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오만도 부당해고 노동자 13명 7년여만에 복직
발레오만도 부당해고 노동자 13명 7년여만에 복직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7.09.27 15: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속노조경주지부, 오전7시 해고투쟁 승리 복직축하 집회 열어
▲ 금속노조 경주지부는 27일 오전 7시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 북문앞에서 복직환영 집회를 열었다.
▲ 27일 오전7시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 북문앞에서 열린 '축하'집회에서 이날 복직하는 노동자들이 현수막을 들고 서 있다.

발레오만도(현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이하 발레오만도)에서 부당해고된 노동자 13명이 직장폐쇄 7년7개월, 해고 7년2개월만에 27일 복직했다.
이들이 7년여만에 출근하던 시각, 경주에는 모처럼 장대비가 쏟아졌다.

“지금 내리는 비는 7년여동안 힘겹게 투쟁한 동지들의 눈물과 고통을 씻어주는, 축하하는 비입니다.”
오전7시부터 뱔레오만도 북문앞에서 민주노총 경주지부, 금속노조 경주지부 조합원등 8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해고투쟁 승리 복직환영’집회에서 박장근 금속노조 경주지부장은 이들의 '7년만의 복직'을 이렇게 축하했다.

‘7년7개월의 시간을 이겨낸 동지들이 자랑스럽습니다.’(민주노총 경주지부)
‘이제 꽃길만 걸어 갑시다‘ (민주노총 경북본부)

2010년 2월16일 직장폐쇄이후  노조원들과 회사측이 동원한 용역경비들이 수차례 실랑이를 벌였던 북문앞에는 경주지역 노동단체, 연대단체 회원들이 이같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이들의 복직을 축하했다.

▲ 김태영 민주노총 경북본부장이 해고노동자들의 복직을 축하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발레오만도는 2010년 창조컨설팅과 공모해 직장폐쇄와 용역 투입, 기업노조 설립 등 노조파괴 공작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노조파괴를 막기 위해 벌인 집회, 기자회견, 선전전 등을 이유로 2010년 7월과 11월 금속노조 발레오만도 지회 조합원들에게 해고, 정직 3월 등 징계를 통보했다.
직장폐쇄이후 해고를 당한 노동자는 총 29명이다.

대법원은 지난 6월 29일 15명의 발레오만도지회 조합원에 대한 징계가 부당하다고 최종 판결했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가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던 2010년 판정을 취소하고 ‘징계를 취소하라’라는 재처분 판정을 내렸다.
이에따라 회사측은 지난 20일, 해고자 13명에게 ‘법원 판결과 중앙노동위원회 재처분 판정에 따라 징계처분을 취소한다’라는 징계처분 취소 통보서와 복직 안내서를 보냈다.
이에따라 해고자 13명은 27일 오전8시 출근했다.

부당해고 판정을 받은 해고자 15명 중 2명은 정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이번 복직에서 제외됐다. 부서 배치 등 복직 관련 세부사항은 정해지지 않았다.

금속노조 경주지부 조합원들은 27일 이들 해고노동자들의 출근에 앞서 오전 7시부터 회사 북문앞에서 복직축하 집회를 열었다.

축하집회에서 김태영 민주노총 경북본부장은 “이명박이 노동조합을 파괴할 시점부터 박근혜 정권이 내려올 때까지 싸웠다. 노동조합 탄압 신호탄으로 해고됐다면, 노동조합 활성화 신호탄으로 발레오만도 조합원들이 현장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권영국 경북노동인권센터장은 “복직하면 너무 애쓰지 말라. 복직하는데 8년의 시간이 걸렸듯이 일정한 시간이 우리에게 필요할지 모른다. 지금까지 버텨온 의지로 다시 노동조합을 올곧게 세울 것이라고 믿고 있다.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 정연재 전금속노조노조 발레오만도지회장과 정연규 전 노조비상대책위원장.

정연재 전 금속노조 발레오만도 지회장은 자신의 복직에 대해 “해고자 29명 가운데 겨우 절반만 복직한다는 점에서 이번 복직은 절반의 승리에 불과하다”며 아쉬워 했다.

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정연규씨는 “복직은 지역에서 함께 해준 동지들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29명의 해고자 가운데 14명의 복직이 해결되지 않아 많이 아쉽다”면서 “이들의 복직문제가 해결될때가지 천막농성은 계속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약 30분동안 진행된 복직환영 및 축하 집회를 마친 해고노동자들은 노조에서 준비한 장미꽃 한송이씩을 받고 공장으로 들어갔다. 이어 회사 본부 건물앞에서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 소속 노조원들과 함께 다시 '해고투쟁 승리 집회'를 한뒤 회사측이 지시한 상용공장 2층 교육장으로 이동했다.

▲ 장미꽃을 받아 들고 출입문을 들어서는 이훈우씨.
▲ 신시현씨가 축하하는 경주지역 노조원들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 회사 본부앞에서 재차 집회를 하고 있다. 회사측은 취재진의 출입은 막았다.

 

▲ 2010년 회사측의 직장폐쇄 이후 출입이 봉쇄된 노조원들과 회사측이 고용한 경비사이에 출입을 두고 수차례 싸움이 벌어졌다. 사진은 2010년 3월4일 모습이다.
경주포커스 후원은 바르고 빠른 뉴스제작에 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