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와 가마를 통해본 한국과 일본
기와 가마를 통해본 한국과 일본
  • 경주포커스
  • 승인 2013.05.2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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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호상, 문화유산 둘러보기
▲ 전남 장흥군 제와장 한형준 기와가마(2002. 3. 25 ~ 28). 일본 오사카 스이타 시립박물관의 후지와라 마나부 선생, 간사이대학 대학원 학생들과 함께 필자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근현대의 기와가마인 막가마[일본에서는 달마요(達磨窯)]를 조사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일본의‘가마[窯]’에 대한 기술은 한국으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일본에서는‘가마’를 우리말로‘가마’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얼마 전 복원된 숭례문 전통기와를 제작한 한형준 선생의 장흥 가마는 일본 가마의 영향을 받은 구조입니다. 문화의 전파와 교류는 항상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이 가마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글. 사진=김호상>

매년 반복되며 점점 그 수위가 높아지는 일본의 몇몇 정치인들의 독도, 종군 위안부,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대한 망언은 역사인식에 대한 문제에 한정하기에는 양국의 관계에 있어서 너무도 위험한 문제들이다. 그와 더불어 미국 하원에서 위안부 강제동원은 반인륜적 범죄행위라는 내용의 위안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데 주된 역할을 한 일본계인 민주당 소속의 마이클 혼다 의원이나 양심 있는 각계각층의 일본시민사회의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양국의 갈등으로 반복될 것이며, 이제는 장기적인 대비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대책과 더불어 글로벌 시대에 서로의 협력자가 되지 않으면 양국 모두 국제사회에서 어려움을 느낄 것이라는 위기의식도 함께 가져야 할 때이다.

세계역사상 이웃나라 사이에 전쟁과 평화를 번갈아 반복하지 않은 나라가 없었듯이 우리도 그러한 역사를 겪었으며, 이러한 역사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양국이 가지는 정서와 역사적 환경 등은 동질감이 많다. 한국 속담에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만진다’라는 표현이 있다.
부분적인 체험이 전체적인 모습을 잘못 인식하게 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필자의 일본에 대한 인식이 이와 별반 다르지 않겠지만, 한국과 일본은 고대문화에서 근현대의 문화까지도 닮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작고하신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이 소설을 영화화한 ‘나라야마 부시코’에서 살아계신 늙은 어머니를 나라야마에 모시고 가는 장면이 한국의 고려장(高麗葬)이야기에 나오는 부모가 자식을 배려하는 마음과 너무나 흡사해 놀랐다. 또한 미국의 여류 문화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1887~1948)의 [국화와 칼(The Chrysanthemum and the Sword)]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한국과 너무도 똑같은 가족의 분위기에 나라와 언어는 다르지만 정서가 같은 동족(同族)이라는 생각까지 해 보았다.

특히 수년 전 한국의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소식은 빠르게 변해버린 가족구조에 대한 향수를 한국의 드라마를 보며 느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혹자가 말하는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표현보다 오히려 이질적인 면보다는 동질적 문화가 훨씬 강한 나라들인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과 일본은 국익을 위해서 영토와 역사의 주권에 대해서는 한발도 양보를 하지 않으면서 과연 미래의 역사에 대한 화해와 이해 그리고 미래의 역사를 헤쳐나아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되짚어 보아야 한다. 아마도 그러한 고민은 한국과 일본이 모두 똑 같이 갖고 있는 생각일 것이다. 동아시아도 언제인가는 유럽과 같은 연합국 체제의 국가로 변화해 갈지도 모른다.

 
1967년 경북 청송 출생
1985년 동국대학교 입학
2003년 대구가톨릭대학교 박사학위 취득
1993.3 ~2005.1 동국대학교 경주박물관 조교, 연구원, 전임연구원
2005.1 ~ 2011.12 (재)신라문화유산연구원 조사연구과장, 조사실장
2012.3 ~ 현)위덕대학교 박물관 전임연구원
2010.3 ~ 현)대구가톨릭대학교 역사교육학과 산학협력교수
2007.9 ~ 현)동국대학교 국사학과 겸임교수
2005.8 ~ 현)(사)신라문화진흥원 부이사장 그러한 미래를 생각한다면 앞으로의 한일관계는 양국 모두 생산적이고 미래적인 역사를 위하여 함께하는 방책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일본이 한국을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이웃사촌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망언으로 이웃나라의 국민전체가 분노감을 갖게 하는 일은 부당하다고 요구하는 양심적인 자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일 것 같다.

韓日 兩國 우리에게는 조상이 물려준 많은 유무형의 문화유산을 통하여 전통문화의 연결고리를 찾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였던 고대시기의 한국과 일본처럼, 현재와 미래에도 세계적인 국가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고 후손들에게 실로 자부와 긍지를 안겨주는 역사를 들 수 있기를 바래본다. 더불어 양국에서 잃어버린 전통문화가 있다면 서로 서로 빌려주고 도와주면서 아름다운 전통문화와 문화유산이 전승되고 복원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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