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홍보 알림장, 그림엽서 초등교 배포 '적절성 논란'
한수원홍보 알림장, 그림엽서 초등교 배포 '적절성 논란'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6.05.2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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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협조요청 따른 순수한 지원...전교조,일방홍보 부적절

한국수력원자력이 올해초 경주시를 비롯한 국내 원전 소재지 지자체 초등학생들에게 홍보내용이 들어간 알림장을 배포한데 이어 최근 우체국이 시행하는 이벤트 행사 그립엽서를 협찬한데 대해 전교조 경주초등지회가 반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발단이 된 것은 지난3월 경주지역 초등학교에 알림장공책을 배포하면서부터다.
이 알림장공책에는 ‘원자력은 친환경에너지’ '원자력은 경제적 에너지‘라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한수원에 따르면 경주시를 비롯해 원전및 수력발전소가 소재한 지자체 초등학생들에게 홍보용 알림장을 약 5만부 가량 제작해 배포했다.

이어 최근에는 경주우체국이 ‘세대공감 편지보내기’ 행사를 진행하면서 엽서 한면에 ‘경주의 새로운 가족, 한수원’이라는 글과 그림이 들어간 엽서를 지역내 초등학교에 일괄 배포했다.

경주우체국에 따르면 이 엽서는 경북도교육청, 대구시교육청, 경북지방우정청이 공동추진하는 ‘세대공감편지쓰기 운동’의 일환으로 경주우체국이 지역 내 몇몇 기업에 후원을 요청했으며, 협조요청에 응한 한수원의 홍보내용을 적어 지역 내 초등학교에 1만2760장을 배포했다.

▲ 한수원 홍보내용이 포함된 알림장 공책과 그림엽서.
이같은 일이 잇따르자 전교조경주초등지회가 20일 성명을 내면서 까지 강력반발하고 있다.
원전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일방적인 홍보는 부적절 하다는 것이다.

전교조경주초등지회는 성명에서 “지역 주민들은 아직도 원자력 발전소와 방사능 물질 폐기 시설 자체의 안전성 자체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런 와중에 지역 초등학생들에게 “원자력을 친환경에너지라고 홍보하는 알림장 공책, 한수원이라는 특정기업을 홍보하는 그림엽서 같은 것을 나눠 주는 것이 한수원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지원이요, 후원인지 묻고 싶다”며 중단을 촉구했다.

경주우체국에 대해서도 항의했다.
전교조는 “한수원 홍보 그림엽서로 인해 행사의 의미가 빛을 잃고, 한수원이라는 특정 기업을 홍보하는데 앞장서는 모양새가 되었다”며 “(조)부모에게 편지쓰기 및 기타 활동은 학교나 교육청 차원에서도 자체적으로 이미 하고 있는데 타기관인 경주 우체국이 유사한 행사를 협조 요청하는 것은 학교 교육과정을 존중하지 않은, 무리한 ‘협조’”라고 주장했다.

이어 “언제부턴가 학교가 본연의 역할을 침해당하며, 유관 기관과 단체, 심지어 기업들의 홍보성 행사를 떠맡아 하는‘대행’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학교와 교사의 입을 빌어, 유관 기관들의 홍보를 일삼는 것은 이제 그만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한수원본사 경주시대를 맞아 지역 화합과 기업 홍보를 위해 순수한 의도로 제공한 것”이라면서 “알림장은 비단 경주뿐만 아니라 원전 및 수력발전소가 소재한 지자체의 모든 초등학교에 배부했으며, 엽서는 경주우체국의 협조요청을 받고 지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자력에 대한 잘못된 내용을 일방적으로 홍보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내용을 적어 이해를 돕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솔직히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경주우체국 관계자는 자신들이 행위로 의도하지 않게 한수원이 비판을 받는데 대해 더욱 곤혹스러워 했다.
경주우체국 고객지원실 관계자는 “세대공감 편지쓰기 운동을 하면서 특별히 경주의 몇몇 기업에 요청했고, 협조 요청한 기업 중에서 한수원이 유일하게 수용한 것인데, 뜻하지 않게 논란이 일게 됐다” 며 곤혹스러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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