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경계탐사 - 사람들] 박달4리 고사리의 사람들
[경주시경계탐사 - 사람들] 박달4리 고사리의 사람들
  • 김종득 기자
  • 승인 2023.11.13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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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경계에서 만난 마을, 사람이야기. 
경주시경계가 지나는 마을 가운데 하늘아래 첫동네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내남면 박달4리 고사리의 과거와 현재를 듣기 위해 마을 최고령 어르신, 노인회 총무, 이장, 토박이 등 4명의 주민을 만났다. 
10월25일 내냠면 행정복지센터(면장 이동원)의 도움을 받아서다. 
대담은 이날 오전 마을 토박이 최병일씨 농장에서 진행했다.  

사진왼쪽부터 김진만 노인회 총무, 이현수 이장, 박해용 어르신, 토박이 최병일씨
사진왼쪽부터 김진만 노인회 총무, 이현수 이장, 박해용 어르신, 토박이 최병일씨
최병일씨 농장 마당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최병일씨 농장 마당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고사리 마을의 '살아있는 역사' 박해용 어르신

이 마을의 역사 박해용 어르신. 바다의 용인데 산속 마을에 산다고 했다.
이 마을의 역사 박해용 어르신. 바다의 용인데 산속 마을에 산다고 했다.

박해용어르신은 고사리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이 마을에 산다. 
1942년생, 81세다.  마을의 살아있는 역사다.
박달농장의 과거, 현재를 그는 빠짐없이 기억하기도 했다.
함자가 "바다 海 용龍 , 바다에 살아야 하는데 어쩌다 보니 산속 마을에 산다"는 우스갯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기자가 만난 박달리 사람들은 모두 인심 좋은 마을이라고들 입을 모았지만, 마을 터줏대감 박해용 어르신 눈에는 그래도 예전만 하진 못한 것 같았다.
“박달 전지역에서 우리 고사리가 그래도 토지가 가장 많았다.어른들이 참 좋았는데 연세들어 가시고 나니... 지금 들어오는 분들이 우에 마음이 같겠노? 10년만해도 어른들 계시고 해서 사람들 다 좋았다. 아무래도 외지 사람들 많이 들어 오고 하다보니 요즘은 인심이 상그러운 편이다. 그래도 다른데 요량하면 인심이 좋은 택이다. 좋고... 단합도 잘되고... 제일 존거는 공기지 뭐.”

가장 불편한 것은 뭐냐고 물었더니 '도로'라고 했다.
“교통이 최고 안됐다. 태풍에 도로 좀 무너지면 3-4일을 바깥에 못 다닌다. 마을 사람들이 즉시 부역을 해도 (시내버스) 차가 못 올라 온다 카고...”

박달3리 괘전마을에서 박달4리까지  진입로 일부경사면은 지난 8월 태풍 카눈으로 산사태가 나면서 크게 훼손됐다.
임시복구공사를 통해 피해 직후에 통행이 재개됐지만, 진입로는 언제든 이같은 산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주민들은 이 진입로를 좀더 넓게 잘 확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20여년 객지생활 청산하고 고향살이 20여년 최병일씨

마을 토박이 박해용씨. 객지생활을 청산하고 농사를 좀 짓다가 10여년전부터 식당겸 민박집도 겸하고 있다. 아랫고사리 마을 입구에 있다.
마을 토박이 최병씨. 객지생활을 청산하고 농사를 좀 짓다가 10여년전부터 마을 입구 농장에서 식당겸 민박집을 하고 있다. 

아랫고사리 마을 입구, 이 마을 유일의 식당겸 민박집을 하고 있는 최병일씨(67)는 이 마을 토박이다.
20여년 객지 생활을 하다가 20여년전 귀향했다.

고향에 돌아오고 처음에는 이 마을 여느 사람들처럼 채소도 좀 심고 약용작물도 재배하고 농사도 좀 하며 살았다. 
그러다 “농사만 지어 갖고는 안되겠다 싶어”서, 10년전부터 식당겸 민박집을 운영하고 있다. 

넓은 농장에 풀어 키우는 닭과 염소가 주 메뉴다.
마을이 괘밭마을 앞 자동차 도로에서 1.3㎞나 들어온 곳에 있어서 지나가다 오는 손님은 없다. 때문에 예약손님만 받는다. 

마을주민 절반이상이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들이어서 최씨만큼 이 동네 사정에 밝은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한다.
예전 30만평에 달하는 고랭지 채소밭의 생성과 소멸, 그는 모두 꿰 뚫고 있었다.

최씨는 “우리마을 사람들은 옛날에는 담배, 누에 뽕등을 주로 생업으로 했고, 그 다음대에는 산양삼이나 도라지, 채소 등 각자 특색있는 농작물을  조금씩 하다가 지금은 거의 명맥이 끊겼다”고 말했다.

“옛날 같으면 경제활동은 할수 없는 동네인데, 그래서 요쪽(식당겸 민박)으로 전향했습니다. 돈을 번다기 본다는 용돈 벌어 쓰는 정도입니다. 무엇보다도 마음 편해서 좋습니다.”
하하 하하 사람좋은 웃음 끊이지 않는 그에게 물었다. 진짜 이 마을 좋은 점 한가지만....
“우리동네 자랑요? 공기, 인심 좋은건 다른분들이 다  말씀하셨고.... 양지 바르고 해서 일조량이 많습니다. 손님들이 자고 나서 몸이 개운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고향에 사는 그에게 자랑거리는 끝없이 많아 보였다. 

■ 귀촌8년차 마을 막내 이현수 박달4리 이장

이현수 박달4리 이장. 막내뻘이지만, 이장 5년차다.
이현수 박달4리 이장. 주민들의 막내지만, 이장 5년차다.

이현수 이장은 72년생으로 박달4리 48세대 세대주 가운데 막내뻘이다.
그도 8년전 이 마을 저 마을 귀촌해 살집을 구하러 다니다가 ‘별보기에 이마을 만큼 좋은 곳이 없겠다 싶어’ 서 곧바로 터 잡고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울산에 살던 부인도 이현수 이장이 귀촌한 뒤 1년만에 집을 지어줄 정도로 고사리를 마음에 들어했다고 한다.

“마을 어르신들이 모두 좋습니다. 마을 일 항상 참여해 주시고 단합도 잘 되고, 그래서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지냅니다”

이장을 맡은지는 올해가 5년차다.
태양광발전소 입지 문제로 마을주민들 사이에 생긴 갈등 봉합이 가장 힘들었던 일이라고 했다.
“태양광 발전소 찬반 주민들을 단합시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서로 찬반이 심했는데...지금은 잘 해결되었고, 단합이 잘 되니 정말 다행입니다.”

그는 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서고 마을에 공동소득이 발생한다면 예전 광활한 고랭지 채소밭의 뛰어난 풍광,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안심리에서 박달4리까지 임도를 이용한 트래킹길 개설등  경주 최고의 친환경생태 관광지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있었다.

■ 어르신들이 부모님 같아서 총무 자원...박달4리 노인회 김진만 총무

김진만 노인회 총무. 이 마을에 들어온지 8년째다.
김진만 노인회 총무. 이 마을에 들어온지 8년째다.

김진만 박달4리 노인회 총무(66)는 8년전 퇴직과 함께 윗고사리에 정착했다.
'마을 노인들이 모두 부모님 같아' 서 노인회 총무를 자원했다.
김씨의 부인은 마을 부녀회 회장을 맡아서 일주일에 세 번, 노인회 어르신들에게 점심식사를 해 드린다고 한다.

“저는 귀촌이 아닙니다. 노후생활을 하려고 들어왔습니다. 퇴직을 앞두고 살곳을 알보 보던 중 이곳을 알게됐고 곧장 마음에 들어 이곳에 들어와 살게 됐습니다.”

이 마을에서 가장 좋은 점을 물었더니 “맑은 공기”라고 답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제가 윗고사리 제일 위쪽에 살고 있는데 일하다 땀 좀 흘리면 다 벗고 씻어도 누구하나 보는 사람없습니다. 저한테는 지상낙원입니다. 처음에는 지리산가서 살아 보려고 가려고 좀 알아 보다가 이 마을 발견하고는 다 떼려 치우고 곧장 여기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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