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보호각 설치 주변정비 마무리 단계...입불논의 본격화 될까?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보호각 설치 주변정비 마무리 단계...입불논의 본격화 될까?
  • 김종득 기자
  • 승인 2021.06.15 1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암곡 마애불상. 사진은 2017년 1월 촬영한 모습.
열암곡 마애불상. 사진은 2017년 1월 촬영한 모습.

2007년 발견직후부터 비닐하우스 모양의 천막 재질의 임시 보호각으로 불완전하게 보존돼 왔던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의 보호각이 최근 완공됐다.
경주시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말까지 진행중인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주변정비가 최근 마무리공사 단계에 접어들면서 보호각이 모습을 갖춘 것.
이에따라 2016년 이후 논의가 사실상 중단된 열암곡 마애불상을 바로세우는 논의가 본격화 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경주시는 주변정비 공사가 마무리 되는 올 하반기 문화재청과 본격적인 입불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7년5월22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열암곡 석불좌상(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13호) 보수 정비를 위해 유실된 부재, 사역배치, 발굴조사를 하던 중 엎어진 채로 발견한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은 남산에 남아 있는 100여구의 불상 중 가장 완벽한 상태로, 오뚝한 콧날과 아래쪽 바위 사이의 간격이 불과 5cm에 불과해 큰 화제를 모았다.<기사하단 박스기사 참조>

경주시가 2017년 7월 불상 주변 정비와 안정화를 위해 공기관대행사업으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주변정비 방안 및 실시설계 용역’을 실시한 결과 이  불상의 축조 시기는 인근에서 발견된 토기의 연대측정을 토대로 통일신라시대인 8세기 후반경에 만들어졌으며,앞으로 넘어진 시기는 조선 명종 12년 1557년에 지진으로 넘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발견직후인  2013년 7월 3일 문화재 사적분과 위원회의 현지조사 결과, 엎드려 있는 현재 상태로 보존하기로 결정했고, , 이후 2015년과 2016년에 걸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해 입불방안을 모색하는 등 마애불의 얼굴을 드러내기 위한 논의가 진행됐다.
그러나 머리에서 발끝까지 4m60cm, 발 아래 연화 대좌가 1m로 전체 높이가 5m60cm에 이를 만큼 거대한 마애불은 무게가 70~80톤에 달해 기술적 어려움과 함께 모의 실험을 위해서도 24억원이 드는 등 막대한 예산으로 입불은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당시 이 불상을 세우는 방안에 대해서는 대해서는 문화재청, 불교계, 전문가 등 입장 차가 커 각계 의견을 수렴해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 것.
 

임시보호각으로 보호해 왔던 열암곡 마애불. 사진은 2017년 1월 모습이다.
임시보호각으로 보호해 왔던 열암곡 마애불. 사진은 2017년 1월 모습이다.

마애불상은 발견직후 부터 천막재질의 비닐하우스 모양의 임시보호각으로 비 바람을 가리는 불안한 상태로 보존돼 왔다. 
입불논의가 중단되면서 경주시는 일단 불두 안정화와 석축 보강, 보호각 교체사업 등을 거쳐 안전한 관람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추후 입불논의를 진척하기 위해 일단 마애불의 보호와 경역정비 작업을 시행한 것.

이같은 계획에 경주시는 지난해부터 13억여원을 들여 보호각을 설치하고 낙석방지시설, 보강토 옹별설치작업을 벌였다. 작업자재 수송을 위해 국립공원 남산에 길이 760미터 가량의 모노레일도 설치했다. 이 공사가 최근 막바지에 이르면서 보호각도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보호각은 높이 7.1m 기둥은 철재 구조용 각관으로 세웠고, 폭 8m, 길이 9m 크기의 지붕과 벽면은 투명재질의 폴리카보네이트를 설치해 비와 바람을 가리면서 관람객들이 외부에서 불상을 볼수 있도록 했다.

경주시는 8월말 마애불 주변정비공사가 최종 마무리 되면 문화재청과 입불 논의를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청과는 원칙적으로 불상을 바로세우는데는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이번 주변정비를 모의실험을 할수 있는 물리적 여건은 어느정도 확보한 만큼 본격적인 논의를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경주시 문화재과 관계자도 15일 경주포커스와 통화에서 "주변정비공사를 통해 당시와는 여건이 많이 달라진 만큼 입불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수 있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주낙영 경주시장도 지난 2018년 12월 현장방문 직후 입불의지를 강력하게 천명한바 있다.
2018년 12월 9일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현장을 방문한 주낙영 경주시장은 “기울어진 결함으로 유명한 피사의 사탑이 이탈리아 당국의 끈질긴 복구 노력으로 최근 조금씩 바로서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입불의지를 밝힌바 있다. 

보호각을 새로 설치한 모습.사진 법보신문
보호각을 새로 설치한 모습.사진 법보신문

한편 조계종 직할교구신도회(회장 최상원)가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부처님 세우기 운동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할교구신도회는 조계종 36대 집행부의 핵심 추진사업 중 하나인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부처님을 일으켜 세우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 3회에 걸쳐 성지순례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15일 법보신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성지순례는 6월과 9월, 10월에 걸쳐 진행되며, 직할교구 신도회 임원단은 본격적인 순례에 앞서 5월25~26일 답사를 진행했다.
조계종이 추진 중인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 모시기 예경사업은 2007년, 쓰러진 채 발견된 마애불을 바로 세우는 사업이다.

1300년 땅속에서도 원형보존...신라불상의 흐름을 잇는 불상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불상발견직후 약 4개월의 조사를 거쳐 마애불의 전체모습을 확인했다.
다음은 2017년9월10일 문화재청의 보도자료 전문.

경주 남산 열암곡(列岩谷)에서 2007년 5월 말 발굴조사 중 발견한 통일신라 대형 마애불상의 상호(相好 : 부처님의 얼굴)와 전체 모습을 마침내 확인하였다.열암곡 마애불상은 화강암(약 250×190×620㎝, 무게 약 70톤)의 한 면을 이용하여 고부조(高浮彫)한 것이다.

발견 당시, 불상이 조각된 암석은 원래 위치에서 경사면을 따라 앞쪽으로 넘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불상의 자세한 모습은 알 수 없었다.
이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추가 조사 작업을 통해 불상의 대좌와 양 다리, 가슴, 및 어깨를 확인하였다.
이번에 마침내 상호까지 밝혀냄으로써 불상의 전체 모습을 세상에 알리게 되었다. 이 불상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460cm, 발아래 연화대좌가 100cm로, 전체 높이가 560cm에 이르는 대형 마애불이다.

육계(부처의 정수리에 불룩 솟아오른 부분)가 높고 민머리[素髮]이며, 타원형의 얼굴에는 오뚝하게 솟은 코와 아래로 내리뜬 길고 날카로운 눈매, 그리고 도톰하고 부드럽게 처리된 입술 등이 잘 표현되어 있다.
특히, 귀는 발제선(髮際線 : 머리털이 난 끝선)에서 어깨에 이를 정도로 매우 크며, 평면적으로 처리되어 있는 등, 유사 예를 찾기 어려운 특이한 모양을 하고 있어 주목된다. 목에는 삼도(三道)가 입체적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어깨는 넓고, 가슴은 펴고 있어 당당한 모습을 보여준다. 불상의 수인(手印)은 왼 손등을 바깥으로 하여 손가락을 가지런히 펴서 가슴 위에 얹었으며, 오른손 역시 손등이 밖을 향한 채 엄지손가락을 안으로 감싼 채 네 손가락을 가지런히 하복부에 대고 있는 특이한 형식이다. 법의(法衣)는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발목까지 길게 내려오는 우견편단(右肩偏袒) 형식으로, 아래로 내려올수록 간격이 넓어지는 옷 주름이 9개 표현되어 있다.

두발은 발끝이 밖으로 향하게 벌리고 있으며, 연화대좌는 5장의 꽃잎을 낮게 조각하였다. 이 마애불은 약 4등신(等身)으로 몸에 비하여 머리부분이 크게 표현되어 있어 예불하는 사람이 마애불을 우러러 볼 때의 비례감을 고려하여 시각적인 효과를 잘 나타내려고 한 점이 돋보인다.

불교조각사에서 볼 때, 이 마애불의 볼륨 있는 상호와 날카로운 눈매에서 느껴지는 엄숙함은 통일신라 불상의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불상의 수인은 통상적인 형식과는 비교되는 특이한 것으로, 지금까지 남산 왕정골(석조여래입상)을 비롯하여 몇 예만이 확인된 바 있다. 이상의 특징으로 보아 열암곡 마애불은 8세기 후반 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삼화령 삼존불, 배리 삼체불, 석굴암 본존불로 이어지는 신라 불상의 큰 흐름을 이어가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땅속에 거의 묻혀있는 형태로 약 1,300년의 세월을 지나면서도 손상되지 않고 거의 원형에 가까운 모습을 지닌 마애불이라는 점 또한 이 불상의 발견이 지니는 중요한 의의라고 할 수 있다.

경주포커스 후원은 바르고 빠른 뉴스제작에 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