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게시판, '기적을 믿어요...무능한 정부' 염원, 비판 '빼곡'
시민게시판, '기적을 믿어요...무능한 정부' 염원, 비판 '빼곡'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4.04.24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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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분노, 기적을 바라는 마음 가득 담겨

▲ 계림연합문화관광형시장사업단이 설치한 희망보드에 시민들이 추모와 무사귀환을 바라는 글을 적고 있다.

▲ 경주시민들의 간절한 마음이 가득 담겼다.

▲ 국화꽃다발에는 어른들의 마음이 담겼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기적을 믿어요. 제발 살아서 돌아와...”
“꼭 살아서 돌아와요. 기다릴께요”

경주 계림연합문화관광형시장사업단이 23일 중심상가 고객쉼터 외벽과 도심 패션의 거리에 설치한 희망메시지 보드에는 여객선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경주시민들의 간절한 마음이 가득했다.

23일 설치한 지 겨우 몇시간이 지나면서 대형 보드판은 글씨를 더 적을 공간 조차 부족할 정도로 수많은 격문이 빼곡히 들어찼다.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글이 많았다. 실낱같은 기적을 바라는 염원도 그만큼 많았다.

“바닷가에서 놀다가 늦어셨죠.그래도 저기서 부모님이 팔 벌리며 계시네요.
가서 꽉 끌어안고 웃으면서 말하세요.다녀왔다고...사랑한다고...“

패션의 거리에 설치된 희망메시지 게시판 앞에는 이름모를 어른들이 가져다 놓은 국화 꽃다발 2개가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꽃다발에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리본이 붙어 있었다.
이처럼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어른들의 안타까운 메시지도 많았다.

“부끄럽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해.”
“ㅠㅠ 너무 안타까워요. 무능한 정부….위에선 편히 쉬세요”
“다음 세상에서는 한국에 태어나지 마”

게시판에 적힌 수많은 글 중에서 유독 이번 사고를 통해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안산 단원고 학생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글이 특히 많았다.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미쳐 피어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마감한 학생들의 희생이 그만큼 가슴 아프게 다가온 것이다.

한 시민은 제발 무사히 돌아 오기를, 그래서 그 아이들이 제대로 자라 세상을 변화시키고, 반듯한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바람을 간절하게 담았다.
아이들의 꿈을, 생명을, 그리고 아무것도 제대로 지켜주지 못하는 오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못난 어른들' 모두의 마음인 듯 했다.

"돌아와서 너희의 여행을 망친 어른녀석들과 멍청한 이 세상, 특히 나랏님을 향해 한소리 해줘야지…. 너희가 이제 제대로 정신 박힌 어른이 되어주고 정신 나간 세상을 변화 시키고 이 나라 잘 다스리는 꿈을 꾸어야지…“.

▲ 고 노무현대통령을 그리워 하는 글도 있다.
 
 ▲ 사고수습에 허둥댄 정부를 비판하는 글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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