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논란외면 특정기업 일방 홍보?
경주시, 논란외면 특정기업 일방 홍보?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2.12.18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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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단체 " 해고노동자는 경주시민 아니냐?" 어처구니 없다 분통

▲ 금속노조 경주시지부가 지난달 14일 대구지검경주지청앞에서 발레오전장 회사 대표 강모씨의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모습.
경주시가 노조 파괴 의혹으로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는  특정기업에 대해 사측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듯한 보도자료를 잇따라 내고 있어 지역노동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논란이 되고 있는 기업은 지난 2010년 2월 발생한 직장폐쇄 과정에서 창조컨설팅, 고용노동부등과 공모한 의혹을 받고 있는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주)다.

국회 환노위소속 민주통합당 은수미 의원은 지난10월 8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발레오전장 직장폐쇄 과정에서 고용노동부 명의로 제작, 배포된 회의자료와, 창조컨설팅이 제작한 문서가 동일한 내용으로 작성됐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그뒤  금속노조경주지부등 지역 노동계는 " 노조파괴 전문 집단인 창조컨설팅과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 강모 대표이사가 노조파괴를 공모해 직장폐쇄, 용역투입, 개별적 현장복귀, 금속노조 탈퇴, 어용노조 설립 방식으로 민주노조를 파괴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 강모이사에 대한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에서도 지난달 초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에 대한 압수수수색을 실시하기도 했었다.

매출액 증가여부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
민주통합당 은수미 의원실은 “발레오의 매출액은 노조파괴 프로그램 시행전에는 전년대비 26.3%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그 후에는 15.6%로 전년도에 미치지 못했고, 전에는 매출총이익이 228.7% 증가했으나 이후엔 증가율이 1.8%로 매출증가율이 오히려 줄었고, 영업이익도 액수가 줄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업을 중심내용으로 지난6월25일 , 12월17일 경주시가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이런 논란을 무색케 하고 있다.

▲ 17일 경주시청 보도자료
먼저 경주시가 지난 17일 장학금전달 사진과 함께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살펴보자.

경주시는 이 보도자료에서 발레오측이 16일 경주예술의 전당에서 경영설명회를 개최하고, 장학금 3천만원을 경주시 장학회에 전달한 사실을 전했다.
지역 기업이 경주시가 설립한 장학회에 장학금을 기부했다는 사실을 홍보하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문제는 이어지는 보도자료의 내용이다.
경주시는 사회적 논란은 아랑곳 하지 않고 회사측의 입장을 두둔하는 듯한 표현을 곳곳에서 사용한다.

경주시 보도자료를 더 보자.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주) (이하 발레오전장)는 기업별 노조인 발레오전장노동조합과의 협력적 노사관계를 기반으로 고객으로부터의 노사안정화 구축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여 매년 매출액 증대뿐만 아니라, 금년에는 800억원 수주의 해외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하여 한층 밝은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경주시 보도자료는 이어 노동단체들이 불법적 어용노조라고 주장하는 현 노조에 대한 칭찬도 아까지 않았다. 
‘정00(경주시는 실명까지 써 놓았다) 현 노조대표는 대립적인 노사관계와 파업 장기화에 따른 근로자들의 반발 등으로 2010년 6월 7일 조직형태 변경(민주노총 금속노조를 탈퇴)을 통해 지금의 상급단체가 없는 노동조합을 설립하였다고 하며 생산성 향상과 품질향상을 통한 잉여인력 해소와 성과배분에 최선을 다하였다고 주장한다.’

뿐만 아니다.
경주시 보도자료는 이어 매출신장내용도 홍보했다.

‘발레오전장은 대립적인 노사갈등을 겪고 난 이후 함께하는 노사문화를 바탕으로 2010년부터는 창사 이래 최고의 매출액을 지속적으로 갱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지역의 경제활성화는 물론이고 일자리창출 기여도는 다른 사업장들의 모범이 된다고 할 것이다.’

이 행사에는 최양식 경주시장도 참석했다.
보도자료는 최 시장이 노사대표와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행사장을 방문했다고 전하면서 최 시장이 ‘“함께하는 노사문화 정착으로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키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으로 창사이래 최대 매출액(5천2백억원) 갱신을 눈앞에 두고 있는 발레오전장은 우리지역의 대표적인 모범기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칭잔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했다.

▲ 지난 6월25일 최양식 시장과 김관용 도지사가 회사를 격려 방문한 모습.
발레오전장 직장폐쇄를 겪으면서 이 회사에서 해고된 노조원 29명은 3년째 회사근처에서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 노동계에서는 회사내에서 부당노동 행위도 끊이지 않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 6월25일 경주시가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주시는 지난 6월에도 최양식 시장, 김관용 경북도지사등이 이 회사를 방문해 격려했다고 전하면서 위에서 적은 것과 비슷한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었다.

이에대해 당시 한 노조원은 경주시청 게시판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린 적이 있다.
‘도지사와 경주시장은 해고로 3년째 천막을 치고 농성하는 노조원 29명과 그 가족은 경주시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보다. 사태를 해결하기는 커녕 민주노조를 죽이고 노동탄압을 일삼고 있는 발레오 강모 대표를 비호하는 행동에 큰 분노를 느낀다. 무엇이 진실인지를 알고 행동했으면 좋겠다. 공장안의 노동자들이 어떤 고통을 받고 있는지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시청의 잘못된 행정처리로 인해 3년째 고통받고 있는 해고자들의 아픔을 아는지 모르겠다. 세월이 지나 언젠가는 진실이 반드시 밝혀질 것이다. 진실이 밝혀지면 그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경주시청도 져야 할 것이다.‘

경주시청이 17일 보도자료를 낸데 대해 민주노총경주지부의 한 관계자는 “국정감사에서 회사측이 경주시까지 참여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어서 노조파괴를 공모한 사실이 드러났고, 매출액도 회사측의 주장과는 상반된다는 국회의원의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기관이 앞장서 특정기업을 편드는 행태는 참으로 어처구니 없을 뿐만아니라 심한 분노를 자아내게 한다”면서 “민주노총 차원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이광 경주시 기업지원과 노사협력담당은 “장학금 전달 사실을 알리고, 우리 지역에 있는 기업이 매출을 많이 올리고, 노동자들이 한푼이라도 더 많은 월급을 받는 것은 좋은일 이라는 생각에서 회사측의 자료를 받아 보도자료를 냈다”고 말했다.
이 담당은 이어 “다른 생각이 있을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보도자료에 좋은 점을 업(UP) 시켜 내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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