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신성비와 숭례문 복원문제
남산 신성비와 숭례문 복원문제
  • 경주포커스
  • 승인 2014.02.1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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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상, 문화유산 둘러보기

[남산신성비]는 1934년에 제 1비가 발견된 이래 현재까지 10개가 발견되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비가 발견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산신성(南山新城)은 토성이었던 남산성을 새롭게 쌓았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으로 보이는데, 남산신성에 관해서는 [삼국사기]에 ‘진평왕 13년(A.D 591년)에 남산성을 쌓았는데 둘레가 2,854보’라는 기록이 있다.

남산신성비의 내용은 성을 쌓기전 행하던 일종의 서약으로 오늘날의 책임시공과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한 맥락에서 10개의 비(碑)에 새겨진 공통적인 내용 또한 ‘신해년(A.D 591) 2월 26일 남산에 새로운 성을 쌓을 때 법(法)대로 짓되 지은지 3년 안에 무너지면 죄를 줄 것을 알려 서약케 하였다’는 것으로, 당시 성 쌓기에 동원된 촌락민들은 공사에 앞서 이렇게 서약식을 치르고 공사에 임하였음을 알 수 있다. 맹세문 바로 뒤에는 각 촌락별로 인원들을 동원하는 책임을 지고 있었던 도사(道使), 나두(邏頭) 등의 지방관과, 지방관의 촌락통치를 매개하던 현지의 촌주(村主), 중하급 기술책임자 등의 명단이 새겨져 있다.

▲ 전남 장흥군 제와장.일본 오사카 스이타 시립박물관의 후지와라 마나부 선생님과 필자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막가마[일본에서는 달마요(達磨窯)]를 방문한 모습입니다. 이 가마는 지난해 복원된 숭례문 복구 기와를 전통기와 제작기법으로 생산한 故)한형준 선생의 전남 장흥 가마입니다. 12년 전 실측조사 후 검은 차양막으로 보호되는 국내 최고의 기와 가마를 보면서 문화유적과 문화유산 전문가를 함부로 다루는 나라와 국민들에게는 찬란한 전통문화를 향유할 권리가 없다는 생각을 다시 떠올려 봅니다.<글.사진=김호상>

그리고 촌락별로 할당받은 공사구간의 길이가 ‘보(步), 척(尺), 촌(寸)’까지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는 성을 쌓는 공사가 국가적인 차원의 중요한 사업이었기 때문에 철저한 공사 책임제를 시행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또한 이 후 이러한 비문의 내용은 명활성 작성비를 비롯하여 고려와 조선시대에 이르기 까지 그 명맥이 유지되어 전통처럼 이어지고 있다.

오늘날도 크고 작은 국책사업의 시행에 있어서는 설계에서 완공에 이르기까지 예전보다 한층 세밀화 된 서약서의 작성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보수 및 감리와 관련해서도 계약단계에서부터 철저히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신문지상이나 매스컴을 통해 예견된 인재에 의한 부실공사를 접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한 참담한 결과를 목격한다.

요즘 국보1호 숭례문 복원공사가 부실로 밝혀지면서 해당 문화재기관과 문화재보수관련 사업체들은 감사원과 검찰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 역시 이번 기회에 관행적으로 이어져오던 문화재 복원 의혹들에 대해 철저히 밝히는 계기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돌아보면 이번의 문제는 누구하나의 잘못이 아니라 그간 문화재관련 업무에 종사한 관과 민 모두의 복합적인 잘못에서 시작된 것이다.

첫 번째, 복원공사의 일반적인 기간이 전통방식으로 복원하기에는 지나치게 짧았다는 점과 기존의 정책들이 문화재복원 전문가를 양성하는 부분이 심도 있게 이루어지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둘째, 문화재복원은 특수분야로 법규나 현실적인 규제에 의하여 늘 대규모의 복원사업체가 도맡아 함에도 불구하고 사업체 선정에서부터 전문적이고 공정한 심사제도의 관리감독이 부실하였기 때문이다. 셋째, 문화유산을 전통기술만으로 복원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현대의 기술과 외국산 재료가 전통의 기술보다 국산의 재료보다 더 좋은 것을 알고 복원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전통문화에 거는 기대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솔직하게 홍보하지 않은 문화재관련 공무원과 전문가들의 나약함 때문이기도 하다.

 
1967년 경북 청송 출생
1985년 동국대학교 입학
2003년 대구가톨릭대학교 박사학위 취득
1993.3 ~2005.1 동국대학교 경주박물관 조교, 연구원, 전임연구원
2005.1 ~ 2011.12 (재)신라문화유산연구원 조사연구과장, 조사실장
2012.3 ~ 현)위덕대학교 박물관 전임연구원
2010.3 ~ 현)대구가톨릭대학교 역사교육학과 산학협력교수.  어느 나라든 선진화되어 가면 전통문화 계승이나 세계문화유산에 많은 투자와 지원을 하게 된다.
 
특히 문화유산분야의 전문가들이 전통을 계승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후원과 체계적인 교육으로 양성하여 관리하고 있다. 문화유산 전문가를 함부로 다루는 나라와 국민들에게는 찬란한 전통문화를 향유할 권리가 없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얼마 전 나무의 나이테를 보고 나무의 질과 산지까지 알아내는 목재 문화재의 권위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지난해 고인이 되었지만 전통기와 제작기술로 숭례문 복구 기와를 만드셨던 故)한형준선생과 같은 전문가와 장인들에게 옥에 티가 있을 런지는 알 수는 없지만 우리의 전통문화에 옥과 같은 사람들이었다고 생각해 준다면 우리에게 이번의 사태가 오히려 전통문화계승에 커다란 교훈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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