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제9차 경주시경계탐사] 야속한 가을비가 선물한 뜻밖의 발견, 즐거움
[기록-제9차 경주시경계탐사] 야속한 가을비가 선물한 뜻밖의 발견, 즐거움
  • 김종득 기자
  • 승인 2023.09.19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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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내남면 안심1리 청두마을~복안산~박달4리
9차 탐사 기록개요.
9차 탐사 기록개요.

 

제9차 경주시경계탐사 개요

구간 : 경주시 내남면 안심1리 청두마을~복안산~박달4리

일시 : 2023년9월16일 오전9시50~오후3시5분

총이동거리 : 14㎞

총소요시간 : 5시간14분 (이동시간 4시간16분, 휴식시간 58분)

인원 : 34명

날씨 : 비. 영상 22℃~29℃
 

노랑색 실선은 원래 계획했던 9차 탐사 이동경로다.  실제 이동경로는 빨강색 실선이다.  당일 내린 비때문에 당초계획을 변경해야 했다.
노랑색 실선은 원래 계획했던 9차 탐사 이동경로. 9월16일 실제 이동경로는 빨강색 실선이다. 당일 내린 비때문에 당초계획을 변경해야 했다.
청색 실선은 경주시와 울산을 나누는 경계선이다. 
9차 탐사 주변 지도.
9차 탐사 주변 지도.

한달에 한번 진행하는 경주시경계탐사는 전월(前月) 끝난 지점에서 이번달 탐사를 시작해 경계를 이어간 다음 마친다,
그 다음달은 이번달 끝난 지점에서 다시 탐사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변수는 경주시경계탐사가 42.195㎞를 중단없이 계속 달리는 마라톤처럼 할수 없다는 점.
이때문에 경주포커스가 설정한 경계탐사의 한구간은 대략 10㎞안팎이다.

해당구간 출발지와 도착지를 결정하는 기준은 2가지다.
첫째 시 경계로 접근하는 최대한 안전한 경로를 확보하는 것이다. 그 거리가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
두번째 기준은 그 출발지와 도착지에 대형버스가 얼마만큼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대개 이같은 2개의 기준에 따라 출발지와 도착지를 정하면 탐사를 진행해 왔다.

8월19일 진행했던 제8차 경주시경계탐사는 울산시 울주군 두서면 복안리와 경계를 이루는 내남면 안심2리 구일고개 생태터널에서 출발해 복안산 정상까지가 실제 시 경계구간이었다. 
복안산에서 경계구간을 일부 되돌와 다시 안심1리쪽으로 방향을 틀어 하산한  끝에 8차 탐사 도착지는 내남면 안심1리 청두마을이었다. 
복안산정상에서 박달리까지 한꺼번에 이동하기엔 무리라는 판단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제9차 경주시경계탐사의 실제 경계출발지점인 복안산 정상과 최단거리이면서 안전한 이동경로를 확보할수 있는 곳이긴 했지만, 제8차 탐사의 하산구간은 시경계에서는 벗어난 셈이다. 

제9차 탐사는 내남면 안심1리 청두마을이 출발지다. 
따라서 청두마을~ 복안산 정상까지는 8차 탐사 하산때와 마찬가지로 실제 시경계는 아니다.
본래의미의 시경계를 따라가는 것은 복안산 정상이 출발점인 것이다.

제9차 탐사의 당초 계획은 복안산 정상에서 경주시-울산시 경계를 따라 산길을 이동한 다음 박달리에서 2차선 자동차도로를 통해 울산으로 넘어가는 지점까지 이동하는 것이었다. 
청두마을~복안산까지 4㎞를 이동해 실제 시경계인 복안산 정상에 도착한 다음, 복안산 정상~경주시 내남면 박달리,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경계까지 4㎞를 이동하는 계획이었다. 총 예상이동거리는 8㎞ 남짓이었다.

경주시 내남면 박달4리와 울산시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의 경계지점에 효도의집 요양원이 있는데, 그 요양원 진입로 입구가 도착지점의 실제 시 경계다.

출발지 청두마을 입구에서.
출발지 청두마을 입구에서.
청두마을을 지나 복안산으로 향하는 임도로 가는길.
청두마을을 지나 복안산으로 향하는 임도로 가는길.
구지뽕 농가를 지난다.
구지뽕 농가를 지난다.
마을을 지나면서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사진 방창호.
마을을 지나면서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사진 방창호.
임도로 향하는 길가에 밤송이가 탐스럽게 열려있다. 사진 방창호.
임도로 향하는 길가에 밤송이가 탐스럽게 열려있다. 사진 방창호.
고사리로 향하는 임도. 사진 방창호.
고사리로 향하는 임도. 사진 방창호.

제9차 탐사당일인 9월16일 청두마을을 출발해 복안산까지 가는 산길은 오르막이 워낙 가파르기 때문에 조금 쉬운 우회로를 선택했다.
청두마을에서 박달리 윗고사리까지 연결되는 임도를 따라 일부 이동한 다음, 복안산정상으로 향하는 산길로 가기로 했다.  
청두마을 버스 정류장에서 임도 입구까지는 1.5㎞거리다. 
길 양옆으로는 캠핑장도 있고, 펜션을 지었다가 지금은 전원주택으로 사용하는 곳, 구지뽕 농가도 있다.
마당 넓은 전원주택 한 채를 끝으로 본격적인 임도가 시작된다.
임도에 이르기까지 개울건너편 야산에는 밤송이가 포도알처럼 주렁주렁 달려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임도는 자동차가 다니기에는 어려운 지경이 돼 있었다.
흘러내린 빗물에 패이고 곳곳이 끊겼다. 그러나 트랭킹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정도.
그 임도를 따라 1.5㎞정도 이동한 다음 복안산으로 오르는 산길로 접어들었다.
산길 시작지점에서 약 800여m 이동하면 시경계구간과 만난다.

비오는 숲길. 복안산으로 향하는 길이다. 사진 방창호.
비오는 숲길. 복안산으로 향하는 길이다. 사진 방창호.
복안산 정상. 사진 서기호.
복안산 정상. 사진 서기호.
복안산 정상의 무덤. 잡초가 무성하다.
복안산 정상의 무덤. 잡초가 무성하다.

시 경계를 따라 1㎞ 정도 이동하면 복안산 정상이 나타난다.
복안산 정상에서 계속 시경계를 따라 이동하기 위해서는 급한 내리막과 계곡(당수천)을 건너고 윗고사리까지 다시 가파른 산봉우리 하나를 넘어야 한다.

그러나 이날 가을비는 시경계탐사를 더 이상 허락하지 않았다.
출발 때부터 제법 세차게 내리던 비는 천둥번개와 함께 세찬 소낙비로, 복안산 정상에서는 장대비로 변했다.

안전이 최우선이었다.
결국 더 이상의 산길을 따라가는 경계탐사는 무리라고 판단했다.
복안산 정상에서 발길을 돌려 산길을 때라 내려와 임도까지 되돌아 왔다.
경사 심하지 않는 길이었지만 미끄러지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

복안산 정상에서 산길을 내려와 다시 고사리로 향하는 임도를 따라 걸었다. 사진 방창호.
복안산 정상에서 산길을 내려와 다시 고사리로 향하는 임도를 따라 걸었다. 사진 방창호.

다시 처음 산길로 접어든 임도에서부터 박달4리 윗고사리까지는 사전답사를 하지 않았던 곳. 불안했지만 결과는 전화위복이었다.
임도따라 위쪽으로 이동해 갈수록 더욱 깨끗한 길이었다.
더러 수풀이 우거지고 나뭇가지가 길까지 드리운 곳도 있었지만 통행에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1㎞쯤 이동하자 해발 500m 높이에 드넓은 밭이 나타났다.
예전 고랭지채소를 재배를 하던 곳이다. 한때는 30만평의 밭에 고랭지 채소를 재배해 전국 각지로 팔았다고 한다. 
조금전 올라온 그 임도는 예전 이곳 고랭지 채소를 실어 나르기 위해 개설한 것이다.  
이 마을이 윗 고사리 마을이다.

길 양옆으로 펼쳐진 넓은 면적의 밭에는 배추를 심은 곳도 보였고, 더러는 고사리를 심어놓은 기도 했다.
혹자는 이 마을이 고사리 농사를 많이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경주풍물지리’에는 고사리(古舍里)의 유래를 ‘어사가 출두하면 영접하는 집이 있었던 곳’이라고 붙인 이름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옛날에 고씨성을 가진 사람들이 살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한다고 적고 있다.
고사리는 두 동네로 이루어 져있는데 위에 있는 마을이 윗고사리, 상고사리이고, 아랫마을이 아랫고사리, 하고사리로 부른다.

해발 500m, 눈 가는 곳 마다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하늘로 향하는 구름과 높은 산이 어우러진 풍경은 한폭의 동양화가 따로 없다. 
강원도 강릉과 평창 대관령 사이, 우리나라 최대 고랭지 채소단지라는 안반데기 고랭지 채소밭에서나 볼수 있을 법한 풍경을 경주에서도 볼수 있다면, 이곳 윗고사리 마을이 유일한 곳이 아닐까 싶었다.

윗고사리 마을. 길 양옆으로 드넓은 채소밭 약초밭이 나타난다.
윗고사리 마을. 길 양옆으로 드넓은 채소밭 약초밭이 나타난다.
아랫고사리로 향하는 길.
아랫고사리로 향하는 길.
윗고사리에서 아랫고사리로 향하는 길. 사진 방창호.
윗고사리에서 아랫고사리로 향하는 길. 사진 방창호.

채소, 약초 밭 사이로 난 농로를 따라 1㎞가량 이동하니 화계 유의건 선생묘로 향하는 산길이 나타난다. 
잡초 우거져 묘지 탐방은 생략했다.

길을 조금 더 이동하면 약초마을로 유명한 박달4리 마을이다.
아랫고사리 마을이다.

박달4리 마을회관은 시내버스 막차 운전기사가 다음날 첫차 운전을 위해 하룻밤 묵는 곳이기도하다.

박달4리 고사리마을에서 울산시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로 넘어가는 2차선 자동차 도로까지는 약4㎞ 거리다.
마을까지 시내버스는 겨우 왕래한다지만, 대형 관광버스가 진입하기에는 무리였다.
그 길을 걸어 걸어 괘밭마을 입구에서 경주로 돌아오는 버스에 올랐다.

내남면 상신리 최치백 정려비 앞에서.
내남면 상신리 최치백 정려비 앞에서.

돌아오는 길에는 최치백(1676~1744)의 효행과 충절을 기리기 위해 1752년(영조 28년)에 세운 정려비, 최치백 정려비(내남면 상신리), 정무공 최진립장군의 생가이며 경주 최씨 가암파 종택인 충의당(내남면 이조리)을 차례로 둘러본 뒤 9차 탐사를 종료했다.

가을비는 턱밑에서도 긋는다고 했다. 잠깐 오다 만다는 의미다.
9월16일,경주시경계탐사를 앞두고 기상청 예보의 경주 가을비는 그런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온종일 여름 장맛비처럼 쏟아졌다. .

워낙 계획했던 경계구간을 따라 가는 것은 도중에 포기해야 했다.
그러나 내남면 안심1리 청두마을에서 박달4리까지 이어진 임도를 걷는 것은 새로운 발견이었고, 뜻하지 않은 즐거움이었다. 
누구나 계획한 대로 된다면야 더할나위 없겠지만, 결코 그렇게 만만하지  않은게 세상살이 아닌가. 
막히면 돌아가고, 절망속에서도 결코 포기 하지 않으며 마침내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것, 이 또한 우리네 삶 아닌가.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희망 잃지 않고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행운이 찾아오거나, 마침내 뜻을 이룬다는, 
새옹지마, 전화위복의 교훈은  제9차 탐사가 일러준 가르침이었다. 

<관련기사보기>
[제7차 경주시경계탐사] 가볼만한 곳 ③ 최치백 정려비
http://www.gjfoc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542

[제6차 경주시경계탐사] 가볼만한 곳-정무공 최진립 장군과 용산서원, 충의당
http://www.gjfoc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422

경주시가 후원하고 경주포커스가 주관하는 경주시경계탐사는 매월1일부터 매월셋째 토요일 본탐사 이틀전까지 홈페이에서 신청자를 접수합니다.
10월탐사는 21일 진행합니다. 문의 774-7627.
 

탐사경로 요약 :
경주시 내남면 안심1리 청두마을~큰솔밭골(구지뽕농장)~작은솔밭골(독가촌)~임도벗어남~역산(우회)~시경계접점~복안산~도진방고개~윗고사리(화계 유의건 선생묘)~시경계접점~아랫고사리~박달4리 경로당~박달3리 괘밭마을(버스탑승)~최치백 정려비~내남면 이조리 충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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