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청기념관 개관...제자 문화유산국민신탁 경주시 노력 결실
고청기념관 개관...제자 문화유산국민신탁 경주시 노력 결실
  • 김종득 기자
  • 승인 2022.12.1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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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고청기념관앞에서 개관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은 문화유산국민신탁 김종규 이사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19일 고청기념관앞에서 개관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은 문화유산국민신탁 김종규 이사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고청선생의 삶이 깃든 고청생활관.
고청선생의 삶이 깃든 고청생활관.

고청 윤경렬(古靑 尹京烈, 1916~1999)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한 고청기념관이 19일 개관했다.
제자들이 주축이된 기념사업회,민간차원의 문화유산 영구보전 및 관리활동을 하고 있는 문화유산국민신탁, 경주시등의 노력이 한데 어우러진 결실이어서 더욱 뜻깊다는 평가다.
경주지역에서 개인의 재산을 문화유산국민신탁이 매입해 관리는 기념사업회에 맡긴 첫번째 사례다. 

기념관은 경주시 인왕동 양지마을에 고청이 생전에 기거하던 고택을 ‘고청생활관’으로, 그 옆에 새로 터를 닦아 건립한 ‘고청기념관’ 2동이다. 생활관 81.9㎡, 기념관 102㎡ 규모다.
문화유산국민신탁(이사장 김종규)이 운영 주체이며, 고청기념사업회(회장 김윤근)가 관리주체를 맡고 있다.

고청기념관은 고청의 삶이 깃든 생활관은 유품 전시와 학술, 토론 등의 사랑방 좌담회, 소규모 공연‧전시회 등 문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기념관은 교육자이자 문화 예술가적 활동의 자취를 담은 공간으로 활동상을 담은 사진과 고청 저술 서적, 토용 등 미술공예품 전시 및 판매, 체험 공방 등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또 문화유산국민신탁 기관의 업무와 역할을 홍보하며,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의 중요성과 가치와 아울러 경주남산의 보호와 문화재에 대한 가치 인식 교육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고청 윤경렬선생.
고청 윤경렬선생.

고청 윤경렬 선생은 함경북도 주을에서 출생해 일본 나가노코 인형연구소에서 수업했다.
1943년 개성에서 고려인형사를 열어 고유섭, 오지호 선생 등과 교유했고, 이때 만난 스승 고유섭 개성박물관장의 권유로 경주에 내려와 1949년 한국풍속인형연구소 고청사(古靑舍)를 설립한다. 같은 해 경주예술학교 강사로 전문 예술인 양성에 앞장섰고 1954년 진홍섭 경주박물관장과 함께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를 개설, 1956년 신라문화동인회를 창립했다.

또한 1959년 이후 근화여자중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재직하며 신라문화원, 남산연구소 등 단체활동과 신라문화의 역사 탐구, 경주남산의 학술연구와 보존에 적극 기여해 저술 및 경주의 문화예술 발전 및 기반 확장에 혁혁한 공적을 남겼다. 1999년 현 고청생활관인 자택 고청정사에서 향년 83세로 영면했다.

저서로 『불교동화집』(1965), 『경주남산순례』(1979), 『신라이야기』(전2권, 1981), 『경주남산』(전2권, 1989), 『경주박물관학교 교본』(전2권, 1990), 『경주남산의 탑골』(1991), 『경주박물관학교 교본』(전2권, 1990), 『겨레의 땅 부처님의 땅』(1993) 등과, 자서전 『마지막 신라인』(1997)을 남겼다. 수상으로는 향토문화상(문화공보부, 1971), 경북도지사상(1980), 동아일보 햇님어린이 보호상(1980), 외솔상(1982), 한국문화예술상(1982), 경주시문화상(1989), 금복문화예술상(1993) 등을 수상했고, 2003년 대한민국 문화보국훈장 은장을 추서 받았다.

고청생활관에서 진행중인 금속명장 김인태 선생의 작품앞에서 김윤근 기념사업회장이 주낙영 시장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고청생활관에서 진행중인 금속명장 김인태 선생의 전시회에서김윤근 기념사업회장이 주낙영 시장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고청기념관 건립은 선생을 기리는 후학들의 열정에 문화유산국민신탁, 경주시와 경북도의 지원등으로 결실을 맺었다.
기념관 설립 추진은 처음 민간 주도로 자발적으로 출발했다.
2002년 8월, 한국자산관리공사 권리 소유인 고청기념관 건립 예정부지 일부 경매에서 고청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가 입찰하고 등기이전을 완료했다. 그해 11월, 고청의 제자들이 주축이 된 고청기념사업회 창립총회에서 기념관 및 추모비 건립 등 주요 사업을 확정 지었다.

2009년 11월 고청 10주기 추모에서 제1회 고청상 시상과 추모음악회, 학술발표 등을 개최했다.
2010년 문화유산국민신탁은 고청 고택을 매입해 국가유산으로 관리하게 된다.
2017년 고청사업회에서 고청기념관 기본설계 계획안(1·2층, 약 80평)을 마련해 문화유산국민신탁에 제출해 문화재청의 신축 승인을 얻었다. 그러나 2020년 기념관은 다시 축소 변경으로 재설계(단층, 31평으로 축소) 완료돼 2021년 7월, 경주시의 건축허가를 받고 8월 개토식과 착공식을 거쳐 올해 6월 준공하게 됐다. 9월부터는 경주시 특별지원금으로 기념관과 생활관 내부 공사를 마무리 짓고,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로 세부 정리까지 마무리하며 마침내 기념관 개관에 이르렀다.

고청 고택매입비등을 제외하고 기념관 신축비만 약 4억원 이상 투입됐다. 
기념관 건립에는 도비와 시비 각각 4100만원, 문화유산국민신탁 기념사업회등이 3억1700만원 등 총 3억9900만원을 들였다. 여기에 주차장 정비, 내부마감 비용으로 경주시가 추가로 4000만원을 지원했다. 

고청기념관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개관하며, 월요일은 휴관한다.
또 자원봉사 체제로 고청문화해설사를 조직해서 교육 이수 후 관람자 안내와 관리를 맡는다.

김윤근 고청기념사업회장은 “그동안 고마운 분들의 지극한 정성들이 모여 늦게나마 이토록 아름다운 일들을 이룩하게 되어 기쁘다”라며 “학자적 고고함과 스승의 자상함으로 문화와 예술을 찾아 가꾸고 가르쳐 주신 고청 선생 기념관을 활짝 펼쳐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가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고청기념관 초대 관장에는 경주문화원 부원장이자 경주학연구원장인 박임관 씨가 추대됐다. 박 관장은 “선생의 혼과 얼이 깃든 고청기념관의 관장을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며, “기념관의 의미를 숙지해서 정신적 유산을 계승 발전해나가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립경주박물관 주변에 있는 고청 추모비를 고청기념관으로 옮겨 올 계획이다. 기념비이전 및 고택주변 정비를 위해 경주시는 7000만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19일 오후 3시 개관기념행사는 개관을 알리는 울림소리마당과 현판식을 시작으로 고청 추모 의례 및 발자취 소개, 감사장 수여와 제4회 고청상 수상자인 신라토기 명장 배용석 선생의 시상식이 이어졌. 고청의 장녀이자 가야금 명인 고 황병기 선생의 제자인 윤소희 동국대 명예교수가 ‘부모님께 올리는 헌악’으로 가야금 연주와 함순섭 국립경주박물관장이 ‘고청기념관의 사명과 할 일’이란 주제로 개관기념 강연을 진행했다.
생활관에서는 고청의 제자 3인전 ‘빛으로 이어지다’ 전시회로 금속 명장인 고 김인태, 토기 명장 배용석, 한국화 고 조필제의 작품 전시회를 시작했다.
 

고청기념관 내부.  활동상을 담은 사진과 저술 서적, 토용 등 미술공예품 전시 및 판매, 체험 공방 등으로 운영된다.
고청기념관 내부. 활동상을 담은 사진과 저술 서적, 토용 등 미술공예품 전시 및 판매, 체험 공방 등으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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