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공주묘에서 비단벌레 꽃잎장식 직물 말다래 최초확인
신라공주묘에서 비단벌레 꽃잎장식 직물 말다래 최초확인
  • 김종득 기자
  • 승인 2023.07.0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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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응천 문화재청장이 발굴단 복장을 하고 쪽샘44호분에서 출토된 주요유물을 설명하고 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발굴단 복장을 하고 쪽샘44호분에서 출토된 주요유물을 설명하고 있다.
발굴에 참여한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직원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발굴에 참여한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직원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지난 6월30일 약 10년동안의 정밀발굴조사를 마친 쪽샘44호분 발굴조사 설명회가 4일 경주서라벌문화회관에서 열렸다.
10년에 걸친 발굴조사가 6월30일 최종 완료된 시점에 맞춰 열린  발굴조사 성과 설명회는, 그동안의 주요 조사, 연구 성과와 가치, 모든 출토 유물들을 총망라해 공개했다.  쪽샘44호분에서는 무덤의 주인공이 착장한 금동관등 36점의 유물을 비롯해 토기, 철기 등 부장유물 612점, 호석외곽 125점 등 총 780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발굴조사가 길었던 만큼 발굴조사 과정에서 보존과학, 의류직물학, 토목공학, 지질학 등 여러 학문성과를 선보이고 이를 통해 새롭게 밝혀낸 유물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오전 11시, 기자 및  사전신청한 시민 등 200여명이 참가한 설명회는 형식에서 발굴책임자나 담당자가 출토유물을 설명하던 종전 익숙한 방식과 크게 달랐다.
10년간의 발굴조사 성과 및 주요 출토유물에 대해서는 먼저 마치 영화 시사회를 하듯 영상으로 소개했다.
영화감독이 나와 작품을 설명하 듯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주요 발굴성과 및 주요출토유물을  설명하고 경주문화재연구소 담당자가 나와 그동안의 출토유물및 성과를 추가로 설명했다. 이어 배우들이 각자의 배역과 영화작품 이야기를 풀어서 설명하듯 발굴에 참여한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직원들이 기자들과 시민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답변했다.

유적발굴관 지어 발굴조사 전과정 공개

쪽샘유적발굴관
쪽샘유적발굴관

쪽샘44호분 발굴은 발굴시작전  2014년 쪽샘유적발굴관(철골, 막구조, 면적 1,927㎡)을 짓고 발굴의 전과정을 공개한 최초의 사례다.
고분 전체를 감싼 돔 형태의 구조물을 지어 조사과정을 일반인에게 공개한 것. 

김연수 국립문화재연구원장은 "쪽샘44호분은 평소 궁금해 하던 신라고분 조사과정을 유적발굴관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언제든지 볼수 있도록 했는데, 이는 소통하는 문화유산현장으로서 우리나라 발굴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말했다. 
주낙영 경주시장도 "앞으로도 유적발굴 조사과정에서도 역사의 소중한 모습을 함께 보면서 역사 학습의 장으로 활용될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며 유적발굴관을 통해 일반에 공개한 것에 큰 의미를 두었다.  주 시장은 "문화재 발굴조사에 따른 경주시민들의 불편은 적지 않다"면서 "문화재청 차원에서도 시민들의 고충과 불편을 이해 해 주면서 많은 지원을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쪽샘유적발굴관 존치여부에 대해 경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경주시와 문화재청이 협의중인데, 장기간 발굴하는 동안 많은 국민들이 방문한 곳인 만큼 없애기 보다는 활용할 계획”이라면서 “유적보존방향이 결정되기전 고분축조를 재현하는 실험을 11월부터 진행할 계획이며 공개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쪽샘 44호분은 2014년5월9일부터 지난 6월30일까지 발굴일수만 총 1350일에 달한다.
발굴성과도 커 조사과정에서 여러차례 공개 설명회도 가졌다.
지난 2019년 적석목곽묘 무덤제사의 형태와 양상, 행렬도 선각문 장경호, 2020년 무덤 구조, 2021년신라왕족 여성의 장신구 조합 일괄등 최상급 유물확인등을 공개했다.

쪽샘 44호분 출토 비단벌레 꽃잎장식 죽제 말다래 재현품
쪽샘 44호분 출토 비단벌레 꽃잎장식 죽제 말다래 재현품

4일 열린 ‘성과 시사회’에서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황인호)는 기존의 성과이외도 정밀발굴조사와 과학적 연구‧분석을 통해 ▲ 비단벌레 꽃잎장식 직물 말다래, ▲ 피장자의 머리 꾸밈새, ▲ 금동제 장신구에 사용되었던 직물 등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 발굴일수 1350일이라는 기나긴 조사과정을 통해 돌무지덧널무덤의 전체 구조와 축조 공정을 복원할 수 있었고, 보존과학, 의류직물학, 토목공학, 지질학 등 여러 학문과 협업한 연구 성과와 이를 토대로 새로운 연구 성과가 밝혀져 더욱 의미가 있다고 연구소측은 밝혔다.

먼저, 2020년 발굴조사 당시 주인공의 머리맡에 마련된 부장 공간에서 수백 점이 확인된 비단벌레 금동장식에 대한 오랜 기간의 분석‧연구 끝에 비단벌레 날개로 장식한 죽제(竹製) 직물 말다래의 일부임을 확인했다.

말다래는 대나무살을 엮어서 만든 바탕 틀(크기 80×50㎝)의 내면(마직물 1장)과 외면(마직물, 견직물 등 3장)에 직물을 덧대고 그 위에 비단벌레 날개로 만든 금동 심엽형(心葉形, 나뭇잎 모양) 장식과 금동 영락(瓔珞, 달개) 장식, 금동 대(帶) 등을 배치했다. 심엽형 장식은 금동판에 비단벌레 딱지날개 2매를 겹쳐 올리고 그 위에 다시 금동주연대(周緣帶)를 올린 후, 실로 고정하여 제작했다. 1점의 영락 장식에 4점의 심엽형 장식이 결합하여 꽃잎모양을 구성했고, 이러한 꽃잎모양 50개가 말다래에 각각 부착 돼 당시 찬란했던 신라 공예기술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2020년 금동관 주변에서는 폭 5㎝의 유기물 다발과 다발을 감싸고 있는 직물흔을 발견했는데, 분석 결과 유기물 다발은 피장자의 머리카락으로 확인됐다. 머리카락을 감싼 직물의 형태를 통해 머리카락 여러 가닥을 한 데 묶은 머리모양 꾸밈새도 추정할 수 있었다.

금동관, 금동신발, 말띠꾸미개 등 금동제품에 사용되었던 직물도 발견됐다. 분석결과 금동관 내부에서는 마직물(麻織物), 견직물(絹織物) 등 다양한 직물이 확인됐다.
특히 홍색(꼭두서니 염색), 자색(자초 염색), 황색(원료 미상) 3가지의 색실을 사용한 삼색경금도 보였다.
또한 금동신발에서는 가죽, 견직물, 산양털로 만든 모직물(毛織物) 등을 확인했다. 연구소측은 해당 직물들이 실물자료로는 최초로 확인된 것이 많아 앞으로 직물 연구사에도 중요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또 적석목곽묘 완전해체 조사 및 토목공학적 분석을 통해 전체 구조와 축조공정을 복원해 이를 3D영상으로 복원하기도 햇으며, 무덤 곳곳에 남아있는 209건의 유기물 분석을 통해 당시 매장의례를 복원할수 있는 중요한 근거도 확보했다.

착장 장신구와 부장유물 분석을 통해 무덤 주인공은 키130㎝내외, 나이 10살 전후의 신라왕실 공주로 추정했다. 연구소측은 발굴조사 성과와 분석 연구를 바탕으로 말대래 장신구, 직물재현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오늘 시사회를 발판으로 문화재청과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신라고분의 가치를 다시한번 확인하고 모두가 향유할수 있는 열린 마음으로, 열린 문화유산으로 거듭나도록 계속 애쓰겠다"고 말했다.

출토된 장신구를 무덤주인공이 장착한 모습.
출토된 장신구를 무덤주인공이 장착한 모습. 사진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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