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지자체, 수상 많은 경주시를 부러워한다?
다른 지자체, 수상 많은 경주시를 부러워한다?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3.12.26 13: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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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경주시 연말 풍성한 수상

▲ 경주시가 받은 각종 수상내역.
경주시는 올해 중앙부처,각종단체, 언론사 등으로부터 많은 상을 받았다.
경주시에 따르면 최근 월간중앙이 주는 제3회 대한민국 CEO리더십대상을 비롯해 기관수상이 7건, 최양식 시장 개인수상이 4건 등 모두 11건을 받았다.
상이라는 것은 워낙은 해당 지자체나 단체장에 대해 뛰어난 업적을 칭찬하는 것이므로  많이 받는 것이 축하할 일이고, 좋은 일일 것이다.

그러나 생각 해 볼 점도 적지 않다.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각종 시상의 남발은 이미 오래전부터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장을 주민들이 뽑는 민선지자체장 시대 이후 두드러진 현상이다.

지자체장 민선 이후 각종 시상 우후죽순

▲ 경주시의 수상소식을 대서특필하고 있는 언론보도. 연말이면 어김없이 목격하는 익숙한 풍경이다.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김태원 전 한나라당 의원이 2009년 3월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2년5개월간 전국 지자체가 받은 상은 광역 지자체 823개, 기초지자체 4290개로 총 5113개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그 상이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는 통계다.

이처럼 지자체에 각종 시상이 남발하면서 2009년에는 국민권익위원회까지 나서 권고안을 낸적도 있다. 당시 권익위는 2007년부터 2008년까지 2년간 총 131개 자지단체가 각종 협회 등으로부터 351회에 거쳐 `○○대상` 등으로 명목으로 수상했으며 이를 위해 36억여원의 예산이 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대부분의 상이 돈만 내면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대표성과 신뢰성이 결여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하고 각종 규제대책을 권고하기까지 했었다.

이보다 더 심각한 통계도 있다.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이하 민주공무원노조)이 전국 246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2007~2008년 2년간 지방자치단체 및 단체장 수상(기초지자체 경우 해당 광역지자체 수상 제외) 및 지출 내역을 정보공개청구 통해  분석한 결과, 전체 4676건 수상 중 지자체의 지출이 있는 경우가 820건으로약 47억 2900여만이 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243개 지자체의 07-08년 2년간 수상 현황 총 4676건은 지자체별 평균 19.24건이었을 정도다.

전체 지출 820건 47억2900여만원 중 참가 등록 접수비, 심사비, 광고홍보비로 지출된 것은 301건 30억5천2백여만원으로 이는 전체 지출의 64.5%나 차지하는 통계였다. 

공무원 노조는 수상을 이유로 광고 홍보비가 지출되는 것에 대해 철저하게 감시활동을 전개할 것이며, 특히 지자체 단체장의 개인 수상의 경우 단 한 푼도 지자체 예산이 사용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확인 작업을 병행할 것임을 밝혔지만 그후 법외노조 논란에 휘말리며 이 마저 유명무실한 상태다.

연말만되면 각종 기관, 단체 명의의 수많은 상이 수많은 지자체에 주어지고, 해당 자치단체는 그 실적을 홍보하기에 바쁘다. 경주시도 예외는 아니다.
수상한 지자체는  기관표창까지 한데묶어 단체장의 업적으로 홍보하는 일도 다반사다.

▲ 26일자 경북도내 2개 일간지에 실린 구미시와 예천군의 각종 수상을 보도한 기사.
26일 하루 경북도내 일간지의 보도만 살펴봐도 그렇다.
경주시가 수많은 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실린 12월26일자 경북도내 한 일간지의 또다른 지면에 는 ‘예천군’의 수상 실적을 보도하는 기사가 시상기관장, 수상 군수의 사진이 함께 실렸다.
예천군이 올해 중앙·도 단위 각종 시책 평가 30개 분야에서 우수 군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이다.
26일자 경북도내 또다른 일간지에는 구미시의 수상실적을 보도한 기사가 실렸다.
남유진 구미시장이 상장을 들고 꽃다발을 목에건 사진과 함께 실린 이 기사는 ‘구미시는 올한해 8년 연속 전국 복지정책 평가 우수지자체 선정, 제10회 지역산업정책대상대상 등 44개 기관수상과 시장개인수상 3개 등 많은 상을 받았다’ 고 보도하고 있다.

경주시가 받은 11개의 각종 수상은 오히려 이들 단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인 셈이다.

연말마다 수많은 시상 홍수...옥석 구분조차 어려워

▲ 포털 사이트를 검색해 보면 비슷한 이름으로 지자체나 단체장에게 주어지는지 상이 그 수를 셀수 조차 없을 지경으로 많다는 걸 금방 알수 있다.
연말마다 지자체나 단체장이 받는 각종 상이 얼마나 많은지는 포털사이트에서 관련 검색어만 입력해 봐도 금방 드러난다.
위 사진처럼 수많은 지자체가 이름도 비슷한 수많은 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차고 넘친다.

이처럼 대한민국에서 지나치게 많이 남발되는 지자체에 대한 평가 및 시상은 상의 가치와 권위를 떨어뜨리게 한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시민의 세금과 행정력이 낭비된다면 더욱 큰 문제다.
지자체들이 각종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나름의 행정성과를 알리고 싶은 욕심도 작용하겠지만,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지방선거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은 당연하다

경주시에서도 시청 본관에 이미 오래전부터 수상이 확정될때 마다  이를 홍보하는 현수막이 내걸리기 시작해 올해 받은 상의 숫자 만큼이나 많은 수의 현수막이 본관앞에 내걸려 있다.
선거법저촉을 우려한 때문이겠지만,  도로 곳곳에 관변단체를 동원해 홍보물을 내걸리는 볼썽 사나운 모습은 그나마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경주지역 일부 기관의 건물에는 자신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 성 싶은데도 경주시 수상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내건 곳도 목격된다. 

공신력 있는 기관이 선정한 의미있는 상?

▲ 한국원자력환경공단에는 경주시 수상을 알리는 현수막이 무려 3장이나 내걸렸다.
상(賞)의 사전적인 뜻은 ‘뛰어난 업적이나 잘한 행위를 칭찬하기 위하여 주는 증서나 돈이나 값어치 있는 물건’을 뜻한다.
경주시가 수상한 나름의 의미는 충분할 것이다.
경주시가 받은 각종 상의 의미를 깍아내릴 의도는 없다. 경주시가 각종 수상실적을 올리기 위해 홍보비나 광보비등을 썼다는 흔적도 없다.

그래도 몇가지 생각과 의문이 드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다.
경주시에게 상을 준 기관이나 단체들은 과연 모두 공신력 있는 기관이나 단체인가?
받은 상은 과연 모두 자랑할 만한 것인가?
경주시가 24일자 보도자료에서 밝힌 것처럼 ‘일 잘하는 자치단체로 평가를 받아 (경주시가) 다른 지자체로부터 부러움을 받고 있다’는 말은 어느정도 진실일까?

한수원본사 이전시점을 2년이나 연기한다는 발표가 나온이후 시민들의 불만과 한숨소리가 드높은 작금의 경주 현실은, 이런 의문을 더욱 짙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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