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 안강 해고노동자 권영국 변호사, 경주 출마 선언
풍산 안강 해고노동자 권영국 변호사, 경주 출마 선언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6.02.21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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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풍산 안강공장 해고노동자  권영국변호사(53)가 제20대 국회의원총선 경주시 선거구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2009년 경찰진압과정에서 6명이 사망한 용산참사에서 철거민들의 변호인을 맡았던  그는 21일 참사 현장인 용산 남일당 터에서 출마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을 심판하기 위해 TK 심장부인 경주에서 출마한다"고 밝혔다.

권 변호사는 “박근혜 정권은 새누리당의 심장부인 대구경북 지역 경주에서 지금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을 진행하고 있다”며 “6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용산참사 살인진압의 책임자로, 이후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두 번이나 공직에서 중도 사직하고,한국공항공사 사장 재임기간 중 2년 연속 비밀리에 일왕 생일 축하연에 참석한 김석기씨가 경주에서 새누리당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해 공천 절차를 밟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자신의 출마가 김석기 후보를 겨냥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어 “살인진압의 책임자가, 공직을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경력 관리용 자리로 이용하고 일왕 의 생일 축하연에 참석해 축배를 드는 자가 국민대표인 국회의원으로 재차 출마하려는 행위는 대한민국의 수치이며. 경주 시민을 ‘불가역적으로’ 모욕하는 행위”라며 “경주 안강에서 노동운동으로 젊은 청춘을 불태웠던 저는 살인진압의 주범 김석기씨의 감추어진 진실을 폭로하고, 이를 지원하고 있는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을 심판하기 위해 ‘티케이’ 심장부인 경주에서의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 권영국 변호사는 1988년 (주)풍산 안강공장에서 노조를 설립하다 동료 노동자 20여명과 함께 1989년 1월 해고된 이력이 있다. 2010년 1월31일 새벽 화재로 (주)풍산 해고자 협의회 노동자들이 복직운동을 하며 사무실로 쓰던 콘테이너에서 화재가 발생해 동료 2명이 사망하자 2월2일 열린 장례식에서 울분을 토하는 권 변호사.
그러나 자신의 출마가 단순히 김석기 후보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한 정치혁명의 산파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권 변호사는 “저는 단순히 불의한 개인과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 총선 출마를 결정한 것만은 아니다”면서 “이번 총선 출마를 계기로, 재벌과 부자 정권에 대한 심판을 넘어 불 꺼진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민주진보정치를 살려내는 밑불이 되고 분열된 시민사회와 노동의 정치를 단결시키는 울타리가 되고 재벌과 부자 정권으로부터 노동자·서민의 권력을 되찾아오기 위한 초석을 닦겠다”고 말했다.

권변호사는 출마선언문에서 밝힌 것 처럼 흔히 말하는 성공의 길을 가는 대신 고난의 길을 선택한 인물로 볼수 있다.
강원도 태백시 탄광촌에서 태어난 그는 포항제철고를 거쳐 서울대금속공학과를 졸업(85년)하던해에 (주)풍산에 입사했다. 
풍산 안강공장 노동조합 지부 설립투쟁에 참여한 1988년 8월 1차로 해직됐다가 12월 복직했으나, 이듬해 1월 재차 해직됐다.  경주와의 인연은 85년부터 89년 1월까지 풍산 노동자로서, 그후 동료들과 함께 (주)풍산해고자 협의회(풍해협) 를 만들고 복직투쟁을 하면서 이어졌다.

2010년 지난 1월31일 새벽 안강 공설운동장 인근 컨테이너에 있던 <주>풍산 해고자 협의회 사무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동료 해고노동자 고 정병구(46) 권태건(45)씨 등 2명이 사망하자 한달음에 달려와 장례를 엄수하기도 했다.
김종득기자 블로그. - 2010년 2월2일 풍산 해고노동자 화재로 사망...장례식 엄수 바로가기

그는 출마선언문에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나 공대에 진학했고,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풍산금속에 입사한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비참한 노동현실을 바꾸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하고, 두 번의 옥살이를 해야 했으며, 보안사 사찰 대상이 되기도 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해고된지 10년만인 1999년 사법시험(제41회)합격 했지만 현실을 외면하지 않았다.
2002년 민주노총 법률원을 설립해 4년동안 법률원장을 역임했고, 이명박 정부 출범후인 2008년 5월부터 2014년 5월까지 6년동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장을 역임하며 신세계이마트 정상화 공대위위원,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건 소송대리인단, 쌍용차 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등을 맡아 활동했다. 각종 집회, 시위현장에서 앞장선 그에게 '거리의 변호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권 변호사는 출마선언문에서 자신의 삶에 대해 “올해로 변호사 14년차를 맞기까지 돈이나 권력, 명예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고, 그저 노동자들 편에서, 억울한 사람들 편에서 노동, 인권, 재벌개혁,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해 한길을 걸어왔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의 편에 선 노동변호사로서, 용산참사, 쌍용차 파업진압, 세월호참사, 민중총궐기 탄압 등 공권력의 이름으로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유린해온 국가폭력에 맞서온 인권변호사로서 거리와 법정에 서 있었다’는 것이다.

정치를 하게 된 것은 잘못된 현실을 고치기 위해서라고 한다.
권 변호사는  “기울어진 정치적 세력관계를 바꾸지 않는 한, 법과 제도란 기득권 질서를 옹호하는 기제로 작용할 뿐 잘못된 현실을 고치는 장치가 될 수 없다는 절실한 깨달음 때문”이라고 밝혔다. 

권 변호사 오는 24일쯤 기자회견을 통해 경주시민들에게 자신의 출마를 선언하고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시민들의 정치참여 플랫폼인 '시민혁명당'을 추진중인 그는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 2010년 2월2일 동료 해고노동자 장례식에서 슬픔에 잠겨있는 권변호사.
1963. 8. 15. 강원도 태백시 장성군 탄광촌에서 출생
(부친은 포항시 동해면 출신)
1981. 2.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 제철과 졸업
1981. 3.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금속공학과 입학
1985. 2. 위 대학교 졸업
1985. 1. (주)풍산 입사
1989. 1. (주)풍산 퇴사
1999. 11. 제41회 사법시험 합격
2000. 3. 제31기 사법연수원 입소
2002. 2. 사법연수원 수료 및 변호사 활동 개시
2002. 2. ~ 2005. 9. 민주노총 법률원장 역임 (4년)
2008. 5. ~ 2014. 5.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 역임 (6년)
2006. 2. ~ 현재. 해우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주요경력]
- 제41회 사법시험 합격(사법연수원 31기)
- 민주노총 법률원장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
- 발전노조 파업사건 변호인
- 영등포구치소 재소자폭행 민관합동조사 민간조사관
-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 관련자분과위원
- 단병호 국회의원 자문위원
- 한겨레신문 사외이사
-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사
-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자문변호사
- 이주노조 합법화 소송대리인
- 화물연대 구속사건 변호인
- 2008년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인권침해감시단
- 용산참사 진상조사단 조사팀장
- 용산참사 구속 철거민 공동변호인단
- 교사공무원 정당가입 사건 공동변호인단
- 쌍용자동차 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
-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건 소송대리인단
- 신세계이마트 정상화를 위한 공대위 위원
- 삼성전자서비스 위장도급 공대위 소집권자
- 삼성전자서비스 고 최종범 열사 대책위 공동대표
- 삼성바로잡기운동본부 공동대표
-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감사
- 매일노동뉴스 감사
-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 소송대리인단
- 한국수력원자력 불법파견 사건 노동자 소송대리인
- 민변 세월호 참사 특위 위원장
-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공동본부장

[주요저술]
<논문>
-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의 위헌성”, 『법과 기업 연구』, 2011년 제1권 제3호, 서강대학교 법학연구소
- “정리해고에 관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인권법의 이론과 실제』, 2011년 제3호 , 한양대학교 공익소수자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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