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열암곡 마애불상 바로세우기 범국민운동 시동
대한불교조계종, 열암곡 마애불상 바로세우기 범국민운동 시동
  • 김종득 기자
  • 승인 2022.10.3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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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이 31일 열암곡마애불상 바로세우기 고불식을 거행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이 31일 열암곡마애불상 바로세우기 고불식을 거행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이 31일 2007년 엎드린 상태로 발견된 경주남산 열암곡 마애불상을 바로세우기 위한 범국민운동 추진을 알렸다.
이날 오후2시부터 열암곡 마애불상 앞에서 ‘경주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모시기 범국민운동’ 고불식을 봉행한 한 것.
고불식에는 진우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비롯해 총무원 부·실·국장스님, 경북 5개 교구본사 주지스님등 종단 핵심인사들이 총출동했다.
경주시에서는 주낙영 시장이 참석했다.

이날 고불식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포교원장 범해스님, 37대 집행부 주요부실장스님들이 마애불상앞에 108배를 올리며 바로모시기 의지를 다졌다. 불국사와 낙산사는 ‘바로모시기’ 기금으로 각각 1억원을 대한불교조계종에 전달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진우 총무원장이 이끄는 대한불교조계종 제37대 집행부는 '경주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 모시기 범국민 운동'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바 있다.
진우 총무원장은 이날 "불제자로서의 자존심이 상하는 문제이며, 문화유산을 바로 세우지 못하고 있는 국격의 문제”라며 바로세우기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열암곡 마애불상.
열암곡 마애불상.

통일신라시대인 8세기 후반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열암곡 마애불상은 2007년5월22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열암곡 석불좌상(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13호) 보수 정비를 위해 유실된 부재, 사역배치, 발굴조사를 하던 중 엎어진 채로 발견됐다. 남산에 남아 있는 100여구의 불상 중 가장 완벽한 상태로, 쓰러져 아래로 향한 오뚝한 콧날과 경사면 바위 사이의 간격이 불과 5cm에 차이로 닿지 않아 훼손을 피하게 되면서 ‘5㎝의 기적’으로 불리며 큰 화제를 모았다.

경주시가 2017년 7월 불상 주변 정비와 안정화를 위해 공기관대행사업으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주변정비 방안 및 실시설계 용역’을 실시한 결과 이 불상의 축조 시기는 인근에서 발견된 토기의 연대측정을 토대로 통일신라시대인 8세기 후반경에 만들어졌으며,앞으로 넘어진 시기는 조선 명종 12년 1557년에 지진으로 넘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향후 입불을 위한 법적·기술적 검토를 진행하는 한편, 불교신도들의 마음을 모으는 구체적인 순례 방안을 마련하고 조직화할 계획이며 범국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국민 참여를 위한 방법을 마련할 방침이다.

불교계가 바로세우기 국민운동 추진방침을 밝혔지만, 입불이 성사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논란이 예상된다. 
발견직후인 2013년 7월 3일 문화재청 사적분과 위원회의 현지조사 결과, 엎드려 있는 현재 상태로 보존하기로 결정했고, 이후 2015년과 2016년에 걸쳐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해 입불방안을 모색하는 등 마애불의 얼굴을 드러내기 위한 논의가 진행됐지만 그후로는 사실상 진척없이 중단된 상태다.
마애불상을 바로세우는데 대해서는 여전히 찬반 논란이 있는 것이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4m60cm, 발 아래 연화 대좌가 1m로 전체 높이가 5m60cm에 이를 만큼 거대한 마애불은 무게가 70~80톤에 달해 기술적 어려움과 함께 모의 실험을 하는데에만 24억원이 드는 등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고, 상당한 장비와 인력, 예산이 들어가야 한다. 무엇보다 어느쪽을 바라보고 세울것이며, 본래 위치에 대한 결론도 나지 않은 상황이다.

주낙영시장이 31일 입불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주낙영시장이 31일 입불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경주시는 입불논의가 중단되면서 마애불 안정화와 석축 보강, 보호각 교체사업 등을 거쳐 안전한 관람환경을 조성하기로 하고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16억원을 들여 투명재질의 보호각을 설치하고, 낙석방지시설, 보강토 옹별설치작업을 완료했다.

발견직후 부터 천막재질의 비닐하우스 모양의 임시보호각으로 비 바람을 가리는 불안한 상태로 보존하던 것을 높이 7.1m 기둥을 철재 구조용 각관으로 세우고, 폭 8m, 길이 9m 크기의 지붕과 벽면은 투명재질의 폴리카보네이트를 설치해 비와 바람을 가리면서 관람객들이 외부에서 불상을 볼수 있도록 했다. 추후 입불논의를 진척하기 위해 일단 마애불의 보호와 경역정비 작업을 시행한 것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취임직후인 2018년부터 입불에는 찬성입장을 밝혀 왔다.  
주 시장은 이날 고불식에서 “현재 용역을 통해 마애불상을 어디에 세울지를 연구 중"이라면서  "문화재청, 불교계, 학계, 관계전문가들과 협의해 마애불상을 바로세우기 위한 최적의 방안을 마련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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