 이곳에서는 비빔면뿐만 아니라 돼지고기 편육도 양념에 비벼져 나와 양념이 배어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여느 식당에서처럼 첫맛이 핫(hot)하지 않고 순한 맛이 난다. 맵고 짜지 않게 음식을 만들고 매운 맛을 원할 때는 주문 시 맵게 해달라고 하면 매운 다대기를 더 넣어준다. 다대기는 마늘과 고춧가루, 생강, 양파를 갈아서 만들어 하루 숙성시킨다.

특허출원, 웰빙 삼색밀면

다양한 야채에서 즙을 뽑아 만든 삼색밀면은 이곳의 대표선수다. 삼색면을 뽑는 기술을 특허출원해 빛깔부터 포르스름한 것이 독특하면서도 영양만점 밀면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 대표의 남편인 김두철씨가 밀가루로 영양을 다 채울 수 없는 허전한 부분을 어떻게 하면 몸에 좋은 밀면을 만들 수 있을까 연구하다 우리나라 최초 웰빙 삼색밀면을 개발 출시했다. 장기능에 좋은 황색 야채, 간기능에 좋은 초록색, 피로회복에 좋은 노랑색, 숙취해소에 좋은 육수 등 몸에 좋다는 것만 골라 만들었다.

삼색밀면에 대해 자꾸 물어 보는 기자에게 정 대표는 일급비밀이라 더 이상은 말해 줄 수 없다고 해 삼색밀면에 대한 이야기는 이정도만 하고 접기로 한다. 맛이 궁금한 분들은 직접 찾아가기를 권한다. 야채 값이 인상될 때는 삼색밀면을 하지 않는다고 하니 전화 예약이 필수다.

여성주방장 - 김둘임 대표

김둘임(41)대표는 진주에서 시집을 왔다. 결혼할 당시 남편이 이모부식당에서 밀면을 배구오 있어 김 대표도 어깨너머로 같이 배웠다. 그렇게 하다 지난 1993년 독립해 영양밀면을 개업을 했다. 한때 경기가 어려워서 3년 전부터 남편은 직장을 구해 김 대표가 주방을 맡았다. 직장생활만도 힘이 들텐데 남편은 퇴근을 하면 식당으로와 예전 주방장 솜씨를 발휘하며 아내를 도와준다.

오래전부터 밀면은 계절음식으로 인식돼 여름 한철 장사로 알려 져 있었다. 영양밀면도 20년간 3월에 문을 열고 9월 말에 문을 닫았다. 6개월 장사라 1남 2녀의 자녀를 키우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김 대표는 “경주의 맛으로 밀면을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면서 “올해부터는 겨울에도 밀면을 하기 위해 새롭게 칼국수를 메뉴로 선택해 했다”고 말했다.

 

<영양밀면차림표>

영양 밀면(삼색밀면) 4500원, 비빔밀면(삼색비빔) 5000원

손칼국수 5000원, 만두·고기만두 8개 3000원

곱배기 500원 추가, 사리 1000원(일요일은 휴무)

 

<찾아 오는 길>

주소: 경주시 성건동 626-1번지

전화: 654-774-5139

http://yym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