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용산 유가족, "김석기 국회의원 안돼" 두번째 경주방문
[현장] 용산 유가족, "김석기 국회의원 안돼" 두번째 경주방문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6.03.09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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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 지지자 추정 시민들 인근서 공명선거 캠페인 맞불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9일 새누리당 김석기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의 출마를 규탄했다.
유가족들이 기자회견 장소로 에정했던 김 후보 선거사무소 앞 인도는 미리 집회신고를 낸 전몰군경유족회 명의의 현수막을 펼쳐든 시민 20~30여명이 불법선거 배격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공명선거 캠페인’을 벌이며 맞불을 놓았다.

 

▲ 용산참사 당시 부친을 잃은데 이어 농성 주도 혐의로 4년간 구속 수감되기도 했던 이충연씨가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다.

2009년 참사당시 남편을 잃은 전재숙씨는 “김석기(예비후보)가 갈곳은 국회가 아니라 감옥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권 활동가로 유명한 박래군 <인권중심 사람> 소장은 김 후보를 가리켜 “용산참사의 책임뿐만 아니라 출세에만 혈안이 돼 오사카 영사, 한국공항공사 사장 등 두 번의 공직을 정치적 정류장쯤으로 여기며 중도에 그만두고 선거에 나온 무책임한 사람”이라며 “그가 국회의원이 되는 것은 유가족뿐만 아니라 경주시민들과 국민들에게 모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용산참사 당시 아버지 이상림씨(당시 70세)를 잃기도 했으나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돼 4년간 옥살이를 한 이충연씨(2009년 용산철거민대책위원장)는 “무리하고 성급한 살인진압을 지휘했던 김석기(예비후보)가 경주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뻔뻔함에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면서 “경주시민들께서도 가족을 불행하게 잃은 유족들의 아픔을 조금만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

 

 

▲ 무소속 권영국 예비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용산참사 진상조사단 조사팀장, 용산참사 구속 철거민 공동변호인단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무소속 권영국 예비후보는 “용산참사는 이명박 정부때 대형건설사들에게 엄청난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용산개발 사업강행과정에서 귄리금 조차 받지 못한채 거리로 내몰린 철거민들의 절박한 생존권 보장 요구를 테러진압을 위해 만든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강제 진압하다가 빚어진 참사”라고 규정하고, “무리한 진압을 지휘했던 김석기(예비후보)가 반성은 하지 않고 정당한 법집행 운운하며 국민의 대표가 되는 것을 막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과 경주시민의 의무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권 에비후보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당시 진상조사단의 일원으로서 용산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시민들께서도 유족들의 호소를 불편해 하지 마시고 진실을 알아 달라”고 호소했다.

 

유가족의 기자회견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상덕 예비후보도 함께 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유가족들은 경주시가지를 돌며 홍보활동을 벌였으며, 오후 6시30분 열리는 권영국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도 참가한 뒤 서울로 돌아갈 예정이다.

 

 

 

 

▲ 권영국 예비후보(사진 왼쪽) 가 발언하는 뒤쪽에서 '비방을 반대한다'는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 용산 유가족들이 기자회견(노란색 상자)을 하는 동안 김예비후보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시민들이 '공명선거 캠페인'을 하고 있다.

9일 용산참사 유가족들의 경주방문은 제20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두 번째다.
지난 1월18일 첫 방문때는 중앙시장 네거리 교차로  인도 중에서 가장 넓은 장소이자, 김석기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지만, 9일 두번째 방문에서는 그 장소를 사용할수 없었다. 대신 교차로 남쪽끝 부분 가장 비좁은 인도위에서 진행해야 했다.

김 예비후보 선거사무소와 가장 가까운 인도는 전몰군경유족회 경주시지회가 3월6일부터 28일까지 집회신고를 해 장소를 선점했기 때문이다.
9일 유가족들이 기자회견을 하는 등안 김 예비후보 지지자들로 보이는 청장년층 시민 20여명이 ‘블법선거 배격하여 행복경주 만들자’는 내용의 현수막과 '불법 비방 혼탁 반대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지켜봤다. 이들은 유가족들이 기자회견을 마치자 이내 해산했다.

 

집회신고를 한 전몰군경유족회 경주시지회의 회장은 새누리당의 전신 한나라당의 공천으로 당선돼 제5대(2006년 ~2010년) 경주시의회의원을 지낸 K씨다.

K씨는 <경주포커스>와의 통화에서 장기간 집회신고를 낸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공명선거를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전몰군경유족회가 공명선거 캠페인을 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가 아니지 않느냐? 김 예비후보쪽 선거운동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제와서 무슨 욕심이 있다고…그냥 조금…”이라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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