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글이의 그림일기 - 구멍 뚫린 지붕 사이로 바라본 하늘
뽀글이의 그림일기 - 구멍 뚫린 지붕 사이로 바라본 하늘
  • 박선유
  • 승인 2022.01.25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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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월요병은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생겨났다. 그땐 숙제가 참 많았다. 그리고 숙제를 다하지 못하면 받는 체벌은 어마무시했다. 그 무게는 숙제를 하는 내내 어깨에 올라타 무겁게 누르고 있었다. 대신 그 시절엔 자유로움이 있었다. 엄마가 해주는 밥과 빨래, 아빠가 따뜻히 데펴주던 방바닥. 책임져지는 대상이 누릴 수 있는 엄청난 혜택. 그땐 어른이 되면 마음대로 하고 살수 있을거라 상상하며 그 좋은걸 모르고 살았다. 초등학생이던 여름 큰태풍이 불었다. 쎈 바람은 기와 끝, 대청마루를 덮고 있던 슬레이트 지붕 한장을 날려버렸고 그 자린 구멍이 뜷려있었다. 그 아래 드러누워 올려다보니 새파란 하늘이 보였다. 마루에 누워 보는 하늘은 참 멋지고 신기했다. 그러다 잠이 들었다. 며칠후 지붕은 제자리를 찾았고 다 이상 멋진 풍경은 감상할 수 없었지만 그때 본 그 하늘은 아직도 종종 생각이 난다. 박선유. 202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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