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박물관 금령총 특별전 ' 금령, 어린 영혼의 길동무' 22일 개막
국립경주박물관 금령총 특별전 ' 금령, 어린 영혼의 길동무' 22일 개막
  • 김종득 기자
  • 승인 2022.11.2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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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관과 금드리개, 금허리띠 전시 모습
금관과 금드리개, 금허리띠 전시 모습

금관(보물 제338호)이 출토된 능묘중 가장 작은 무덤, 허리춤에서 출토된 특이한 금제방울이 고분의 이름이 된 금령총 특별전이 22일부터 내년 3월5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 박물관 특별전도 22일부터 내년 4월16일까지 어린이박물관에서 개최된다.

금령총은 일제강점기 1924년 5월10일부터 22일만에 발굴을 완료했다. 당시 발굴에서는 당시 금관(보물 제338호), 금제허리띠, 감옥팔찌(嵌玉釧) 등의 장신구를 비롯하여 말탄사람모양주자(기마인물형토기 국보 제91호), 채화칠기, 유리용기 등 많은 유물들이 출토됐다. 당시 불굴에서는 드물게 충실한 발굴보고서가 발간돼 신라 적석목곽묘(돌무지덧널무덤)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금령총 출토 금방울
금령총 출토 금방울

국립경주박물관은 이처럼 중요한 유적을 새롭게 조망하기 위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에 걸쳐 발굴을 진행했다.
재발굴 결과, 금령총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큰 지름 30여 m의 무덤임이 밝혀졌다.
또한 호석 밖에서 출토된 제기(祭器.제사에 쓰는 그릇)와 공헌물, 이를 담은 큰 항아리 등을 분석하여 당시 제사의 모습도 복원할 수 있었다. 이러한 조사 성과를 총정리해 특별전에서 소개하고 그동안 감추어져 있던 유적의 가치를 새롭게 밝혔다.

이번 전시는 ▲ 프롤로그 ‘금령총, 어떻게 알고 계십니까?’ ▲ 1부 ‘1924년: 금령총, 세상에 드러나다’ ▲ 2부 ‘내세로의 여정을 같이하다’ ▲ 3부 ‘2018년: 금령총, 다시 들여다보다’ ▲ 에필로그 ‘재발굴이 가져온 1,500년 만의 만남’ 등 다섯 개의 주제로 구성했다.

▲ 프롤로그에서는 금령총을 둘러싼 기존의 인식을 소개하고, 금령총의 이름을 얻게 해준 작은 금방울을 선보인다. ▲ 1부 ‘1924년: 금령총, 세상에 드러나다’에서는 일제강점기 금령총 발굴품을 전시한다. 짧은 기간의 조사에도 불구하고 열차 칸 1량을 가득 채울 만큼 많았던 당시 발굴품 중에서 엄선했다고 한다.

▲ 2부 ‘내세로의 여정을 같이하다’에서는 무덤 주인이 누워 있던 관과 껴묻거리용 상자에서 확인된 유물을 소개한다.
금관(보물)과 금허리띠, 금가슴걸이, 금귀걸이, 금팔찌, 금반지 등 무덤 주인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을 복식품, 말 탄 사람 모양 주자(국보), 배 모양 그릇 등 무덤 주인을 위해 만든 각종 상형토기와 장식토기, 무덤 주인의 저승길에 동행자가 되었을 순장자들의 장신구 등으로 전시 공간을 꾸몄다.
목곽木槨 내부처럼 연출한 전시 공간에서는 유물의 출토 맥락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재발굴 수습품인 흙 방울 소리로 만든 ‘토령가(土鈴歌)’(김신 작곡)와 함께 저승으로 향하는 무덤 주인의 여정을 영상에 담았다.

▲ 3부 ‘2018년: 금령총, 다시 들여다보다’에는 재발굴 성과와 이를 계기로 진행된 자연과학적 분석 및 복원 처리 결과를 담았다. 호석 외곽에서 확인된 수십 점의 제사용 큰 항아리와 그 안에 담겨 있었던 각종 공헌물, 소형 그릇 등을 소개한다.
특히 발굴 수습품으로는 가장 큰 말 도용도 주목된다. 복원 처리를 통해 새롭게 선보인 말다래와 금동신발, 국내에서 발견된 가장 이른 사례로 추정되는 진주(珍珠), 금령총 일대의 고지형 분석 및 지하물리탐사 결과도 같이 공개하여 다각도로 금령총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 에필로그에서는 1924년에 발굴된 굽다리 긴 목 항아리 몸통과 2019년과 2020년에 발굴된 굽다리 편이 결합된 사례를 통해 금령총 재발굴이 갖는 의의와 성과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말탄사람 모양 주자 전시모습.
말탄사람 모양 주자 전시모습.

금령총 조사연구를 집약한 이번 특별전과 함께 국립경주박물관은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박물관 특별전 ‘딸랑딸랑 금령총 이야기’도 동시에 개막한다.
11월 22일부터 내년 4월 16일까지 열리는 이 특별전에서는 금령총에서 출토된 대표 유물 5개를 미취학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체험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국립경주박물관 함순섭 관장은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문화와 역사에 대한 학술연구의 중심기관으로서 황남대총, 천마총, 금령총과 같은 능묘 특별전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그 연구 성과를 대중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번 전시로, 신라 능묘와 신라 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의 폭을 크게 넓히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금령총의 역사적 의미를 넘어 무덤 안팎에서 출토된 다양한 껴묻거리와 제사의 흔적 속에 담긴 의미, 갑자기 가족의 품을 떠나버린 어린 영혼에 대한 부모의 슬픔과 염려를 헤아려 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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