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경? 왕궁? 시민들은 혼란스럽다
왕경? 왕궁? 시민들은 혼란스럽다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4.01.28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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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경주시가 '신라왕궁' 복원 강조하는 까닭은?

▲ 일부 언론은 신라왕경으로 표현하기도 했지만, 28일자 조간 대다수는 경주시가 배포한 보도자료대로 신라왕궁으로 쓰고 있는 등 언론보도조차 신라왕경, 신라왕궁이 혼란스럽게 표현되고 있다.
신라왕경 복원정비사업일까? 신라왕궁 복원정비 사업일까?
문화재청과 경주시, 경북도가 업무협약을 하고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경주시와 최양식 시장은 ‘신라왕궁 복원정비 사업’이라고 하고, 정수성 국회의원은 ‘신라왕경 복원정비 사업’이라고 한다.

누구의 표현이 맞을까? 

경주시가 표기하는 ‘신라왕궁 복원정비사업’은 지난해 10월21일 문화재청, 경주시, 경북도와 업무협약에서 사용한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 정비’사업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다.
경주시와 문화채청등은 지난해 10월21일 변영섭 전 문화재청장등이 참석한 가운데 월성, 황룡사․동궁과 월지․월정교 등 4개 복원, 정비 사업을 포함 모두 8개 사업을 대상으로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을 추진하기로 업무협약을 체결했었다.
따라서 정확한 표현은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이라는 표현이 맞다.

그런데 왜 경주시는 신라왕궁 복원 정비 사업이라고 표기할까?
경주시 역사도시과 관계자는 “신라왕경이라는 표현이 정확하지만, 시민들이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신라왕궁’으로 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시민들의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해 신라왕궁으로 쓴다는 것이다.

용어변경으로 시민혼란 가중

▲ 정수성국회의원, 최양식 시장이 27일 추진위원회 발족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용어를 잘못쓰는 것은 자칫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수도 있다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먼저 원래 협약과 다른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정작 시민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할 가능성이 크다.
정수성 의원은 27일 경주시청에서 열린 신라왕궁 복원정비 추진위원회 발족식에서 “신라왕궁을 복원하는 월성정비 복원사업은 신라왕경핵심 유적 복원, 정비 사업으로 선정된 8개 사업중의 하나인데, 명칭을 확실하게 하지 않음으로써 시민들은 신라왕궁, 월성왕궁복원, 황룡사 복원등으로 혼란을 빚고 있다”면서 “왕궁복원사업이 신라왕경복원사업중의 하나이므로 명칭을 정확히 해야 한다”고 추진위원회에 당부했다.

두 번째는 신라왕궁 복원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오히려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의 전모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

많은 시민들이 신라왕경 핵심유적 정비 복원 사업을 잘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명칭마저 신라왕궁 복원 정비 사업이라고 표기하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시민들에게 잘못된 인식만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신라왕궁 복원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사업내용 전부를 시민들에게 차근차근 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기간, 예산추정도 이견 노출

▲ 경주시청 알천홀에서 열린 신라왕궁복원 정비 추진위원회 발족식 행사 모습.
이처럼 용어가 혼란스럽게 사용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기간이나 예산 규모에 대해서도 최양식 경주시장과 정수성 국회의원사이에 일부 이견이 노출되기도 했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27일 추진위원회 발족식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궁궐복원의 핵심시설 가운데 하나인 조원전의 복원에 대해 “12년안에 현실화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2025년까지 궁궐일부 건물이 복원될 것처럼 설명했다.
그러나 정수성 의원은 “2025년까지는 어렵고 2035년까지 가능할 것”이라며 최시장과 다른 견해를 펼쳤다.

실제로 문화재청이 밝힌 사업계획에 따르면 월성 복원 정비 사업의 경우 2017년까지 1단계 기간에 발굴 및 심화연구, 주요건물 복원설계, 2025년까지 발굴 및 심화연구를 계속하며서 주요건물 복원에 착수한다는 것이어서 발굴, 전문가 고증등이 늦어질 경우 2단계 마무리 해인 2025년에 가서야 복원에 착수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사업예산과 관련해서도 경주시는 신라왕궁 복원사업비로 2700억원을 추정한 반면 정 의원은 “2700억원으로 안되며 8900억정도 필요할 것"이라면서 "추정 예산총액을 추진위원회에서 잘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다른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신라왕경핵심유적 복원 정비 사업에 대한 국회의원,경주시장의 인식차이는 사업초기에 이 부분을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자칫 초반의 작은 인식차이가 나중에 가서는 매우 큰 간극으로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고, 이럴 경우 사업전반에 상당한 혼선을 초래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주시가 명칭을 변경해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데 대해 신라왕경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의 실체적인 내용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 보다 신라왕궁 중심의 홍보에만 골몰하는 것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불필요한 논란을 조기에 종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용어부터 실체적 사업내용인 신라왕경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으로 정리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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