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불출마선언 최양식 시장, 최초 심경토로 “불출마 선언은 경주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내린 결정”
[단독인터뷰] 불출마선언 최양식 시장, 최초 심경토로 “불출마 선언은 경주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내린 결정”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7.10.1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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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불출마’를 전격 선언한 최양식 경주시장을 19일 단독 인터뷰했다. 최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뒤 지역내외의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경주포커스>가 최초다.

최 시장은 인터뷰를 통해 지지자들에 대한 미안함, 각종 억측이 제기되는데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면서 “불출마 결정은 경주에 대한 깊은 애정에서 나온 충심”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자신의 불출마 선언에 대한 본래의 의미가 훼손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인터뷰는 19일 오전 11시부터 약 40분 동안 시장 집무실에서 진행했다.
 

▲ 최양식 시장이 19일 경주포커스와 단독인터뷰에서 밝은 표정으로 심경을 밝히고 있다.
-29일 불출마를 선언한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사람과도 상의하지 않았고, 가까이 계신 분들과도 상의 안했다”며 “오랫동안 심사숙고한 결정”이라고 했는데, 불출마를 결심한건 언제부터인가?
"상당히 오래됐다. 두세 달 전에 이미 결심을 했다. 제가 두 번 임기를 하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정열을 바쳐서 했다. 일부 미흡한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제가 바라는 성과도 거두었다. 한편으로는 4년 더 하면 더 많은 일을 하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제가 4년 더 시장직을 수행해서 보여줄 수 있는 것 보다는 다음 세대가, 다음 시장이 경주시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제가 하는 것 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시청 직원들도 더욱 긴장하면서 새 시장을 맞이할 것이고, 시민들도 새로운 시대로 시정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경주에 새로운 바람과 물결이 일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제가 해야 하겠다는 나름의 소망보다 더 소중한 가치, 즉 경주에 새로운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제가 만약 시장직을 12년간 수행한 저하고 근접한 세대들은 시정에 참여해 자신을 뜻을 펼칠 기회를 갖지 못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추진하고 싶었던 것 중에, 3선 도전을 하지 않게 되어서 특별히 아쉬운 것은 어떤 것들이 있나?
“첫째 신농업 혁신타운 조성이다. 10만평 이상의 부지를 확보해서 농업혁신 시킬 시험장, 연구시설등을 갖추겠다는 방안이다. 남은 기간 시의회와 협조해서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두 번째는 하상저수지 조성이다. 올해는 특히 비가 내리지 않아서 물 부족 현상을 심각하게 겪었다. 지금 덕동호 수위는 51%정도다. 이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 하천의 경우에는 슬로프가 굉장히 강해서 홍수 때 빗물이 빠져 나가는 통로역할을 할 뿐이다. 평소에 빗물을 저장하는 대형 하상 저수조를 건설하고 싶었다. 국토교통부와 상의해서 용역을 추진해 볼 계획이다. 평상시 100만 톤~200만 톤 정도의 하천수를 저수할 수 있다면 비상시에 대비가 가능할 것이다.
특히 하상 지하 저수조이므로 녹조도 발생하지 않고 수질도 정화할 수 있다. 당연히 농업용수도 가능한데 그걸 꼭 해보고 싶었다.

세 번째로는 경주에 기업이 1900개정도 있지만 이 부분에 대한 행정의 예산은 너무 적다. 강소기업상생지원센터를 만들어서 기업유치단계부터 지원해야 한다. 기업이 경주에 정착한 이후에는 금융, 판매. 국제협력까지 지원하고 나아가 법률상담까지 지원하는 센터를 꼭 만들고 싶었다.

그 외 추진 중인 사업 중에 아쉬운 부분은 나중에 말씀 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다.
신라왕경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은 특별법을 시급히 제정해야 한다. 정부와 협조해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계속 협의해서 성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9월29일 불출마를 선언한 기자간담회에서 “너무 일찍 불출마를 선언하면 직원들의 동요 문제가 있고, 너무 오래 결정하지 않으면 다음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문제가 생길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는데, 시장께서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는다고 해서 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문제가 생길 부분은 무엇으로 생각했는가?
“우선 저의 문제다. 저를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은 선거를 앞두고 저의 의지와 관계없이 저를 위해 많이 움직일 수 있는데,그 부분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저의 지지자들도 나름대로 지지자를 결정해야 하는데 저 때문에 누굴 지지해야 할지 망설이게 되는 측면도 있다. 그러므로 저부터 빨리 정리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는, 아직 출마 여부를 결심하지 못한 사람들 중에서도 제가 출마하지 않는다면 출마를 결정할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출마를 결심해 놓고도 현직시장인 저 때문에 안면 받혀서 움직이지 못할 수도 있다.
이 분들에게 부담을 덜어주고 자유롭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분 들이 좀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활동하고 미래를 선택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 9월29일 기자간담회에서 불출마를 선언하는 모습.
-일각에서는 너무 일찍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공직사회의 기강해이나 동요문제를 우려하기도 한다. 공직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곧 선거전에 돌입할 텐데, 따져보면 저의 불출마 선언은 결과적으로 보면 겨우 한두달 빨라 졌을 뿐이다.
기회가 된다면 선거돌입전에 후보자 회의를 한번 요청하고 싶다. 출마하시는 분들에게 공직사회를 이용하지 말라는 부탁도 드리고, 가급적 선거운동 기간 중에는 시청 출입을 자제하도록 부탁드리고 싶다.
공무원들도 엄정중립 자세로 임해야 한다. 설령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더라도 과감히 거절하는 엄정중립의 자세, 금도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시민들에게도 요구하고 싶은 것이 있다.
누구를 지지하는 것은 좋은데 남을 비난해서는 안된다. 또한 선거전에 너무 빠져서 격렬한 싸움이 생기지는 않도록 해야 한다. 후보들이 페어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유권자도 후보자와 함께 노력해야 한다.“

-레임덕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데,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은?
“제가 해야 할 것은 엄정한 선거중립이며, 공직사회의 업무 기강을 확립하는 것이다. 직원들도 협조를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많이 걱정도 하고 의심도 하는데,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민원담당, 새내기 공무원들에게도 기회 있을 때 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하고 있다.
제가 레임덕을 걱정해서, 또는 남은 업무 마무리를 잘 하기 위해서 출마를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웃음)
불출마를 선언해서 걱정을 할 수는 있지만, 불출마 선언을 통해서 기대하는 많은 장점들은, 일각에서 우려하거나 예상하는 문제점을 충분히 극복하고도 남을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유한국당의 혁신안에는 3선을 배제한다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현재 여러 가지 정치적 상황으로 볼 때 경주선거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볼 수 있는 자유한국당의 공천을 받는 것이 어렵게 예상되면서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추측이 있다. 시장의 견해는?
“공천은 누구로부터 얻는 것도 아니고, 받는 것이 아니다. 공천은 쟁취하고 빼앗는 것이다. 국회의원이든 중앙당이든 어느 것이든 간에 빼앗는 것이지 누구로부터 선물처럼 받는 것이 결코 아니다. 지난번 선거 때도 제가 공천을 받는 과정은 굉장히 어려웠고, 쟁취하는 과정이 있었다.제가 공천을 받을 자신이 없어서 불출마를 결정한 것은 결코 아니다.
불출마 결심은 오래전에 한 것이다. 경주를 생각하는 깊은 애정으로 결심한 것이라는 점 다시 한 번 말씀 드린다.

-불출마선언 이후 여러 억측들이 나오고 있다. 추측성 말을 옮길 경우 또다른 소문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이런 억측들이 제기되는데 대해 시장께서 하고 싶은 말씀은?
“시민 누구나 사실에 대해 비판할 수 도 있고, 조사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저의 충심을 이해하고, 신뢰하고 믿어 주셨으면 좋겠다.
공천 받을 자신이 없어서 그런 결정을 했다거나 시중에 여러 관측들을 마구 제기한다면 불출마선언의 의미는 상실된다.
만약 그런 이유로 불출마를 선언했다면 저의 불출마선언은 패배자의 길에 불과하다. 그런 것이 결코 아니다.
일각에서는 다른 공직을 맡을 것이라는 추정을 하기도 하는데, 저는 저를 시장자리에 보내준 저의 소속 정당에 대해 마지막까지 신념을 함께 할 것이다. 제게 공직을 맡아 달라고 제안을 해올 일도 없다.
제 나이가 대한노인회 정회원이다.(웃음)욕심을 냈다면 불출마 선언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불출마 선언이후 변화를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
"마음을 내려놓았다는 느낌이 있다. 동시에 저를 지지해준, 저와 함께 했던 분들과 한마디 상의도 하지 않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 늘 송구한 마음이다. 그 분들에게는 지금도 다니면서 양해를 구하고,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다.
처음에는 불출마 철회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붙인 것을 보고 저에 대한 대접이라는 생각도 했다. ‘잘 가라’ 하는 것 보다는 그래도 ‘고생했다’고 하는 것을 보고, 저를 생각해주는 분이 있구나 하고 위로 받은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너무 지나치면 제가 마치 다른 생각을 품은 듯 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연휴가 끝나고 즉시 현수막을 모두 철거하라고 지시했다.
일부에서는 불출마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제가 간곡하게 만류했다. 이제 더 이상은 없을 것이다.
저의 충정을 지지자들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저를 반대하셨던 분들도 이점에 대해서는 이해를 해주시기 바란다.
남은 8개월은 오로지 최선을 다해 시정에 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란다. 경주의 새로운 정치질서, 정치문화가 형성되는데 저의 결정이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최양식 시장의 지지자들은 지난 17일 오전 10시30분부터 시청 앞에서 대규모 불출마 철회 요구를 계획했었다. 경주경찰서에 집회신고까지 제출했다.이런 움직임을 파악한 최 시장은 단체 관계자들에게 전화통화를 하거나 핵심 측근을 보내 집회를 개최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이날 집회는 결국 무산됐다. / 편집자의 말>

▲ 2010년 7월1일 취임식을 마친뒤 경주시청에 들어서면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시민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경주시가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곧 경주에서 열리는 세계유산도시기구 총회에 경주시가 8개의 이사도시로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회장으로 선출되는 것은 불출마 선언으로 어렵게 됐다고 생각하지만, 이사도시로 진출은 꼭 성사시키고 싶다.
▲ 2010년 첫 출마를 앞두고 발간한 책 <최양식이 꿈꾸는 세상>. 최 시장은 이 책에서 언급한 자신의 구상을 경주시장으로서 약 80%는 이루었다고 자평했다.
지난 추석연휴기간 동안 경주에는 110만 명이 방문했다. 지진의 상흔을 어느 정도 떨쳐 버렸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것은 적어도 경주 왕경구역내에서는 관광객들이 자동차를 외곽지에 주차해 두고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다.흥륜사 앞들에 2000대,7번국도 박물관 주변에 1000대 규모의 대규모 주차장을 조성하고 싶다. 황남초등학교터도 매입해서 관광과 시민을 위한 좋은 시설 만들고. 제2동궁원 조성을 계기로 그 일대를 리조트 단지로 조성하면 좋겠다.

경주는 잠재력이 매우 큰 도시다. 얼마 전 국토교통부부장관이 경주를 방문했을 때 ‘경주가 어떻게 이렇게 깨끗하냐?’며 감탄한 적이 있다. 청소를 깨끗이 했다는 것과는 다른 의미, 즉 도시 전체를 잘 가꾸었다는 평가로 해석했다. 전임 역대 시장님들께서 꾸준히 추진하셨고, 저 역시 역대 시장님들의 업적 이어 받아 나름 열심히 추진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경주가 세계적 도시로 도약하도록 시민모두가 힘을 모았으면 바람을 전하고 싶다."

-2010년 출마직전에 발간한 《최양식이 꿈꾸는 세상》이라는 책에서 ‘경주를 단순히 보여주는 도시가 아니라, 대를 이어 살고 싶고, 다시 돌아오고 싶은 행복도시, 누구나 찾고 싶은 품격도시로 만들고 싶다’며 나중에 공약이 됐던 여러 구상을 펼친 내용이 있다. 임기마무리를 앞둔 시점인데, 그 구상은 어느 정도 충족됐다고 보는가?
“한 80퍼센트는 됐다고 본다. 제가 하지 못한 나머지 20퍼센트는 다음 시정을 이끄는 분의 시정목표속에 포함되기를 희망한다.”

-퇴임 후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서예나 그림, 주1회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 재임때 바빠서 제대로 하지 못했던 정기적인 봉사는 꼭 실천할 생각이다. 경주시장으로 재직하면서 단절된 서울생활에서 쌓았던 여러 인적 네트워크도 빨리 회복해야 한다. 경주에 분명히 도움 줄 수 있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 2010년 7월1일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시민을 섬기겠다는 의미로 시장 직인을 무릎을 꿇고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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