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대종 제작 대규모 주조위원 위촉...적절성 의문
신라대종 제작 대규모 주조위원 위촉...적절성 의문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4.04.0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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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31일 경주시청에서 열린 주조위원회 발족식 모습.
경주시가 3월 31일 경주시청 알천홀에서 신라대종 주조위원회 위원 및 관계자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라대종 주조위원회 발대식을 가졌다.  찬반 논란이 적지 않았던 신라대종 제작의 정당성을 홍보하는데 주력할 대규모 민간위원회를 발족하는 것을 두고 적절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신라대종은 성덕대왕신종을 모델로 15억원을 들여 올해 주조하는 계획으로, 이날 발족식을 한 신라대종주조위원회는 신라대종을 성공적으로 주조하기 위해 종 주조에 관심이 많은 각계 인사 및 관련 학계 전문가 50명을 위원으로 위촉했다는 것이 경주시의 '공식 설명'이다. .

경주시는 성덕대왕신종이 1992년 제야의 종으로 타종된 후 1996년 학술조사와 2002, 2003년 개천절 타종행사를 마지막으로 종 보존을 위해 타종이 중단 되어 아쉬움이 많아 에 이번에 새로 신라대종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최 시장은 이날 발족행사에서 신라왕궁 복원 원년의 해를 맞이해 국민화합과 새로운 천년의 도약을 기원하기 위하여 30만 시민의 염원을 담아 신라대종을 제작하는 만큼 성공적으로 제작될 수 있도록 위촉된 위원은 물론 모든 시민이 뜻을 함께 해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사업은 경주시가 오래전부터 추진했지만 반대 여론이 적지 않았던 에밀레종 테마파크조성의 이름을 변경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경주시에서는 신라대종이라고 명명하고 있지만, 최양식 시장이 지난 2010년 경주시장 예비후보때 처음거론하기 시작해 공약으로 제시했던 에밀레종 혹은 성덕대왕 신종 복제종 제작 사업과 같은 것이다.

▲ 국립경주박물관에 있는 국보 제29호 성덕대왕신종.
최 시장이 2010년 시장 후보시절 최초로 제안할때는 경주박물관에 있는 성덕대왕 신종을 도심내의 종각을 설치해 옮긴다는 계획이었다.
성덕대왕신종을 도심에 옮겨 경주의 상징과 도심경제를 살리는 문화유산으로 하겠다는 계획이던 것.
그러나 지역 향토사학자들을 중심으로 사업적정성 예산낭비 논란이 강하게 제기되는 등 그동안 반대여론이 적지 않았다.
그러자 경주시는 최 시장 취임 이듬해인 지난 2011년 공식계획을 수립할때는 경주박물관에 있던 성덕대왕신종을 옮기려던 계획을 변경, 복제한 에밀레종을 설치하는 것으로 수정했다.

장기간 시의회등에서 많은 논란을 겪으면서 예산규모, 사업내용, 명칭이 여러번 변경되기도 했다.
당초 50억원 가량으로 추정했던 사업비는 올해 종제작 15억, 내년 공원 조성 15억원등 30억원으로 최종 조정됐다.

명칭도 여러번 변경했다.
성덕대왕 테마공원, 새천년의 종 고분공원, 에메레종 테마파크 등으로 수차례 변경된 것.
한때는 통일대종을 조성한다고도 했다가 2013년 하반기부터 신라대종으로 고쳐 부르고있다.

신라대종을 주조한 후 역사도시문화관 건립부지(구 시청 부지) 내에 170㎡(51평)의 종각을 건립하고 주변 정비와 편의시설을 설치해 내년까지 신라대종 테마파크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지만 문화재청이 현상변경을 승인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아직 장소조차 최종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장소선정을 두고도 경주시 계획은 여러차례 문화재청을 설득하지 못했다. 지난 2012년 봉황대 부근 노서노동고분군에 종각을 설치하려고 문화재청에 문화재 현상변경을 신청했지만 문화재청이 연거푸 두차례나 승인을 하지 않았다.

종각설치 장소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일단 종부터 만들겠다는 경주시의 구상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또한 31일 발족한 신라대종 주조위원회가 그동안 제기됐던 각종 논란을 무마하기 위한 홍보역할에 치중할 가능성도 문젯점으로 지적된다.

특히 경주시에서는 종 주조에 관심이 많다며 위촉한 주조위원 상당수가 범종의 전문성과는 관계가 먼 각급 사회단체장들이 상당수 포함된 것도 논란의 소재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위원중에는 상공인단체, 노인회, 바르게살기, 새마을회, 자유총연맹회장, 이장연합회장, 택시, 행정, 민간어린이집 단체등의 회장들을 총 망라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아니라 종제작은 충북의 한 범종 제작사에 맡길 것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지고 있는 상황에서,더구나 에밀레종 복제 종 제작에 대한 찬반논란이 적지 않았던 사안을 두고 경주시가 홍보역할을 할 대규모 인원을 위촉하는 것에 대한 적절성 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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