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감사원장님, 감사원입니까 정치원입니까
최재형 감사원장님, 감사원입니까 정치원입니까
  • 경주포커스
  • 승인 2021.01.1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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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기고] 법원 판결 무시한 에너지전환 정책 감사, 즉각 중단해야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서울 노원병)이 감사원의 '에너지전환 정책 수립과정 감사'에 대한 글을  보내 오마이뉴스에서 15일 게재한 글입니다.  오마이뉴스의 기사제휴사인 경주포커스는 이 글을 독자여러분들과 공유하기 위해 보도합니다. [편집자말].

 

감사원. 사진 오마이뉴스
감사원. 사진 오마이뉴스

감사원이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에 이어,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 수립과정에 대한 감사를 또 시작했다.

감사 취지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문재인 정부가 수립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과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이 박근혜 정부 당시 수립된 원자력진흥종합계획과 다르다는 것이고, 두 번째 법정 하위계획인 전기본을 먼저 수립하고, 상위계획인 에기본을 나중 변경한 것은 위법하다는 것이다.

역사를 거슬러 가보자.

원전의 점진적 축소를 공약한 문재인 정부는 원전 관련 국민 공론화 과정을 거쳐 2017년 10월 국무회의에서 '에너지 전환 로드맵'을 의결했다.

그후 2년 주기로 수립하는 '8차 전기본'은 2017년 12월 개정했고, 5년 주기인 3차 에기본은 2019년 6월 개정했다. 원자력진흥종합계획도 5년 주기인데 최근 버전이 2017년 1월 박근혜 정부 때 확정돼 2022년 개정을 앞두고 있다.

행정부의 최고 의결기구는 국무회의다. 이 국무회의의 결정과 해당 시기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정 계획을 순차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전혀 위법하지 않다.

만약 이 결정이 위법하다면,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의 원전확대 정책을 그대로 따라야 하는 모순이 발생한다.

사법부 판결까지 무시하는 감사원의 안하무인

대법원 판례도 있다. 2015년 대법원은 '수자원장기종합계획'과 관련해 "상위계획은 하위계획에 대해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계획이 서로 다르다고 해도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산업부도 이미 위 내용을 감사원에 전달했다고 한다.

감사원이 법원 판결에 반하는 감사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월성 1호기 수명연장이 불법이었다는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감사원은 월성 1호기 감사를 강행한 바 있다. 감사원이 사법부의 판결을 무시하는 초유의 사태가 두 번이나 연속으로 벌어진 것이다.

'감사원이냐 정치원이냐'는 조롱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감사원이 이 판결을 모를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를 강행한 것은 혹시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닐까?

최재형 감사원장은 얼마전 원자력이 "하나님의 확신"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감사원장의 종교관에 대해 언급할 이유가 없다. 다만 정부의 행정행위를 자신의 잘못된 신념과 종교를 결합해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이 지금의 부적절한 감사를 하게 된 배경이라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최근 월성원전 사용후 핵연료 저장소에서 기준치의 17배가 넘는 삼중수소가 검출되고, 2012년부터 차수막이 파열되어 방사성 물질이 다량으로 방출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원전을 운전하는 한수원이나 이를 감시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기능에 허점이 생긴 것이다.

그럼에도 감사원은 국민의 안전 문제는 철저히 외면하고, 에너지전환정책에는 계획적으로 흠집내기를 위한 '선택적 감사'를 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아는 그리스 신화 중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일화가 있다. 프로크루스테스가 지나가는 나그네를 잡아다가 자신의 침대에 눕힌 후 키가 크면 남는 다리는 잘라버리고, 키가 작으면 침대 길이에 맞춰 몸을 늘려 살해했다는 무서운 이야기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에너지전환은 악(惡), 원자력은 선(善)'이라는 왜곡된 기준을 만들고 거기에 맞춰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2020년 유럽에 이어 중국, 일본, 미국이 모두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세계는 이제 석탄과 석유 중심에서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중심 사회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원전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다만 사고가 날 경우, 매우 치명적이고 사용후 핵연료를 수만 년 동안 저장하는 과정의 위험성 때문에 탄소중립의 대안에너지가 되지 못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감사원은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한 감사를 즉각 중단하고,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월성원전의 방사능 누출 사고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것이 국민이 원하는 감사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김성환씨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입니다. 오마이뉴스에 보도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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