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경주핵안전연대 성명서
[전문] 경주핵안전연대 성명서
  • 경주포커스
  • 승인 2013.04.1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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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폐기물 드럼 부식 사고, 방폐장 완공 전에 구멍

다음은 경주 핵안전대가 17일 발표한 성명서 전문.

핵폐기물 드럼 부식 사고, 방폐장 완공 전에 구멍!
- 3중의 다중방벽 안전성의 실상과 허상 -

경주 방폐장의 ‘임시저장시설’에 2011년 1월5일 반입되어 보관 중이던 핵폐기물 드럼 중 하나가 부식되어 약 2cm×3cm 크기의 구멍이 생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구멍 난 드럼은 지난 3월22일 발견됐으나 어제(4월16일) 뒤늦게 외부로 알려졌고, 어제 오후 월성원전으로 반송됐다. 구멍 난 드럼은 반입일을 기준으로 하면 2년 3개월 만에 사고가 발생됐고, 생성일인 2004년 8월을 기준으로 하면 8년 6개월 만에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우리는 먼저 아래의 의문을 제기한다.

① 2013.03.22 구체적인 발견 경위?
② 2013.03.22 ~ 2013.04.16까지 은폐 이유?
③ 드럼에 부착된 라벨의 고의적 훼손 이유?
④ 폐건지의 핵폐기물 분류 경위?
⑤ 부식된 드럼의 방사선량?
⑥ 부식된 드럼의 고형화 대상여부?
⑦ 드럼 부식은 인적 실수인가, 구조적 기술적 한계인가?

중저준위핵폐기물은 8가지 검사항목으로 발생지(발전소) 예비검사, (인수저장시설) 반입후 검사, (처분장) 저장전 검사에서 고형화 조건을 충족해야 방폐장에 저장되고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폐기물은 발생지로 반송된다. 이번 사고는 검사를 모두 통과하고 보관 중이던 멀쩡한 핵폐기물이 불과 2년 3개월 만에 부식되어 구멍 난 사건이다. 이는 핵폐기물의 인수과정, 검사, 보관 등 시스템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밖에 볼 수 없으며 이런 사태를 초래한 관련 책임자의 엄중한 문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철재 드럼통은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격리시키는 ‘방벽’ 기능을 전혀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이번 사고로 분명하게 확인됐다. 중저준위방폐장은 최소 300년간 핵물질을 인간생활권에서 격리시키는 안전기준에 따라서 건설 및 운영되는 시설이다. 그런 만큼 단시간에 부식하는 철재 드럼통은 핵폐기물 관리 초기에 운반 적재 등을 수월하게 하는 용기의 기능만 있을 뿐 ‘방벽’ 기능은 없다. 방폐물관리공단은 이를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철재 드럼통이 비록 방벽기능이 없다고 하더라도 반입 2년 3개월 만에 구멍이 나는 것은 부식 속도가 너무 빠르다. 방수처리 등 철재 드럼통의 보완이 시급하다.

임시저장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핵폐기물을 발전소로 되돌려 보내는 것 외에 방폐물관리공단 내부의 처리 매뉴얼이 전혀 없다는 사실도 이번에 입증됐다. 그런 만큼 핵폐기물의 임시저장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방폐물관리공단은 폐건전지가 드럼 부식의 원인이라고 추정하고 있을 뿐 정확한 원인도 못 밝히고 있다. 이번 사고에서 우리가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철재 드럼은 8년 만에 충분히 부식될 수 있고, 폐건전지 외에 다양한 원인으로 2차 3차의 부식 사고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방폐장의 준공전 임시저장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

또한 이번 사고를 계기로 경주 방폐장의 안전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 방폐물관리공단은 그동안 방폐장의 안전성을 3중방벽(①처분용기 ②처분동굴(사일로) ③자연암반)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서 볼 수 있듯이 처분용기는 방벽의 기능을 전혀 못한다. 만일 경주방폐장이 예정대로 2010년 6월경에 준공됐었다면 이번에 구멍 난 드럼은 사일로의 제일 아래에 적재됐을 것이고, 핵폐기물의 양은 지금쯤 약 3만 드럼에 달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가정한다면 부식을 발견하기도 어렵지만 발견하더라도 별다른 조치를 할 수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처분동굴과 자연암반의 방벽 기능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자연암반이 방벽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다량의 지하수 누출로 이미 입증되었다. 남은 것은 콘크리트 처분동굴(사일로) 뿐이다.

2차방벽인 처분동굴(사일로)공사는 그 동안 안전성 논란으로 수많은 사회적 갈등을 초래 하였다. 12번의 설계변경과 당초 2584억의 수주 공사비가 공기가 24개월에서 72개월로 2차에 걸쳐서 연장되면서 4,696억으로 배보다 배꼽이 큰 꼴이 되어 버렸다. 설상가상으로 지하동굴의 핵심공사를 맡고 있는 태아건설의 법정관리로 부실공사와 3차 추가공기 연장이 불가피 할 수도 있다. 이번 핵폐기물 드럼 부식 사고를 계기로 경주 방폐장 1단계 공사의 ‘안전성’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과 안전을 위협하는 여러 변수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2013.4.17
경주핵안전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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