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대중화를 실천하고 있는 연주회 - BBC PORMS’
문화의 대중화를 실천하고 있는 연주회 - BBC PORMS’
  • 경주포커스
  • 승인 2013.11.0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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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정갑식, 런던에서 전하는 영국이야기

▲ 알버트홀 전경

‘남편을 사랑한 빅토리와 여왕이 만든 음악의 전당 ROYAL ALBERT HALL’
 
경주사람. 영국 옥스포드부룩스 대학에서 ‘음식 과 문화’ 에 관한 연구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런던에서, Eating, Dinning out Trend 분석 전문 컨설턴트 회사인 Fashionfood 21 Ltd 의 수석 컨설턴트(Directing Consultant)로 활동 하고 있다. ESSEN, 주간조선, 주간경향, 마이다스 등의 잡지에 음식과 사회, 음식과 문화에 관련하여 다양한 주제로 기사와 칼럼을 쓰고 있다.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보위에 머물렀던 왕은 바로 빅토리아 여왕 이다. 1837년 18세의 나이에 지엄한 영국의 군주의 자리에 올라 1901년 82세에 승하 하였으니 장장 64년을 영국의 왕으로 보위에 머물렀던 여제 이다. 아마도 이 기록은 영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왕가를 두루 살펴 보아도 찾아 보기 어려울 것이다. 빅토리아 여왕은 이토록 오랜기간 보위에 있으면서 영국을 튼튼한 반석 위에 올려 놓았다. 소위 말하는 대영제국은 대부분 빅토리아 여왕이 왕좌에 있을 때 이루어진 자랑할 만한 영화이다.

오죽하면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을 만큼 모두가 인정한 그 시절 아니었던가. 빅토리아 여왕이 영국 사람들로부터 역대 가장 훌륭한 국왕들 중에 한 명으로 평가를 받는 이유는 어쩌면 당연하다.

그런데 빅토리아 여왕이 이렇게 치세를 잘 할 수 있었던 이유들 중에는 주변에 아주 뛰어난 조력자들이 많았는데 그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부군 ‘Albert’ 이다. 독일의 작센 가문의 왕자로서 빅토리아 여왕과 결혼한 알버트는 아주 명석하고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었다. 여왕의 남편으로서 알버트 왕자가 가진 역할은 제한 될 수 밖에 없었지만 그는 주어진 범주 안에서 자신의 능력과 자질을 영국의 발전과 최대한 쏟은 부은 사람이다. 그는 또한 아내를 무척 사랑하였고 아이들에게는 아주 훌륭한 아버지이었기 때문에 모든 국민들이 우러러 칭송하는 모범적인 가장 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 알버트 왕자는 1841년 41세의 젊은 나이에 장티푸스로 사망을 하게 된다. 남편을 잃은 빅토리아 여왕은 오랜 기간 동안 국무를 떠나 칩거에 들어갈 정도로 상심이 컸다. 그리하여 정계에 다시 복귀한 빅토리아 여왕은 남편을 기념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의 일들을 하기 시작하게 되는데 그 대부분의 사업들이 문화 와 예술에 관련된 일들이다. 그것은 생전에 남편이 지대한 관심을 가지 부분이고 또 많은 업적을 남긴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명성을 획득하게 되다’
▲ 알버트홀 주변에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홍보물.
음악을 좋아하는 전세계 문화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음악 홀이 있다. 바로 ‘Royal Albert Hall’ 이다. 이 ‘Royal Albert Hall’ 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국적을 불문하고 누구라도 한 번은 생전에 무대에 서고 싶어하는 세계적인 예술의 전당으로 이름이 높다. 전세계에 많은 예술의 전당이 있지만 지구촌 모든 사람들에게 익히 잘 알려진 ‘음악당’으로 이‘Royal Albert Hall’ 만큼 넓은 지명도를 자랑하는 곳은 많지 않다. 그 이유는 바로 전통과 명예 그리고 역사적인 의의 등등의 모든 것들을 장구한 세월과 함께 이 ‘Royal Albert Hall’은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Royal Albert Hall’은 알버트 동상, 알버트 박물관과 더불어 남편을 사랑하는 빅토리아 여왕이 남편을 기리기 위해서 건축한 기념비적인 사업들 가운데 하나 이다. 이 ‘Royal Albert Hall’ 은 남편을 사랑하는 빅토리아 여왕의 사랑을 볼 수 도 있지만 기실 더 중요한 것은 ‘예술과 문화’를 바라보는 영국 사람들의 앞서간 시각과 가치를 우리는 간파해야만 한다.

‘Royal Albert Hall’은 연중 내내 음악과 관련하여 다양한 연주회가 펼쳐지고 있다. 그리고 일견 가볍게 생각하면 왕실과 관련이 있는 ‘Royal Albert Hall’ 이기 때문에 고상하고 고매한 전통 클래식들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엄선된 뮤지션들만 이 자리에 서게 되는 가 보다 라고 생각 할 지 모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클래식부터 대중음악에 이르기 까지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케스트라에서부터 유명하지 않지만 가능성 있는 젊은 뮤지션들도 이곳에서 예술가로서 자신의 음악적 가치를 발휘 할 수가 있다. 의회민주주가 태동한 국가에 걸맞게 ‘Royal Albert Hall’ 은 예술인들에게 차별을 두지 않고 기회의 장을 마련해 준다. 이렇게 다양한 연주회 천차만별의 음악인들이 년중 내내 사람들에게 훌륭한 선율의 음악을 들려주는 소중한 장소 이지만, ‘Royal Albert Hall’ 에서 벌어지는 가장 중요한 음악회는 누가 뭐라고 해도 바로 ‘BBC PORMS’ 이다.

‘BBC PORMS’ 은 영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각처에서도 유명한 음악회이다. 한국에서도 간혹 방송으로 이 ‘BBC PORMS’ 포럼을 중계해 준다. 물론 영국에서도 주관사인 BBC 방송국이 BBC 라디오의 클래식 채널널에서 중계를 해 준다. 그리고 일부 연주회는 텔레비전에서 시청을 할 수 있다. 특히 마지막 날 진행되는 포럼은 그야말로 말 그대로 장관 이다. 전국 주요 도시에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실황으로 프로그램이 지방에서도 진행이 된다. 그리고 하이드 파크에서는 대형 스크린이 만들어 지고 공원에서 수 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시청을 한다. 사실 시청을 한다기 보다는 이 음악회에 함께 동참을 한다 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 옳다. 방송 자체가 그렇게 구성이 되어 있다. 그렇다면 비비시 포럼이 영국을 넘어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익히 명성을 떨치면서 사랑을 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한 번 살펴 보기로 하자.

‘BBC PORMS 의 성공 이유들’
먼저, 비비시 포럼은 한 여름 8주간 ‘Royal Albert Hall’ 에서 펼쳐지는 음악의 대 향연이다. ‘porm’ 자체가 예전 로마시대 상류층 사람들이 즐겼던 ‘향연’ 이었다(BBC PORMS는 promenade concert의 준말이다).

물론 로마시대 당시의 porm은 대중을 위한 향연이 아니라 지체 높은 고상한 지위의 지도자 층의 권세가 들이 모여서 즐긴 자기들만의 이벤트 이었지만, 비비시 포럼은 그와는 정 반대로 대중을 위한 음악회이다. 따라서 비비시 포럼은 남녀노소, 지위고하, 부귀여하에 상관 없이 누구나가 즐길 수 있다. 특히 여름은 사람들이 활동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따라서 영국인들 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세계각처에서 영국으로 여행을 오거나 휴가를 온 사람들이 ‘Royal Albert Hall’ 에서 펼쳐지는 이 음악 연주회를 즐길 수 있다. 어떤 관광객들은 이 비비시 포럼만을 위해서 영국을 방문하기도 한다.

두 번째로 비비시 포럼은 여름 한 시즌 중 약 8주간에 걸쳐 꾸준히 벌어지는 이벤트 이다. 즉 한 두 번 벌어지는 단기 일회성 행사가 아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자기의 형편에 맞게 시간을 잘 조정하면 아무리 바빠도 한 번 정도는 참석을 해서 이 음악회를 즐길 수 있다. 물론 8 주간 행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사랑한다는 반증이다. 즉 시장의 원리에 따르면 수요가 충분히 발생하기 때문에 공급을 그렇게 길게 기획을 해도 수요자가 있다는 마케팅의 원리가 적용이 된다. 그리고 8주 라는 장기간 연주회가 열리기 때문에 매번 다른 악단과 다른 음악들이 연주되기 때문에 음악 애호가들은 꾸준히 수 차례에 걸쳐 반복해서 ‘Royal Albert Hall’을 찾아 온다.|

세 번째, 비비스 포럼은 지금 이야기 한 것처럼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동참하여 즐길 수 있는 이유로 연주회에서 연주되는 음악 자체가 아주 다양한 장르를 포함 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현대의 대중음악도 연주가 된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클래식이라 할 수 있는 교향곡도 연주가 된다. 누구나가 다 알고 있는 대중 음악 혹은 전통적인 클래식이지만 경쾌한 행진곡 등이 나오면 객석에서는 여지없이 흥겹게 박수를 치면서 음악에 동참을 한다. 때때로는 지휘자가 살짝 동참을 유도하는 제스처를 보여 주는 익살스러운 장면도 비비시 포럼에서만 볼 수 있는 별미 이기도 하다. 대중이 동참하는 음악회 란 것이 바로 이런 것 이다. 사실 문화나 예술이 ‘특별한 어느 부류의 전유물’ 인 시대를 뛰어 넘어야 할 시대에 도래한 적이 오래 전이다. 비비시 포럼을 이것을 실천 하고 있는 것이다.

▲ 비비시포럼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연주된다.
그리고 네 번째로 중요한 것은 비싸지 않은 가격대로 티켓을 판매 하는, 보통 사람들을 위한 경제적인 배려이다. 사실 BBC PORMS의 가격만을 놓고 본다면 정말 싸다. ‘Royal Albert Hall’ 이 가진 지명도 그리고 BBC 방송사라는 지명도 그리고 참가하는 교향악단 이나 뮤지션의 명성에 비하여 입장료는 무척 저렴하다. 문화예술을 서민들이나 대중들이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라고 해석을 해도 충분히 납득이 가는 대목이다. 가장 값이 싼 티켓은 5파운드로 한국 돈으로 환산을 하면 약 9천원 정도 이다. 이 자리는 좌석이 없이 서서 보는 입석 티켓이다. 그리고 좀 비싼 티켓은 50 파운드가 넘는다. 한국 돈으로 약 12-14 만원 정도이다. 따라서 좌석은 내 형편에 맞게 저렴한 가격에서 조금 비싼 가격에 이르기까지 선택을 할 수가 있는데, 가장 많이 팔리는 티켓을 입석으로 9천원대의 가격을 지불하고 이 훌륭한 연주회를 즐길 수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BBC PORMS 가 항상 성황을 이루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누릴 수 있는 이유 중 가장 중요한 것(물론 이것은 나의 주관적인 생각과 판단이지만)으로 바로 ‘자유로움’ 이라는 것이다.

음악을 두고 모든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여유와 자유로움’ 이다. ‘문화’가 ‘대중 문화’ 가 되기 위해서 정말 중요한 것은 바로 즐기는 사람들이 편하게 그 문화에 동참 할 수 있어야 한다. 연주회라고 하면 보통 좀 딱딱하고 분위기에서 우아하고 품위 있게 즐겨야 한다는 그런 고정관념을 비비시 포럼에서는 보기 어렵다. 각계 각층의 모든 사람들이 자기 형편에 맞게 표를 구매하지만 다 동일한 음악을 동일한 공간 안에서 최대로 편안한 마음으로 즐긴다는 것 자체가 정말 중요하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오케스트라와 관객이 한 몸이 되어 박수를 친다거나, 더러는 함께 노래를 부른다거나, 가볍게 발을 구르면서 어깨춤을 추는 모습은 보통의 클래식식 연주회에서 보기 어려운 장면이기도 하다.

그리고 연주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의 옷차림도 서민들의 일상적인 옷차림에서부터 아주 우아하게 갖추어 입은 화려한 드레스에 이르기 까지 천차만별이다. 음악을 즐기는 방식들도 좌석에 앉아서 우아한 자태로 있는 귀부인이 있는가 하면 가장 넓은 중앙 홀의 입석에서는 바닥에 앉거나 일부는 비스듬히 누워서 이 대단한 음악회에 동참하고 있는 사람들도 흔히 볼 수 있다. 지구상 어디에서도 이만큼 편안한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음악회는 없지 않을까 싶다.

‘대중문화를 지향하는 영국 그리고 문화도시 런던’
‘문화’는 대중들이 주체가 되어 부흥이 될 때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고급문화가 대중들과 친숙하기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그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대중의 문화적인 인식이나 함량이 중요 하기도 하지만, 더욱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문화가 모든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진정한 대중들의 품으로 들어 갈 수 있는 환경이 사회적으로 조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중문화 인가 고급문화 인가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분기점은 바로 ‘접근성의 환경’ 이 효율적으로 만들어 져 있는 가 하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이 조성이 된다면 모든 문화는 대중문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 한다. BBC PORMS 는 분명히 이러한 경계를 무너뜨린 좋은 사례이다. 영국 사람들은 꼼꼼하고 정확하다. 문화와 관련된 일을 런던에서 업으로 하고 있는 필자의 시각으로 볼 때 문화대국 영국, 국제적인 문화도시로 언제나 선두로 달리고 있는 런던이 가지고 있는 힘은 바로 이러한 것이 아닐까 분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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