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경계탐사- 마을] 경주최대 고랭지채소단지에서 경주최고 친환경 생태관광지 변모 꿈꾸는 경주시 내남면 박달4리
[경주시경계탐사- 마을] 경주최대 고랭지채소단지에서 경주최고 친환경 생태관광지 변모 꿈꾸는 경주시 내남면 박달4리
  • 김종득 기자
  • 승인 2023.11.1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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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내남면 박달4리 고사리마을. 사진 국토지리정보원. A 위치는 박달4리 마을회관.
경주시 내남면 박달4리 고사리마을. 사진 국토지리정보원. A 위치는 박달4리 마을회관.녹색실선은 경주시 내남면과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경계다. 
경주시 내남면 박달4리 지형도
경주시 내남면 박달4리 지형도 노란색 실선은 9월20일 제9차 경주시경계탐사를 하면서 이동한 구간 표시로 시경계 표시는 아니다. 

시내버스는 하루에 겨우 다섯번 다닌다.
2년전까지만 해도 막차를 몰고온 시내버스 기사는 마을회관에서 잠을 자고 새벽 첫차를 몰고 시내로 갔다.
해발 500m,  30만평 드넓은 고원에는 경주최대 면적의 고랭지 채소밭이 있었다.
강원도 대관령 어디쯤에서나 볼수 있을법한 풍경을 간직한 곳.
경주시 내남면 박달4리, 고사리 마을이다.

경주시 내남면 박달리는 4개 리(里)로 이뤄져 있다.
내남면 소재지 이조리를 거쳐 상신리를 지나, 울주군 상북면 내와리 쪽으로 다가가면서, 즉 이조리에서 멀어질수록  순차적으로 1~4리다.

양삼,샛골 매터가 있는 마을이 1리, 매조골, 사각골을 통칭하는 도진마을이 2리, 괘밭마을이 3리, 고사리가 4리다.
경주시 내남면 박달4리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와 이웃하는 접경지역이다.  
1914년 행정구역 통합때 고사리 일부, 울주군 두서면 내와동 일부를 병합해 박달리로 했다고 전한다.

박달(朴達)이라는 말에는 여러 유래가 전한다.
마을 뒷산 모양이 마치 흰닭처럼 생겼다고 해서, 옛날에는 백닭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또는 마을을 개척할 당시, 뒷산에서 흰닭이 울었다고 하여 백닭으로 불렀다는 이야기도 있다. 후에 백닭이라는 이름이 불길하다고 하여,마을 사람들의 합의에 따라 박달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다른 하나는, 뒷산의 생긴 모양이 ‘둥근달’과 같다하여 ‘밝은달’이라고 했다. 이곳은 산골이라 해가 늦게 뜨는 지역이므로 마을 뒷산이 닭이 날아가는 형상이라해서 닭이 울면 새벽이 온다고 해서 새벽이 오면 밝아진다고 ‘밝다’가 ‘박달’로 불리게 됐다고도 전한다.
모두 산골과 연관이 있고, ‘닭’과 관련이 있는 명칭이다.

박달4리는 내남면에서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로 향하는 2차선 자동차도로에서 동쪽 복안산쪽으로 1.3㎞가량 산속으로 들어가서 자리한 마을이다.

어사가 출두하면 영접하던 오래된 집 즉 ‘고사(古舍)’가 있어 마을 이름을 고사리라고 했다고 전한다.
일부에서는 옛날 이곳에 고씨성을 가진 사람들이 살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는데 어느것이든 확실하지는 않다.
지금 고사리(古舍里)에 어사를 맞이하기 위해 지었다는 고사(古舍)는 흔적을 찾을수가 없다.

60여년전부터 고랭지 채소와 약용작물 재배지로 유명해 지면서 더러는 우리가 먹는 나물, 고사리가 많이 나는 곳이어서 고사리로 불렀을지 않을까하고 오해하기도 한다.
이 마을에 고사리 밭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먹는 고사리 때문에 마을 이름을 고사리로 부른 것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마을주민들 누구도 고사리가 많이 나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는 생각하지도 않는다.
박달4리가 워낙 산골이어서 도시쪽 사람들이 지레짐작으로 그렇게 여길뿐이다.
시경계 주변 마을 가운데 경주최고의 풍광을 자랑하는 마을임에는 분명하다. 

고사리는 해발고도 300m~540m 사이에 약 5㎞에 걸쳐 위 아래로 두 개의 마을이 있다.
위에 있는 마을이 윗고사리, 상고사리라고 하고, 현재 마을회관이 있는 아랫마을을 아랫고사리, 하고사리라고 한다.


과거 : 영남권 최대 고랭지채소재배단지

9월16일 제9차 경주시경계탐사를 하면서 고랭지채소단지인 옛 박달농장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모습. 이날 경주시경계탐사는 비때문에 시경계 산악구간을 따라 가지 않고 내남면 안심1리 청두마을에서 고사리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이동했다. 임도는 고사리마을에서 생산된 고랭지 채소를 외부로 반출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9월16일 제9차 경주시경계탐사를 하면서 고랭지채소단지인 옛 박달농장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모습. 이날 경주시경계탐사는 비때문에 시경계 산악구간을 따라 가지 않고 내남면 안심1리 청두마을에서 고사리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이동했다. 임도는 고사리마을에서 생산된 고랭지 채소를 외부로 반출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내남면 박달4리,
고사리 마을이 언제부터 형성되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박달3리 괘밭이 약300년전에 형성됐다고 하는점에 미뤄 박달4리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이맘때쯤으로 추정할수 있다.
그옛날부터 박달리는 말 그대로 두메산골이었고 박달4리는 그중에서도 오지중 오지였다.

고사리 마을에서 사방을 둘러보면 온통 산밖에 보이지 않는다.
울주군 방면 남쪽으로 천마산(613.3m)이 벽처럼 막아서고, 동쪽으로는 복안산(551.8m) 북쪽으로 선도산(501.8m) 있다.
서남쪽으로는 고헌산 문복산 등 해발 1000m 안팎의 고산준령이 펼쳐진다.

해발고도 500m 주변 윗고사리. 
30만평 고지대에는 1960년부터 2010년대까지 어림잡아 50년이상 경주지역 최대규모의 고랭지 채소재배단지가 있었다. 
마을 주민 박해용씨(82)는 그곳에 고랭지채소밭 단지가 형성된 것은 1950년대 후반이라고 기억하고 있었다.
대구의 한 국립대학 농과대학에서 이 일대 30만평 부지에 실습장을 겸해 대규모 양잠을 위한 뽕나무밭, 채소밭을 조성했다.
국유지였던 그 땅은 그후 양잠기술개발과 채소 생산을 조건으로 대학교 졸업생 12명에게 불하했다.

그러나 갓 대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에게 첩첩산중, 오지에서 농사짓고 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두명씩 차례로  불하 받았던 땅을 팔고 도회지로 떠났다. 
그들로부터 그넓은 땅을  매입한 것은 당시 경주 최고 부자집안 며느리였던 은금지씨였다.
은씨는 대규모 일꾼들을 모아 본격적으로 고랭지채소를 재배했고, 여기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전국 각지로 팔려 나갔다.

내남면 안심1리 청두마을에서 윗고사리마을까지 임도가 개설된 것도, 윗고사리에서 아랫고사리를 거쳐 괘밭마을 앞까지 도로가 개설된 것도 모두 윗고사리에서 생산된 고랭지채소를 비롯한 농산물을 대도시로 실어 나르기 위한 것이라고 박해용씨는 기억했다.

그렇게 성업을 이뤘던 고랭지 채소단지, 박달농장은, 은 할머니가 작고한 뒤 점차 규모가 축소되면서 2010년대 중반부터는 겨우 명맥만 유지하게 됐다. 은 할머니 아들 중 1명이 가업을 이어받긴 했지만, 규모는 확 줄었다.  
지금은 그 유명한 박달농장이름을 딴 다른 사업자가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고 있지만, 그 옛날 박달농장의 규모에는 비할바가 못된다.

은 할머니가 거주하던 농장 가운데 약 10만평(30만㎡)은 그후 태양광발전사업자에게 매각됐다. 현재는 태양광발전허가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그 옛날 채소밭으로 사용되던 곳은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패널들이 설치될 예정이다.

해발 500m 고지에다, 아침부터 저녁때까지 햇볕이 드는 이곳은 태양광 발전소로는 천혜의 조건을 갖춘곳이기도 했다.
그러나 강원도 대관령 고랭지 채소밭 같았던 풍광은 사라질 날이 멀지 않았다.

현재 : 대형농장 1개 남아 명맥유지

10월25일 촬영한 윗고사리 채소재배 단지. 태양광사업자측이 매입한 땅 일부를 주민 일부에게  무상으로 재배하게 한다고 한다. 이 부지에는 태양광패널이 설치될 예정이라고 한다.
10월25일 촬영한 윗고사리 채소재배 단지. 태양광사업자측이 매입한 땅 일부를 주민 일부에게 무상으로 재배하게 한다고 한다. 이 부지에는 태양광패널이 설치될 예정이라고 한다.

박달4리에는 10월 현재 48세대에 71명의 주민이 산다. 남성이 38명, 여성이 33명이다.
세대 절반은 예전부터 터잡고 살아온 토박이고 절반은 이 마을 풍광이 좋아 ‘들어온’ 사람들이다.
산양삼을 비롯해 약용작물을 재배하던 유명농장이 있어 한때는 주말이면 체험객들이 타고온 대형버스가 3-4대씩 몰려와 마을이 시끌벅적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옛날 일이 됐다,
그 유명농장이 쇠퇴하면서 대규모 체험객들의 방문이 끊긴지 오래다.

대부분 주민들은 그저 자급자족을 위한 채소와 약용작물을 일부 심고 거둘 뿐이다.
그 옛날 유명 농장의 이름을 딴 영농조합법인이 대규모 고랭지 채소를 하면서 고랭지채소단지 명맥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박달4리 고사리마을은 더 이상 약초마을도, 영남권 최대 고랭지채소단지는 아니다.

미래 : 대규모 태양광발전소 신설...경주 최고의 친환경 생태 관광지 꿈꾼다

박달4리 이현수 이장이 태양광발전소 가동이후 이 마을의 발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박달4리 이현수 이장이 태양광발전소 가동이후 이 마을의 발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윗고사리 마을 대규모 고랭지채소밭을 경영하던 농장땅 30만평 가운데 10만평은 태양광발전사업자가 매입했다.
고랭지채소를 경작했던 자리 3분의 1에 해당 부지에는 머지 않아  태양광패널이 설치될 것이다.
2018년 약 20만3800여㎡ 부지에 7개의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경북도가 허가 했지만, 주민들의 반대속에 사업내용이 수차례 변경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경북도가 최초 7건의 발전소를 허가한뒤 경주시와 주민들의 반대로 일부 반려했지만, 사업자측이 낸 행정소송에 경북도가 최근 패소 함으로써 이제 발전소 건설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단계다.
사업자 측은 2024년 1년동안 발전소 건설을 거쳐 2025년부터 2044년까지 태양광 전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생산된 전기는 대부분 한전에 판매한다고 한다. 

이 마을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한때 마을전체가 발전소 신설을 반대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주민들 대부분이 수용하는 쪽으로 돌아섰다고 한다. 
2018년 당시에는 사업자측이 태양광 발전소에다 풍력발전소도 겸하는 것으로 알려져 박달4리  거의 모든 주민들이 반대했지만, 풍력발전이 제외되고 태양광발전만 하는 것으로 변경되면서 마을 주민 대부분이 찬성의견으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협동조합형태로 일부 발전소건설 및 운영에 참여하고 그에 따른 수익금은 마을 주민들이 받는쪽으로 합의했다고 전한다. 
공동기금으로는 마을 공동발전을 위한 사업에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사업자측은 주민참여형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해 주민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전력판매 수익금을 배당함으로써 사업자와 주민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소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주포커스가 만난 주민들도 호의적이었다. 일부는 상당한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었다.
이 마을 이현수 이장은 태양광발전을 통해 발생하는 마을공동 배당금은 이 일대를 경주 최고의 친환경 생태 관광지로 만드는데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경주 최고의 고랭지채소단지였던 박달4리, 고사리 마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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