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 봉사 그토록 강조하는데 '의정비 경주시민위해 사용약속' 예비후보는 없을까?
희생 봉사 그토록 강조하는데 '의정비 경주시민위해 사용약속' 예비후보는 없을까?
  • 김종득 기자
  • 승인 2022.04.06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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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일 제8회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주에서도 예비후보들의 선거운동이 활발하다.
출퇴근길 주요 길목은 물론이고 SNS까지 온통 예비후보들의 활동이 차고 넘친다.

4월6일현재 중앙선관위에 등록한 경주시장 예비후보는 1명, 경북도의원 예비후보는 3명뿐 이다.
반면 시의원 예비후보는 무려 51명이다. 최소 2대1의 경쟁률이다.

일부 언론의 보도나, 후보들이 홍보하는 내용을 보면 저마다 일꾼, 머슴, 봉사자를 자처한다.
특히 지역주민을 위한 ‘봉사’를 강조하고 있다.
경주시를 어떻게 변화시키겠다는 식의 포부를 밝히는 예비후보는 좀처럼 보기 어렵다.

국어 사전을 찾아봤다.
▲희생 : 다른 사람이나 어떤 목적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 재산, 명예, 이익 따위를 바치거나 버림. 또는 그것을 빼앗김
▲봉사 :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하여 자신을 돌보지 아니하고 힘을 바쳐 애씀.

희생과 봉사, 참으로 고귀한 말이다.
이런 고귀한 뜻을 실천하겠다고 나서는 이들이 이처럼 많다니, 참으로 놀랍다.
금방이라도 경주가 이들의 희생과 봉사로 그야말로 사람사는 세상이 될 듯하기도 하다. 
4년마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서라도 희생과 봉사를 실천하겠다고 나서는 이들이 이렇게나 많으니 경주는 곧 그야말로 좋은 고장이 될듯도 하다. 

그러나 후보(예비)들의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 시민은 많지 않다.
이미 30년전부터 많은 이들이 희생과 봉사를 자처하며 시의회, 도의회를 거쳐갔지만 시민들이 느끼는 변화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권력이든 돈이든 뭔가 생기는게 있으니 저토록 하려고 애쓰겠지’
겉으로 말만 하지 않을뿐 많은 유권자들이 가슴속에 한번쯤은 품는 질문일 것이다.

지방의원 예비후보들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봉사를 했으며, 더 큰 봉사를 실천하기 위해 출마했는데 이런식의 의심을 하냐고 할수도 있고, 적어도 나는 그렇지 않다고 항변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유권자들의 의심을 불식시키는 것이 간단한 일은 아닐테지만,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진짜 주민을 위한 봉사자가 되겠다고 선언하는 것, 유권자들의 오랜 의심을 불식시키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목숨, 재산, 명예, 이익 따위를 바치거나 버리는 '진정한 희생'을 하겠다거나 자신을 돌보지 아니하고 힘을 바쳐 애쓰는 '사전 뜻 그대로의 봉사'를 실천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현재 지방의원들은 무보수 명예직이 아니다.
경주시의원 21명은 전원 동일한 액수의 의정비를 매월 지급 받는다.
2019년이후 월 평균 299만5000원, 1년에 3594만원을 받는다. 의정비는 월정수당 189만5000원과 의정활동비 110만원으로 구성된다.

일차적으로 의정비  가운데 전부 또는 의정비 가운데 급여개념이 상대적으로 강한 월정수당을 임기내내 혹은 일정기간 포기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이 그 하나의 방법일수 있다. 의정비 일부를 경주시 예산이 미치지 않거나 부족한 곳에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그 대상은 경주시의 공공영역 어느것이라도 가능할 것이다. 경주시 장학재단이 될수도 있고, 사회복지시설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희생, 봉사자를 자처하려면 이 정도 자기 희생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 정도도 버리지 않고 그저 입으로 외치는 봉사니,희생이니 하는 말은 거짓이고 위선 아닌가?

지방의원들에 대한 의정비 지급은 전문성 결여로 인한 자질시비와 각종 이권개입에 의한 품위손상등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헸다.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전문성과 능력 있는 신진인사들이 지방의회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지방의회 본연의 기능을 활성화시키자는 취지로 무보수 명예직에서 유급제로 전환했던 것이다.

그게 2000년대 중반이다.

그러나 그후 지방의회가 달라졌다고 느끼거나,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하는 시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무보수 명예직일때나 유급제로 전환한 이후나 경주시의회가 달라졌다고 느끼는 시민은 많지 않다는 의미다. 

20년 넘게 경주시의회를 출입한 기자도, 무보수 명예직일때보다 현재 유급제에서 시의회 활동이 더 나아졌다는 근거는 찾을수가 없다.

그래서 예비후보들에게 제안한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희생과 봉사를 실천하는 것, 가장 선명한 방법중의 하나가 의정비 일부라도 자신이 사용하지 않고 경주시민, 혹은 지역구주민을 위해 쓰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다.
그 약속할 자신 없으면 부디, 제발,  '희생'이니, '봉사'니 하는 고귀한 말 남용은 중단하시길....

50여명의 경주시의원 도의원 예비후보 가운데 과연 몇명이나 유권자들에게 공개적으로 약속할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 이번 6.1지방선거를 앞둔 경주포커스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유권자들에게도 제안한다. 
선관위에 제출한 경력 이력만으로는 후보들의 면면을 제대로 알기가 매우 어려운게 현재의 선거제도다. 도의원 시의원 후보의 경우 선거운동기간 동안 법정 토론회조차 한번 열리지 않는다. 
그래서다. 의정비 전부 혹은 일부라도 경주시나 지역구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후보들을 전적으로 밀어주는 것, 이것이말로 당장 실천가능한 유권자운동, 유권자 권익찾기의 출발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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