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간 책임 전가 급급... 구멍난 문화재보호 행정
부서간 책임 전가 급급... 구멍난 문화재보호 행정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3.07.2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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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덕왕릉 갑석 이탈...5개월이상 방치

▲ 방치돼 있는 갑석
사적 제24호 진덕왕릉의 갑석 1개가 봉분에서 이탈해 능 주변에 나뒹굴며 방치되고 있다.
경주시는 발견시점으로부터 5개월이 넘도록 보수공사를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경주시 문화재 보수행정에 상당한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경주시에 따르면 경주시 현곡면 오류리 산 48번지에 위치한 진덕왕릉의 봉분의 갑석1개가 이탈한채 능 주변에 장기간 방치 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이 문화재 순찰원에 최초로 발견된 것은 지난 2월이다.  
문화재 도굴 및 훼손 예방활동 순찰원이 지난 2월20일 갑석이탈 현장을 확인하고, 그 즉시 사적공원관리사무소를 거쳐 경주시 문화재과에 통보했다.

경주시 문화재과는 그러나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수공사를 시행하지 않았다.
왕릉은 그동안 가로 1m80cm크기의 갑석이 떨어져 나간채 봉토가 장기간 노출된 된 것으로 드러나 집중호우에 의한 2차 피해 발생가능성도 다분한 상태다.

문화재과 관계자는 경주시 사적공원관리사무소에 책임을 떠넘기기도 했다.
경주시 문화재과 관계자는 “문화재현상변경허가가 필요하지 않는 경미한 사안은 사적공원관리사무소에서 자체적으로 보수공사를 해야 한다”며  보수공사를 수행하지 않은 일차적 책임을 사적공원관리사무소에 돌렸다.
문화재과의 또다른 관계자는 예산부족으로 보수공사를 시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적공원관리사무소로부터 통보를 받았지만 그후 예산이 없어 보수공사를 못했으며, 추경에 예산을 반영됐기 때문에 금명간 보수공사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사적 제24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진덕왕릉은 지난해 1월에도 다른 위치의 갑석 1개가 이탈해 경주시가 보수공사를 시행했다. 진덕왕릉 대한 총체적인 점검과 보수공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갑석을 고정하는데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철사와 콘크리트 조각이 보인다.
▲ 갑석이 있던 자리. 집중호우시 2차 피해도 우려된다.
이번에 갑석이 이탈한 것은 부실한 보수공사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학위 논문을 쓰기 위해  진덕왕릉을 방문하고 현장을 확인한 이진락 전의원은 "무너진 자리를 살펴보니 녹슨 철사와 작은 철판, 시멘트 등이 전부였다"면서 "제대로된 문화재 복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진덕왕릉은 지난 1997년 8월 4일 가로 1.3m, 세로 2.4m의 크기로 굴착한 도굴갱이 발견되기도 했다.
당시 도굴꾼들은 봉토 내면 4.5m 깊이 까지 굴착한 다음, 석실 벽면을 뚫었으나 석실 내부에 가득 메워져 있는 토사로 인해 석실 내부까지는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됐었다. 
 
이 기사는 본지와 제휴하고 있는 경북매일에 7월24일 보도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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