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활동 보장 VS 회사가 피해자
노조활동 보장 VS 회사가 피해자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3.07.19 0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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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국회의원, 노사, 경주시, 경찰서 차례로 방문

통합진보당 소속 김재연, 이상규 국회의원이 18일 경주를 방문, 노조사무실의 자유로운 출입보장을 요구하며 지난 9일부터 농성을 벌이고 있는 금속노조경주지부 발레오만도 지회 노동자, 강기봉 대표이사, 최양식 경주시장, 원창학 경주경찰서장을 차례로 만나 원만한 사태해결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이날 오후 2시30분 발레오만도 지회 해고노동자들의 천막농성장에 도착한 김재연 의원은 곧장 회사안으로 이동, 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조사무실에서 정연재 금속노조 발레오만도 지회장등을 만났으며, 뒤이어  사내 회의실로 이동, 발레오전장 시스템코리아 강기봉 대표이사와 면담했다.

강기봉 사장을 만나서는 노조측이 요구하는 대로 노조사무실에 대한 자유로운 출입 보장을 요구하는 한편 최근 벌어진 사측의 농약살포, 개값 발언 경위등을 추궁했다.

오후5시 경주시청에 도착한 이상규 의원은  김 의원과 함께 최양식 경주시장, 원창학 경주경찰서장을 차례로 방문했다.
최 시장에게는 적극적인 사태해결 노력을 촉구했으며, 원창학 서장에게는 공정한 법집행을 주문했다.
경주포커스는 이날 오후2시30분부터 이들을 동행취재했다.

2시45분~3시10분 농성 노조원 면담
정연재 지회장 "법대로 이행하도록 촉구해 달라"

▲ 금속노조발레오만도지회 사무실에서 김재연의원이 노조원들을 만났다.
김재연의원은 노조사무실 2층에서 농성중인 해고노동자 및 금속노조 간부들과 만났다.
단전, 단수속에서 농성 열흘을 넘긴 노조사무실은 '농성장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창가 햇빛이 드는 쪽에는 수건과 양말등 빨래가 널려 있었고,사무실 구석구석에는 침낭과 모기장, 컵라면등 '농성 필수품'이  놓여 있었다.

정연재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장은 김재연의원에게 그동안의 경과를 설명한뒤 “회사측이 출입절차를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그 본질은 금속노조를 파괴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지회장은 대구지법 경주지원이 지난 3월 25일 (주)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에 정상적인 노조출입을 허용하고 노조사무실을 원상회복하라는 판결을 내렸다는 점과 그후 일어난 일련의 일들을 설명한뒤 “강사장과 만나면 법원 판결만 제대로 이행할 것을 요구해 달라”고 김의원에게 당부했다.

3시10분~3시45분 강기봉 대표이사 면담
강기봉 사장, "대한민국에서 노조탄압 할 방법 없다. 우리가 피해자다"

▲ 사무동 앞에 줄지어 선 보직반장.
강기봉 사장과 김 의원의 면담이 예정된 사무동 건물 앞에는 회색 작업복을 입은 ‘보직반장’ 20여명이 한가운데 좁은 통로만 낸채 양쪽으로 무리지어 서 있었다..
좌우 맨 앞줄의 직원 2명은 ‘김재연 의원님 진실을 알고 가십시오 보직반장 일동’이라고 쓴 피켓을 들고 있었다.
면담장에는 김재연 의원, 정희성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윤병태 도당위원장등 3명의 출입만 허용했다.
기자들은 신분을 확인한뒤 면담장으로 갈수 있게 했다.
강 사장은 2층 회의실 입구에서  김 의원 일행을 맞이했다.

▲ 강기봉 대표이사.
약 30분여 동안 진행된 강사장과 김의원 일행과의 대화는 노조출입 보장 등 주요 쟁점에 대한 현격한 이견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노조측의 핵심요구사항인 자유로운 출입보장요구에 대해 강 사장은 방위산업체의 특성을 감안해 간단한 출입절차만 지키면 된다고 강조했다.
강사장의 발언이다.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존중한다. 저희는 방위산업체다. 기본적인 출입절차만 기켜달라고 여러번 공문으로 요구했다. 저희가 요구하는 것은 그것 뿐이다. 특수 방위 산업체다. 지금저희가 요구하는 것도 사실은 방산업체 출입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다. 이름 석자 쓰고 들오는 시간쓰고, 서명하고... 나갈 때 반대로 하면 된다. 간단한 규정만 지키면 된다고 7~8회 경주지부등에 내용증명으로, 공문을 보냈다.“

이같은 회사측의 방침이 해고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이며, 따라서 다른 사원들이 하는 것과 동등하게 간단한 지문인식만 하는 절차로 해달라는 김의원의 요구에 대해서는 강 사장은 회사 시스템을 이유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 사무동 입구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모습.
동등한 출입절차 요구에 대해 강 사장은, “저희가 이름쓰고, 서명하면 안되나?”고 받았다.

노조가 요구하는. 지문인식을 통한 출입절차를 받아 들이지 않는 대신, 사측이 해고노동자들에게 제안한 출입절차,즉 전체 사원들이 시행하는 방향으로  형평을 맞추겠다고 답변했다. 
다시 강기봉 사장의 말이다.
“지문인식기는 프랑스 본사와 네트워크로 물려 있다. 그분(해고자)들이 저희 회사에 정상적으로 잡혔을때 시스템이 열린다. 지문인식을 하려면 다시 시스템을 설치해야 하고 복잡한 문제가 많다. 반대로 저희 직원들이 모두 (이름을 쓰는 걸로 하면 안되나? ”

“(회사가 요구한, 이름쓰고 서명하라는 출입절차) 차별이라면 저희직원들이 쓰게 하겠다. 시스템에 연결할수 없기 때문에. 저희가 쓰겠다.사내에 머무는 시간은 협의하자고 했다. 노조사무실 원상회복요구는 통상적인 범위내에서 하도록 협의하면 된다.”

최근 발생한 농약살포와 뒤이은 충돌에 대해 강 사장은 “회사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농약살포는 우리가 당했다. 회사는 방역계획에 따라 오전에 농약살포 계획 있으니 자리 비켜달라고 요구 했는데 거절당했다. 그래서 (노동자들이 있는 곳의) 반대편부터 방역했다.....화단쪽에 사람이 안계신곳부터 농약을 치기 시작했는데, 그분들이 (살포기를)빼앗아 이 상무에게 살포했고, 그 다음 폭행사건이 생겼다. (농약을 쳤던) 60세 직원은 병원에 계신다.“

강 사장은 또 대화를 통한 사태해결을 위해서는 노조측의 태도변화를 먼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서로간에 존중을 보여줘야 한다. 매일 90데시벨이상의 노동가요를 매일 5,6시간 들으며 일한다. 그런 상황에서는 대화를 위한 대화 밖에 안된다. 서로 대화 상대를 존중하자고 요청했다. 지금도 무력으로 침입한 거다. 저희 잘못이라면, 강제이행금 내면 된다. (노조측이) 힘의 논리로 저희들을 탄압하고 있다. 주거침입, 퇴거불응, 업무방해 이런 상황에서 얼마만큼 대화가 되겠나?“

회사측은 이날 오전 단수를 해제했다. 그러나 노조사무실에 대한 단전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강 사장은 “단수는 저희가 임의로 오전부터 해제했다. 상황점검이 안되고 화재가 우려돼 (전기를) 못쓰게 하고 있다”며 단전해제 요구는 사실상 거부했다.

김 의원은 거듭 회사측의 전향적인 변화를 주문했다.
“농약살포, 개값발언, 단전단수등은 상식적으로 인권침해다. 그래서 인권위서 조사 했고, 많은 언론이 주목하고 통합진보당, 민주당까지 나서 있는 상황이다.노동자에 대한 탄압을 지속하고 있다. 단전단수등, 탄압행위로 보이는 조치들을 풀어야 한다. 노조사무실 출입은 법원 판결대로 대등하게 해달라.“

강사장의 답변이다.
“전기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점이 여러 가지 있다. 단수는 해제했다. 대기업에서 노조 탄압할 곳은 대한민국에서 한곳도 없다. 저희도 조합 4개가 있다. 탄압하고 싶어도 탄압 할 수 없다. 노조를 탄압할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김의원이 창조컨설팅을 통한 노조파괴 공작을 거론하며 “창조컨설팅은 이미 발레오에서 악명 떨쳤다”고 지적하자 “여러해 동안 조사했고, 저희도 조사결과를 기다린다. 문제 있으면 바로잡아야 한다. 피하거나 회피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 김재연의원이 노조원들에게 면담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강 사장과 김의 원의 면담에서는 회사측이 준비한 동영상 상영을 두고 여러차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강사장은 개값발언, 농약살포등에 대한 진실을 알려면 동영상을 봐야 한다며 여러차례 보기를 권했다.
면담이 끝나기 직전에도 강 사장은 "저희직원들이 매일 매초마다 겪는 인권탄압은 말씀 안하고 있다. 이 동영상을 조금만 보면 평형감 있게 볼수 있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의원과 동행한 통합진보당 정희성 최고위원이 금속노조에서 탈퇴하지 않은 일부 노조원들에게 잡초제거 등을 시키는 것등이 탄압이라고 지적 하자 강사장은 “풀뽑고 청소하기, 저도 했다. 풀뽑고 청소하는 것이 하찮은 일이라면 우리나라에서 풀뽑고 청소하는 사람을 모독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김 의원의 발언에 강 사장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은 마지막 대화가 사실상 유일했다.
김 의원이 “빨리 해결돼서 다가오는 휴가를 편안하게 보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히자 강 사장은 “저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면담을 마친뒤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진실을 철저히 왜곡하고 자신들이 했던 노조탄압을 모두 부정하고 있는데 대해 안타까움과 우려를 금할수 없다”면서 “국회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점을 느꼈다”고 말했다.

▲ 김의원이 승용차를 타넘고 회사를 빠져나오고 있다. 해고노동자들이 회사인근 천막농성장과 노조사무실을 오가는 이 문은 사측이 여러대의 승용차를 이용해 이처럼 봉쇄해 놓고 있다.

5시10분~5시40분 최양식 시장 면담
"법 이행하도록 행정기관이 재데로 감독해 달라"

▲ 김재연 이상규의원이 최양식 시장과 면담하고 있다.
최양식 시장과의 면담에는 2명의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을 비롯 박장근 금속노조경주지부장,정연재 발레오만도 지회장등이 함께했다.
최양식 시장은 이날 오후4시부터 진행되던 경주지역 노사민정협의회 회의도중에 이들과 만났다.
정연재 지회장은 노조의 요구는 자유로운 출입보장과 노조사무실의 원상복구 뿐이라는 점을 설명하면서 “회사 대표가 법을 어겨도 행정기관이 관리감독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법원의 결정사항이 이행되도록 경주시청이 적극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요구했다.

최양식 시장은 “폭력없이 평화적 해결이 원칙이다. 노사민정이 깊이 있게 대화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오후6시~45분 원창학 경주경찰서장 면담
"발레오만도 지회 노조원 신변안전 보장만 해준다면..."

▲ 경찰서장과 면담하는 모습.
일행은 마지막으로 경주경찰서로 이동해 원창학 서장과 만났다.
경찰서장과의 면담은 주로 농성중인 금속노조경주지부 확대간부들의 농성해제, 발레오만도 지회 해고노동자 29명의 신변보호등에 대한 대화가 이어졌다.

▲ 박장근 금속노조경주지부장, 정연재 발레오만도 경주지회장.
박장근 금속노조경주지부장은 “금속노조경주지부 확대간부들 80여명도 열흘째 농성하고 있다. 발레오만도지회 노조원 29명의 신변안전만 보장해 준다면 금속노조 확대간부들은 언제든지 농성을 풀겠다”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사측 직원,어용노조원들이 10미터 거리에서 끊임없이 도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레오만도 지회 소속 29명만 남겨두고 농성울 풀수 없으며, 노동부, 경찰등에 수차례 신변안전 보장을 요구해도 아무런 해답이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창학 서장은 “신변보호를 위해 경찰 2명을 대기시켜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 경찰은 충돌 발생가능성이 높은 출퇴근 시간에는 형사기동대를 회사내에 배치시켜 충돌을 막고 있다. 회사 인근에서 24시간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정 지회장은 “노조가 신고해서 경찰이 출동해도 사측직원이 문을 잠그고 곧장 열어주지 않는게 현장의 현실이다. 좀더 적극적인 신변보호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창학 서장은 “노사를 구분하지 않고, 공정하고 엄정하게 법을 집행 할 것”이라면서 “원만한 사태해결을 위해 해고노동자들과 함께 농성중인 금속노조경주지부 간부들이 먼저 회사밖으로 나가줄수는 없느냐”며 금속노조경주지부 간부들의 농성해제를 주문했다.
이에대해 노조측은 신변안전보장이 우선이라고 재차 강조하면서 이견을 좁히지는 못했다.

노조사무실에서 농성중인 발레오만도 해고노동자 29명에 대한 신변안전보장 조치가  이번 사태를 해결해 나가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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