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1호기 IAEA 안전 점검 논란가열
월성1호기 IAEA 안전 점검 논란가열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2.05.26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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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핵안전연대 대표단이 25일 경주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월성원전 1호기에 대한 안전점검 시행을 앞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2주 동안 월성원전 1호기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검검(Peer Review)을 받을 계획이다.

이번 국제원자력기구의 안전점검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내 원전에 대해 객관적으로 안전성을 검증하는 것으로, 한수원이 자발적으로 IAEA에 요청하여 실시하는 것이다.

안전점검팀은 팀장인 로보트 크리바넥(Robert Krivanek) 등 해외 전문가 7명으로 구성, 주기적안전성평가(PSR)보고서, 주요기기수명평가 보고서 및 방사선환경영향평가 보고서 등을 토대로 월성 1호기의 계속운전 안전성 평가에 대해 문제가 없는지 집중점검 할 예정이다.

또한 월성원전 1호기는 경년열화관리와 방사선환경영향평가 등 6개 분야에 대해국제기준에 따라 현장에서 점검을 받을 예정이다. 점검결과는 안전점검 마지막 날인 6월 7일에 발표 할 예정이며, 특히, 이번 안전점검은 민간환경감시기구, 지역주민 등을 적극 참관토록 해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진행할 방침이다.

한수원은 이번 국제원자력기구 안전점검을 통해 “국내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고,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원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주핵안전연대는 25일 경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성1호기 안전성 점검계획의 중단을 강력히 요구했다. <아래 상자 및 관련기사 참조>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 추진을 중단하라!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 추진을 위한 IAEA의 안전성 점검계획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30년 설계수명이 다한 월성1호기는 무조건 폐쇄되어야 한다. 그 어떤 안전성 점검 결과도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을 정당화 시킬 수 없다. 노후 원전의 폐쇄는 기술적 검증, 경제적 타산의 영역이 아니라 ‘기술 맹신’ ‘안전 신화’에 대한 문명적 반성과 비판에서 출발해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 문제는, 쓰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가 우리에게 던지는 궁극적 질문에 대한 답변이 되어야 한다.

IAEA가 5월 28일부터 6월 8일까지 월성1호기의 안전성을 점검한다는 것은, 한국 정부의 월성1호기 수명연장 ‘확정’ 발표가 9부 능선을 넘어 임박했음을 말해주고 있을 뿐, 그 어떤 의미도 담겨있지 않다. 우리는 정부와 한수원에 묻고 싶다.

▪ 일정 규모(0.18g)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원자로가 자동 정지되는 설비를 월성 1호기는 갖추고 있는가?
▪ 월성 1호기의 내진 성능을 신형원전 설계 수준으로 보강했는가?
▪ 비상전력계통 및 주요 안전설비의 침수가능성에 대비하여 내진설계된 방수문 및 방수형 배수펌프가 설치되어 있는가?
▪ 건설당시 설치된 노후한 대체교류디젤발전기는 새것으로 교체되었는가?
▪ 비상, 예비전원의 침수와 장기적인 정전사고에 대비하여 차량장착 이동형 비상발전기 및 축전지 등을 구비하고 있는가?
▪ 지표면보다 낮게 설치되어 있던 비상전력공급계통(EPS)의 연료저장탱크 연료주입구를 지표면보다 높게 설치했는가?
▪ 비상급수펌프실의 침수 및 손상 방지대책은 마련되었는가?
▪ 중대사고에 대비해 격납건물의 과도한 압력상승 예방을 위한 여과배기 또는 감압 설비가 설치되었는가?
▪ 경련열화에 따른 압력용기의 안전성은 파괴검사 기준 등을 만족하는가?

우리의 이런 질문을 모두 만족한다고 해도 월성1호기는 폐쇄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와 한수원이 국민의 생명 앞에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최소한 위의 질문들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답변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안전 사항에 대해 당당하게 답변하지 못하면서 IAEA의 권위를 빌어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을 시도해보려는 작태는 지금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

우리는 IAEA가 국제핵산업계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기구임을 잘 알고 있다.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내걸고 1957년에 설립된 IAEA는 핵산업의 부흥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를 잘 말해주듯 현재 IAEA의 사무총장은 일본인인 아마노 유키아 씨가 맡고 있다. 일본은 최대의 핵산업 국가로 도시바, 미쯔비시, 히타치, 웨스팅하우스(도시바에 합병)를 앞세워 전세계 핵산업을 지배하고 있다. 오로지 핵산업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이는 IAEA는 우리 국민과 많은 악연이 있다. 지난 1995년 1월 26일 IAEA는 인천 굴업도 방폐장 부지에 대해 “한국정부의 결정이 합리적이고 타당하다”는 안전성 진단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굴업도에서 활성단층이 발견되어 부지선정은 취소됐다. 또한 2005년 11월 4일 경주 방폐장 부지에 대해 “국제적 기준에 적합하다”는 안전성 진단 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나 경주 방폐장은 부실 암반과 지하수 다량 유출로 공기가 계속 연기되고 근본적 안전성이 의심받고 있다. 이것이 바로 IAEA의 참모습이다.

우리 시민들과 국민들은 이런 IAEA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그들이 늘어놓는 “안전하다”는 말잔치에 절대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오로지 스스로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월성1호기 폐쇄운동에 자발적으로 나서 주실 것을 호소 드린다. 그리고 정부, 경주시, 한수원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우리의 요구-
하나. 정부와 한수원은 월성1호기 수명연장을 위한 모든 활동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경주시와 시의회는 월성1호기 폐쇄를 위해 적극 나서라!
하나. IAEA는 월성1호기와 고리1호기에 대한 안전성 점검계획을 철회하라!
하나. 정부와 한수원은 월성1호기 계속운전 심사 결과보고서를 즉각 공개하라!
하나. 정부와 한수원은 시민사회단체 전문가로 구성된 월성1호기 안전성 점검을 수용하라!

2012. 5. 25
경주핵안전연대
김윤근, 이상기, 정덕희, 조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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