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이 만든 주점 ... '더불어 사는 경주' 시민들의 공간
협동조합이 만든 주점 ... '더불어 사는 경주' 시민들의 공간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4.08.2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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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개교기념식 행사.

경주에도 협동조합이 출자한 주점이 문을 열었다. 
<협동조합 강물처럼>이 최근 개설한 ‘酒립대학’이다.

협동조합을 만들고, 주점을 개설한 데에는 공생과 협력, 민주적 절차를 중시하며, 자본주의 대안모델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협동조합 붐의 영향이 컸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시행령이 만들어진 1년 6개월 만에 5000여개가 넘는 협동조합이 탄생했다. 
경주에서도 그 협동조합 창립 바람을 탄셈이다.

전국에서 잇따라 문을 연 바보주막 영향도 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구하던 '사람 사는 세상'의 뜻과 가치를 공유하고 이어가기 위한 공간으로,노 전 대통령의 애칭인 '바보'에서 이름을 딴 바보주막은 2013년 부산 진구 부전동을 시작으로 전국 11개 도시에서 23개 모임이 개설했거나 준비중이다.

경주에서도 처음 바보주막 개설로 논의를 시작했다가 좀더 다양한 시민들이 함께하자는 취지로 방향을 틀었다.  강물처럼이라는 협동조합을 만들었고 첫사업으로 주점을 열었다.

▲ 21일 개교기념식에서 김성대 협동조합 강물처럼 이사가 오카리나 연주를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26일 <협동조합 강물처럼> 창립총회를 열고 출범한뒤 7월1일 정식 법인 등록을 마쳤다,
'酒립대학'이라는 이름의 주점은 21일 문을 열었다. 

<강물처럼>은 일단  협동조합 설립 기본취지에 충실한다는 계획이다.
협동조합 기본법은 협동조합에 대해 ‘재화 또는 용역의 구매·생산·판매·제공 등을 협동으로 영위함으로써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 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사업조직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강물처럼>은 酒립대학 운영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출자금에 따른 배당을 하고, 이용한 금액에 대비한 이용고 배당을 할 계획이다,
조합원들은 조합이 주최하는 각종 강좌, 강연을 무료로 참여할수 있고,영업 시간 외 주막을 휴식공간으로 활용하는등 다양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지역사회에 다양한 공헌도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매 회계연도 잉여금의 100분의 20이상을 임의 적립금으로 적립할 수 있도록 정관에 명시했다.

▲ 매일 특선안주를 '특강교재'라는 이름으로 선보인다.
‘酒립대학’이라는 주점이름은 최근 한 주류회사의 소주출시를 기념해 진행한 마케팅을 흉내냈다.
점장은 총장으로, 서빙하는 직원은 조교다. 매장관리와 주점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이벤트는 교무처가 진행하는 방식이다.

주점안에는 강의실처럼 칠판도 달았고, 시간표도 만들었다.

‘酒립대학’은 정기적으로 아프리카 젬베, 오카리나, 하모니카, 기타등 다양한 문화공연과 환경, 교육,요리, 시사등의 강좌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매월 1회 정기적으로 서아프리카 음악공연과 이야기를 하고, 격주 수요일마다 경주에서 발생한 각종 현안을 두고 약 10분동안 강연도 하고 토론도 하는 식이다.

'개념 있는 술 자리, 건전한 음酒문화’를 표방하면서 경주지역 시민,노동,진보진영의 사랑방이자 그외의 다양한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공론의 장으로 주점 공간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공연이나 강좌로 지인들과 오붓한 술자리를 방해 받고 싶지 않은 주당들은 벽면에 마련된 공연, 강좌 시간표를 사전에 확인하고 해당시간은 피하는게 상책일 듯 하다.

<협동조합 강물처럼>의 뿌리는 2012년 10월 창립한 경주시민포럼이다.
시민포럼은  경주에서 서로 나누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지향하는 시민들이 모여, 경주사회의 민주주의 확장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모임이다.
조합원 발기인들은 대부분 시민포럼 구성원들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민들의 참여가 크게 늘었다.
개업(개교기념일)하던 22일 현재 60여명의 조합원이 5300여만원을 출자했다.

함원신 <협동조합 강물처럼> 이사장이자 酒립대학 총장은 “모든 사람은 함께 살며 서로를 가르치고, 또한 서로 배우게 되는 것이 이치”라면서 “사람사는 세상, 더불어 사는 경주를 바라는 좋은 사람들이 술과 음식을 놓고 서로를 격려하는 열린공간으로 가꾸어 가겠다”고 말했다.

함 총장과 함께 서면 도리농촌유학센터에서 어린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해 온 학교식구들이 주방에 포진하면서 맛과 건강, 가격경쟁력까지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건강안주가 주립대학의 가장 큰 자랑꺼리다.

고 노무현대통령 생가와 묘역이 있는 봉하마을에서 오리농법으로 재배한 친환경쌀로 빚은 봉하쌀막걸리를 경주지역 주점 가운데 유일하게 맛볼수도 있다.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은 협동조합을 이렇게 정의한다,
“공동으로 소유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해 공동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자율적인 조직.”

'민주적인 공동체 경주, 사람사는 세상, 더불어 살아가는 경주'를 바라는 시민 누구에게나 협동조합 강물처럼,  酒립대학은 언제나 활짝 열려있다.
2만원이상만 출자하면 언제든지, 누구나 <협동조합 강물처럼> 조합원으로 가입할수 있다.
조합원에게는 酒립대학 학생증도 준다. (문의 744-8582)

▲ 함원신 <협동조합 강물처럼> 이사장이 조합원이 만들어준 메뉴판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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