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조기이전 '애매모호' 경주시 중구난방 '시의회'
한수원 조기이전 '애매모호' 경주시 중구난방 '시의회'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3.07.0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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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5일 열린 경주시의회 원전특위 간담회에서 경주시 국책사업단 관계자는 한수원 본사 연내 이전에 대한 경주시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해 ‘시민공감대형성’이라는 말을 몇번이고 되풀이 했다.

한수원 본사노조가 4일 기자회견에서 사옥 및 주거가 준비될때까지 경주 완전이전을 미뤄달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발표함으로써 지역사회에 적지 않은 파문이 일고 있는 속에서도  경주시의 태도는 여전히 애매모호하고 시의회는 시의회 차원의 단일한 입장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2013년말까지 한수원이 경주로 완전 이전하게 된 것은 경주시의 거듭된 요구로 한수원과 경주시사이의 합의를 거쳐 지난해 정부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까지 결정된 일이다.
이에따라 한수원은 2013년말까지 경주로 완전이전 하며, 월성원자력본부와 신월성건설소를 2015년말 장항리에 건설되는 신사옥이 준공될때까지 임시사옥으로 쓰고 직원들에 대해서는 전세자금을 지원해 주기로 방침을 마련했다.

이런방침에 대해 문제제기를 먼저 한쪽은 경주시였다.
6월26일 최양식 시장은 취임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방침대로 실행하면 경주에 실익이 없다며 재논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같은 날 김상준 부시장도 시의회 간담회에서 비슷한 발언을 했다.

그후 열흘이나 지났다. 그러나 경주시의 공식적인 태도는 '시민공감대가 형성돼야 재논의를 할수 있다'는 것이다.
경주시 최고위 관계자들이  차례로 재논의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열흘이 지난 시점에서는 논의를 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연내 이전을 고수하겠다는 것인지 더욱 애매모호한 상태다.
여론살피기, 시민눈치기 보기 행정의 극치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5일 열린 시의회 원전특위 회의 모습.
지역현안에 대한 시의회의 대처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정석호 경주시의회 의장은 지난 1일 언론인 간담회에서 "한수원 조기 이전을 재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양식 시장이 6월말 기자간담회에서 설명했던 대로 현상태로 연말까지 이전할 경우 경주에 실익이 없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정의장의 발언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경주시의회가 이에대한 입장을 정한적도 없다. 6월26일 전체의원 간담회에서 추진경과를 설명들었을 뿐 시의회의 입장은 정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 5일 열린 시의회 원전특위 간담회에서도 시의원들 사이에서는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조기이전을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엇갈렸다.
특위 회의는 경주시, 한수원 경영진과 노조를 비판하는데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이 지경까지 이르도록 시의회 나름대로 현안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데 대한 반성은 전혀 없었다. 반성이 없으니 해결책이 제대로 논의 될리도 만무했다.시의회의 입장을 마련하는 노력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의원 개개인의  생각과 의견을 개진 할 뿐이었다.

‘시민 공감대형성’을 되뇌며, 도대체 재논의를 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애매모호한 경주시나, 한수원 경영진과 노조, 경주시 비판에만 열을 올리는 시의회의 태도는 한마디로 시민을 대표하는 집행기관이나 대의기구로서의 역할에 심각한 의문을 갖게한다.
 
경주시는 언제까지  애매모호한 태도로 시간을 허비할 것인가?
시의회는 도대체 언제까지 한수원 경영진과 노조, 경주시를 비판하는데 아까운 시간을 보낼것인가?

지금이야 말로 차분한 토론, 냉정한 결론도출이 시급한 시점이다.
한수원 방침대로 연내 이전을 하는 것이 과연 지역발전에 득이 되는 일인가? 득보다 실이 더욱 큰가?
연내 이전을 전제로 도심권에 임시사옥을 마련하는 것은 과연 불가능한 일인가?
다른 대안은 없는가?
한수원 사택은 2015년말까지 완공이 가능한가? 그 조건을 만족하는 최적의 부지는 어디인가?

한수원 경영진과 노조의 잘잘못을 따져 보는 것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
한수원 노조의 일부인 본사본부 노조가 이전시점을 연기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한수원 경영진은 연내 이전 방침을 거듭 강조하고 있지 않은가?

거듭말하지만 지금은 경주시나 시의회가 현실을 냉정히 따져보고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진력해야 한다. 

그런후에도 시간이 남는다면, 경주시 국책사업단  소속 공무원이나, 경주시의회 많은 의원, 그중에도 원전특위 위원들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한번만이라도 1년전 4월, 당초 2014년 9월까지이던 한수원 본사 이전시점이 왜 2013년말로 결정됐는지, 좀더 나아가 2010년 7월이후 한수원 본사를 두고 어떤 논란과 일이 발생해 왔는지,
한걸음만 더 나아가  2006년 12월 수많은 진통끝에 한수원본사가 양북면 장항리로 결정된 이후 한수원 본사 입지를 두고 2008년 총선때, 그후 국회의원 재선거를 전후해 어떤 일들이, 어떤 논란이 있었는지를 차분히 되짚어 보기 바란다. 

제발 공부좀 하라는 이야기다.
불과 4~5년전에 있었던 논란과 갈등의  맥락을 바로 알고 제대로 이해해야  내일 경주를 위해 오늘 해야 할 일이 비로소 제대로 보이지 않겠는가. 

한수원 본사와 관련한 현안이 불거질때마다 경주시 국책사업단 소속 일부 공무원의 답변, 시의원들의 주장과 발언에서 사실과 다르거나 엉뚱한 내용, 무책임한 내용이 너무 많이 난무하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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