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작전 하듯 통보된 '잡작스런 기자간담회'
군사작전 하듯 통보된 '잡작스런 기자간담회'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1.10.06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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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에게 1시간 30분전 통보... 최시장 "편파적으로 써달라"

▲ 기자간담회를 취재하는 카메라 기자들의 모습.

기자간담회 시작 1시간30분전에 개최사실 통보

한수원 본사위치 재조정 방침을 확정 발표한 6일 최양식 경주시장의 기자간담회는 마치 군사작전 하듯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9월말부터 최종 발표설이 계속 나돌고 있던 가운데  6일 아침 <경북일보>가 ‘한수원 경주도심행, 발표만 남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1면톱으로 보도될때까지만 해도 ‘정말 발표가 임박했구나’하는 정도 이상의 분위기는 아니었다.

경주시국책사업단의 고위관계자는 6일 오전 8시50분쯤 <경주포커스>와의 통화에서 “‘한수원이 경주시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힌 이상 발표 시기를 두고 깊이 고민하고 있다”는 경북일보 보도 내용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 대해  “경주시에서 한수원을 향해 ‘우리가 알아서 하겠으니 따라 오라’고 해도 한수원이 긍정도 시인도 하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면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보도내용을 에둘러 부정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부터 기자회견을 한다는 소문이 급격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한수원본사사수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로부터 <경주포커스>로 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한 것은 6일 오후 2시무렵이다. 9월말부터 거의 매일 최 시장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오늘 오후 기자획견을 한다는데 혹시 알고 계시냐?"고 질문을 하기도 했다.

그후 양북면을 지역구로 둔 권영길 시의원이 오후 2시10분쯤 브리핑실을 방문해 친분이 있는 기자들에게 ‘기자회견 개최여부’를 물었고, 그때마침 브리핑실에 들어온 고해달 경주시 공보전산과장이 “저도 조금전에 기자회견 개최사실을 통보 받았다”고 말하면서 그제서야 기자회견 개최사실을 시청 브리핑실에 있던 3-4명의 기자들도 파악할수 있을 정도였다.

뒤이어 오후2시30분, 경주시청 출입기자들에게 최시장의 기자간담회 개최 사실이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일제히 통보됐다.

기자간담회가 예정된 시각으로부터 겨우 1시간30분전에야 통보된 것.

그러나 기자들에게 공식 통보하기에 앞서 도심권 이전에 찬성하는 사회단체 대표들에게는 좀더 이른 시각에 통보된 것으로 보였다.

기자간담회 개최사실을 통보 받은 직후 오후2시40분쯤 준비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찾아간 경주시청 대회의실에는 이미 현수막과 사회단체대표들의 좌석배치등이 모두 끝난 상태였다.
 

▲ 최양식 시장이 기자간담회를 하기 직전 불국사 주지 성타스님(가운데)이 시의원, 사회단체 대표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회단체 대표들 대거 배석

 기자간담회장에는 시의원과 도의원을 비롯해  대략 40-50명정도의 도심권이전 찬성 사회단체 대표들이 배석했다.

최양식 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마치면서 “갑작스런 일정에도 불구하고 참석해줘서 고맙다. ...한수원본사 위치 재조정을 통해 새로운 경주시대가 열릴 수 있다. ...동경주, 양북주민들이 마음을 열수 있도록 정말 ‘편파적인 기사’ 경주발전을 위하는 기사를 써준다면 이 일은 반드시 성사될 것”이라며 언론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상당수 기자들은 “이처럼 중요한 사실을 발표하면서 겨우 기자간담회 개최 직전에 알리는 것, 이게 정상적인 행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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