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종분석 오류 재발방지, 처분사업자 인수전 검사가능 해야
핵종분석 오류 재발방지, 처분사업자 인수전 검사가능 해야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9.07.0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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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경주 방폐장(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으로 처분, 인도한 방사성폐기물 2600드럼에 대한 핵종 분석 결과 81.2%인 약 2111드럼에서 농도분석 등 각종 오류가 있었다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지난달 21일 조사결과 발표를 계기로 방사성폐기물 처분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방폐장이 있는 경주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무더기 핵종분석 오류사태는 역으로 방폐물 처분시스템의 허술한 실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으로,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뿐만 아니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 처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각종 법령 정비를 시급히 서둘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발생자 오류에 처분사업자는 속수무책

경주방폐장에 반입한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드럼.
경주방폐장에 반입한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드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경주 방폐장(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리시설)으로 보낸 방사성폐기물 드럼(200ℓ) 2600개 가운데 81%인 2111개가 핵종 농도를 잘못 표기하는 등 관리가 부실했다는 지난달 21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조사결과 발표는 충격적이다.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큰 허점을 드러낸 것이기 때문이다. 
경주시민들이 받은 충격은 상상 이상이다.

원안위 발표에 따르면 이번 핵종분석 오류는 경주방폐장에 처분을 위탁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총체적 안전불감증이 초래한 인재였다.

1959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원자력 종합 연구개발 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방폐물 핵종분석역량과 인프라를 갖춘 국내거의 유일한 기관이다.

그러나 핵종분석 전과정에 관한 체계적인 내부규정이 존재하지 않아 거의 모든 단계에서 인적오류가 발생했고, 오류발생 사실을 인지하고도 결과값 검증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원안위는 2015년 경주방폐장 운영개시에 따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그동안 보유해온 방폐물을 시급히 처리하려는 과정에서 분석실험 및 인력이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한마디로 자신들이 보관하던 방폐물을 경주로 보내기에만 급급했던 것이다.

문제는 처분기관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조차 처분시설을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방폐물의 핵종분석을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위탁한다는 것.

방폐물 핵종 분석과 인프라를 갖춘 국내 유일한 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이번처럼 총체적 안전불감증으로 핵종분석의 모든 단계에서 오류를 야기 할 경우 처분기관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속수무책이라는 점이드러난 것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이번 분석정보 오류 발생 조사결과는 역설적으로 우리나라 방사성폐기물처분의 허술한 관리 시스템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법적 제도적 정비 필요성을 강하게 드러내 주고 있다.

원안위 발표에 따르면 이번 핵종분석 오류의 주된 잘못은 사실상 한국원자력연구원이다. 
원안위가 '사후검증하거나 교차검증할수 있는 인적, 물적 역량에 한계가 있다'고 평가한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7개월째 모든 방사성폐기물의 반입및 처분을 중단한 상태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재발방지 대책 살펴보니...

방사성 폐기물 드럼을 처분용기에 밀봉하는 모습.
방사성 폐기물 드럼을 처분용기에 밀봉하는 모습.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지난 3일 열린 경주시월성원전.방폐장 민간환경감시위원회(위원장 주낙영 경주시장) 회의에서 ‘인수검사 강화대책(안)’을 보고했다.

원안위가 향후 대책으로 제시한, 처분사업자 책임‧관리강화 방안, 처분전 핵종분석기관 현장검사 등 검사내용과 방식에 대한 제도적 개선 필요사항을 중심으로 자체적으로 마련한 초안 성격의 대책이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대책안에서 핵종분석 오류 재발을 막기위해 단기적으로는 폐기물 발생자가 인수의뢰를 하기전에  수행하는 방사능 분석 전 과정, 즉 방사능 분석 착수시점부터 최종값 도출까지의 전과정에 대해 공단의  서류 및 현장 확인검사가 가능하도록 법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검사체계에서 처분기관인 공단은 발생자가 서류로 제출하는 방사능값의 계산결과에 오류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뿐 실제 측정값은 알수조차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폐기물 발생자가 방폐물에 대한 방사능 분석을 하고 인수의뢰를 신청하면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발생자가 제출한 방사능 최종값을 기초로 예비 검사 및 인수검사를 하는 것으로, 폐물 발생자가 엑셀로 작성한 핵종분석 결과값 계산에 오류가 있는지 없는지 살펴보는데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81%의 핵종 분석오류 사태를 초래한 한국원자력연구원처럼, 방폐물 인수의뢰전에 방사능 분석과정에서 오류가 발행할 경우 현행 검사체계에서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검사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따라서 오류를 사전에 차단하거나 방지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원자력안전위원회 고시로 규정한 ‘중ㆍ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인도규정’ 개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현행 '인도규정'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의 처분을 폐기시설 등 건설·운영자에게 위탁하고자 하는 자, 즉 발생자에게 필요한 인도방법·절차 및 기타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처분사업자의 검사가 가능한 조항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중장기 대책으로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의 직접분석 능력확보라고 제시했다.

폐기물 발생자의 방사능 분석과정에 공동으로 표본검사등을 통해 분석 정확성을 직접 확인할수 있도록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기술‧장비‧인력 등 직접분석 능력을 확보할수 있는 근거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또한 발생자의 필요사항만 규정한 현행 '중ㆍ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인도규정'을 개정해 처분사업자의 직접분석 근거를 마련해야한다는 것이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의 주장이다.

장기적으로는 발생자가 폐기물인증프로그램(WCP)을 의무적으로 도입하도록 법규를 개정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폐기물이 인수기준에 적합하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할수 있도록 방사능 분석을 포함한 방폐물 인도준비 전과정을 폐기물인증프로그램 체제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 .

산업통상자원부 고시인 ‘방사성폐기물 인수방법등에 관한 규정’ 제13조, '발생자는 폐기물 인증포그램을 수립하여 운영할수 있다'는 임의규정을 '반드시 운영하도록' 하는 강제규정으로 개정해 발생자의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주탈핵연대의 한 관계자는 “이번 핵종분석 오류사태는 기존 원전 관련 각종 법률이 원전운영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을뿐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스템은 대단히 허술하다는 것을 잘 드러내 주었다”면서 “이제부터라도 발생자 위주의 허술한 처분시스템을 처분사업자 위주로 개편해 각종 핵종분석의 정확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주시의회 원전특위 소속의 한 의원은 “많은 경주시민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한수원이 보관하고 있는 약 8만드럼, 한국원자력연구원 4만드럼 등 중저준위 방폐물 뿐만 아니라 더욱더 위험성이 높은 사용후핵연료의 처분 시스템은 과연 제대로 되어 있는가 하는 점”이라면서 “이번에 드러난 중저준위방폐물 처분시스템의 정비를 시작으로 고준위 폐기물 처분 시스템까지 ‘안전’을 중심으로 재정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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