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숲, 초록열매로부터 공존을 꿈꾸다.
여름 숲, 초록열매로부터 공존을 꿈꾸다.
  • 경주포커스
  • 승인 2013.08.28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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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둘렛길에서 느끼는 생태와 환경이야기1

경주포커스는 특별기획으로 진행중인 둘레길 탐사의 후기와 함께 탐사지역의 생태를 기록한 글을 <경주 둘렛길에서 느끼는 생태와 환경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연재한다.
첫 번째 이야기는 경주시 내남면과 울산시 울주군 두동리에서 경주시 내남면 안심리, 울주군 두서면 경계까지 진행된 제5차 탐사구간의 생태 이야기다.

 

▲ 굴참나무 열매

▲ 이현정 < 경주숲연구소장>
어느 덧 5차에 접어드는 둘렛길 사전답사. 웬일 인지 산행대장님의 연락이 오지 않았다.
답답한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답답한 내가 휴대폰 터치를 한다.

산행대장님 왈 바로 내일은 어떠냐고 하신다. 목 빠지게 기다린 나는 흔쾌히 동의를 하고 우리는 20일 둘렛길 사전탐사를 위한 길을 나섰다.

폭염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하지만 오전에 산이 품은 햇빛의 양은 만만치 않았다. 절기상 입추를 지났고 낮의 길이가 약 30분가량 짧아졌다. 그런데 온몸으로 느끼는 뜨거운 열기는 오전 내내 길을 찾지 못해서 헤매는 맘속의 짜증을 태울 기세로 다가왔다.

이런 열기를 잊으려고 했나......숲길이 내 눈 속으로 들어왔다. 여름 숲길이다. 숲길은 소나무 아래 소나무와 어깨를 나란히 한 굴참나무, 아직은 천천히 자라며 빛을 차지할 공간을 눈치 것 살피고 있는 어린 굴참나무와 졸참나무 이하 진달래, 철쭉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숲길 사이로 거침없이 뻗어 나가고 있는 가지와 나뭇잎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에 무언가 반짝인다. 초록열매들이다. 졸참나무의 어린 초록열매, 준주봉을 찍고 살짝 내려섰을 때 만난 신갈나무의 초록열매 그리고 이들 위에 군림하고 있는 소나무의 초록 열매들.......

▲ 철쭉의 초록열매
이 뿐인가 이들의 가장 아래쪽과 어린 졸참나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진달래와 철쭉의 열매 또한 초록으로 물들어 있다. 아직은 초록으로 물들어야 한다. 황갈색으로 익기 전에 조금이라도 빛을 합성해 내어 공기 중에 스며있는 이산화탄소를 열매 속 탄수화물로 탄탄히 키워야 한다.

그러면 이들을 먹이로 살아가는 어치(산까치), 청설모(청서), 다람쥐들에 의해서 번식전략의 성공을 한발 더 앞당기게 되는 것이다.

▲ 진달래 초록열매
열매(도토리)는 그냥 떨어져 싹이 나면 살아남기 힘들게 된다. 땅속에 묻혀야지만 번식성공률을 높이는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참나무 열매는 거의 대부분 비슷한 시기에 한껏 번에 익어서 떨어진다. 그래야 어치, 청설모, 다람쥐가 한꺼번에 다 먹을 수 없어 땅에 묻을 것이니…

봄부터 여름이 끝날 무렵, 숲에선 서로의 잎들이 햇빛을 향한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서 치열한 생존경쟁을 했다면 지금 부터는 초록열매들이 또 다른 생명체들과의 공존 속에서 어떠한 번식전략을 가지고 성공하느냐 이다. 여름 숲의 나무와 모든 식물들은 생존과 번식에 목적을 두지만 함께 숲을 지킨다. 그렇다면 인간의 세계는 어떤 공존의 꿈을 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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