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사용후핵연료 공론화와 경주] ③ 공론화가 해결해야 할 과제
[기획-사용후핵연료 공론화와 경주] ③ 공론화가 해결해야 할 과제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5.04.0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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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내 임시저장 시설 확충 대응 절실...특별법 18조 관련시설 정의 선행돼야

원자력발전의 연료로 사용되고 난 후 인출된 핵연료인 사용후 핵연료는 매년 700톤 이상 발생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없다.원자력발전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내내 원전 내에 마련된 임시저장시설에 보관 하고 있을 뿐이다.그러나 임시저장시설은 2016년부터 포화가 예상된다.
시설확충 등을 통해 포화시기를 2024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관리대책은 없는 상황이다.이런 사황에서 나온 것이 정부의 사용후핵연료공론화다.
경주포커스는 사용후핵연료공론화의 현주소와 경주의 관계를 3회에 걸쳐 짚어본다.
이번호에는 6월말 활동이 종료되는 공론화 경주지역 전문기관인 동국대학교 갈등치유연구소의 보고서가 담아야 할 내용들을 짚어봤다.

(1) 시작이 반? 출발부터 쉽지 않았던 공론화
(2) 공론화를 바라보는 경주의 다양한 시선
(3) 공론화가 해결해야 할 과제
 


▲ 월성원자력본부내에 있는 임시저장시설.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와 영구처분이라는 최종관리방안의 중간단계로 발전소부지 외에 어느 한곳에 모아서 저장하는 방안을 중간저장이라 한다.
‘원자력안전법 시행령’은 “핵연료물질을 발생자로부터 인수해 처리 또는 영구처분하기 전까지 일정 기간 안전하게 저장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발생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사용후핵연료를 발전소 부지내 자체적으로 저장하는 것은 임시저장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임시저장은 법률적으로 규정된 용어는 아니다.

결국 중간저장과 임시저장의 차이는 관리주체의 따라 다르게 지칭할 뿐이다.
한수원이 소내에 관리하면 임시저장, 한국원자력환경공단과 같은 제3가 관리하면 중간저장이 되는 것이다. 원자력발전소내에 보관하더라도 관리주체가 한수원이 아닌 제3자가 된다면 중간저장이 될수도 있는 것이다.

사용후핵연료의 처분기술은 지하 500~1000m 정도의 깊이에 심지층처분하는 것이 기본이다. 최근에는 심해저처분에 대한 연구도 진행중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사용후핵연료를 직접 영구처분할수 있는 시설은 단 한곳도 없다.

이제 겨우 공론화를 시작한 우리나라는 원전내에 임시저장 하는 것은 향후에도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부지 밖 제3의 장소에 중간저장시설을 만드는 것은 부지를 선정하는 것도 여의치 않은데다 안전성 논란이 적지 않게 때문에 실현가능성은 높지 않다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게다가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가 지난해 11월18일 ‘사용후핵연료 관리를 위한 의제’를 발표하면서 “ 영구처분시설은 해외사례와 우리의 현실을 고려해 2055년 전후를 목표로 건설하여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어, 정부에서도 영구처분장은 2055년 전후 건설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원전 임시저장 포화 직전 …원전내 임시저장 시설 확충 논란 가능성 커

▲ 2014년 4/4분기 원전별 사용후핵연료 보관량 <원자력안전정보공개센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따르면 2014년말 현재 국내 원전에 보관중인 사용후핵연료는 40만7323다발이다.
월성원전은 전체보관량의 97%인 39만1936다발을 임시저장하고 있다.
고리 5322다발, 한빛 5413다발, 한울 4652다발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많다.
월성원자력본부가 이처럼 많은 사용후핵연료를 임시저장하고 있는 것은 경수로형 원전에 비해 단위출력당 더 많은 사용후핵연료가 발생하는 가압중수료형 원전이기 때문이다.

국내원전의 임시저장시설은 포화직전이다.
고리원전은 2016년, 한빛 2019년, 한울 2021년, 월성원전(중수로)은 2018년이면 포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저장용량을 늘리는 조밀저장대를 설치하고 있지만, 포화년도를 겨우 5~8년 늦출 뿐이라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2022년이 되면 국내원전 임시저장 시설은 포화상태에 이른다는 것.
따라서 영구처분장을 건설하기까지 향후 40년~50년정도 원전내에 추가로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마다 임시저장 시설을 확충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원전 부지내에 추가로 건설될 것으로 예상되는 임시저장시설에 대해 경주시, 시민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동국대갈등치유연구소는 바로 이런점 때문에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에 경주지역이 참여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유치지역지원에 관한 특별법 (이하 방폐장 특별법) 제18조는 ‘원자력안전법 제2조 제5호에 따른 사용후핵연료의 관련시설은 유치지역에 건설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 언급한 '관련시설'은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 영구처분시설 및 재처리시설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 원자력학회를 비롯한 일반적인 해석이다.
적어도 방폐장이 들어선 경주에는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이나 영구처분시설등이 건설될수 없다는 것이다.

건식저장시설은 관련시설 아니다?

그렇다면 원자력발전소내에 건설됐거나 건설될 가능성이 큰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을 위한 건식저장시설은 사용후핵연료 '관련시설'인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것이 쟁점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경주에서는 이미 지난 2006년 월성원자력본부내에 건식저장시설을 건설할 때 적법성 여부를 두고 한차례 논란을 벌인바 있다.
당시에는 '관련시설'이 아닌 '관계시설'이라고 해석한 정부와 한수원의 일방적 승리였지만 추가 시설을 할 경우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러나 현행 법체계에서는 임시저장을 위한 건식저장시설은 특별법 18조에서 언급한 ‘관련시설’이 아니다. 따라서 정부나 사업자가 원전내에 추가건설을 강행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
원전인근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현행법률을 이를 고려하지 않는다.

원자력안전법은 원자로냉각계통시설, 계측제어계통시설, 핵연료물질의 취급 및 저장시설, 원자력발전소 안에 위치한 방사성폐기물의 처리시설, 배출시설 및 저장시설등은 '관계시설'로 규정한다.
따라서 임시로 저장하는 시설인 건식시설은 '관계시설'이라는 것이 산업통상자원부의 해석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임시저장'이라는 용어가 법률적 용어가 아니듯, 방폐장특별법 제18조에서 언급한 '관련시설'도 법적정의가 없다.
'관련시설'이 무엇인지 명문화 된 것 조차 없다. 다만 원자력학회등의 해석, 경주시민들의 믿음만 있을 뿐이다.

정부는 그러나 월성원전등 원전 부지내에 건설된 건실저장시설에 대해서는 '관련시설'이 아닌 '관계시설'에 해당한다고 해석한다.
'관련시설'은 건설할수 없다고 명문화 돼 있지만, 법률적 정의가 없는데다, '임시저장시설'은 '관계시설'로 보기 때문에 정부가 마음만 먹는다면 원전내에 40~50년 동안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할수 있는 임시저장시설은 '관계시설'로 규정하고 얼마든지 건설할수 있는 것이다.

▲ 월성원자력발전소내 사용후핵연료 습식 저장조.
경주에서 공론화를 전담하고 있는 동국대경주캠퍼스 갈등치유연구소는 6월말까지 진행되는 공론화 과정에서 이점을 반드시 짚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별법에서 정한 ‘관련시설’이 무엇인지, 구체적 내용을 정확하게 정의 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방폐장특별법 개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공론화에 참여함으로써 지난 2005년 방폐장 주민투표당시 경주시민들에게 약속했던,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이나 영구처분장을 건설할수 없다는 점을 재차 확인하고, 동시에 '관련시설'에 대한 개념을 정확하게 규정 해야 추후에 애매모호성 때문에 발생할수 있는 혼란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론도 있다.
정부나 원자력학회에서까지 특별법에서 거론한 ‘관련시설’에 대해서는,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 영구처분시설 및 재처리시설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는 마당에 굳이 특별법을 개정하는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관련시설'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특별법을 손대는 것 자체가 향후 경주지역에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 혹은 영구처분장을 만들 수 있는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구심이다.
특별법을 한번 손대기 시작하면 그다음에 경주에 건설할수 있다는 식으로까지 특별법 개정이 이어질수도 있으므로, 특별법은 절대 손대지 않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영구처분장을 영원히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인식은 월성원전 인근지역 주민들과 공론화를 반대하는 시민들에게서 특히 많이 나타난다.

그러나 갈등치유연구소측은 지금까지 진행한 공론화 과장에서 이와관련한 사안들이 이미 지역쟁점으로 도출됐다고 설명한다.
특별법 18조와 관련해서는 경주에 중간저장시설, 영구처분장은 결코 받아 들일수 없으며, 2016년이후 사용후핵연료는 방폐장 주민투표당시의 약속대로 타지역으로 반출돼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전내 임시저장과 관련해서는 △보관료요구 △주민모니터링 강화 등 안전성확보 △임시저장 시설 추가 건설 반대 △임시저장기간에 대한 명확한 설정 △2055년 영구처분장까지 지나치게 장기간 임시저장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등의 문제제기가 있었다고도 설명했다.
결국 이같은 의견은 경주 지역 공론화의 권고안 혹은 보고서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6월말께 제출하는 연구소측의 공론화 보고서에 담을 내용에 대해서는 국가에너지 정책, 이 가운데 원자력발전의 지속여부가 결정된뒤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처분장을 논의하기 전에 사용후핵연료 양을 계산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에너지 정책,원자력 발전 정책이 중요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논의가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하는 공론화는 상당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 혹은 영구처분장이라는 용어대신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으로 명칭을 변경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국민 누구나 쉽게 이해할수 있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정부가 추진하려는 중간저장시설 혹은 영구처분장의 실체를 좀더 선명하고 분명하게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고, 이에 근거해 의견을 수렴햐는 것이 공론화의 효율성을 높일수 있다는 것이다. 

공론화 현장 -  경주지역 타운홀미팅 가보니...

정부, 한수원 불신 팽배...투명성 제고, 공론화 중단 요구도


▲ 3일 열린 타운홀미팅모습.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경주지역 전문기관인 동국대학교 갈등치유연구소(소장 오영석 교수)는 지난 3일 오후3시부터 경주 디와이호텔에서 사용후핵연료 현황설명 및 관리방안 의견수렴을 위한 타운홀미팅을 개최했다.

갈등치유연구소가 지난해 12월17일부터 현재까지 30회의 심층인터뷰와 30회의 주민간담회에 참가했던 시민 140명을 초청해 진행했다.

이날 의제는 정부와 지역주민간의 신뢰구축방안, 월성원전에 건식저장중인 사용후 핵연료관리방안이었다.
연구소는 지금까지 진행한 주민간담회에서 제기된 가장 핵심적이라고 판단되는 쟁점사항을 의제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10개 그룹으로 나눠 약 1시간 동안 토론을 한뒤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지만 눈에 띄는 제안이나 결과물은 드러나지 않았다.

정부와 지역주민간의 신뢰구축방안에 대해서는 방폐장 유치지역지원사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의지를 성토하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경주시에 따르면 방페장유치지역지원사업은 2014년말 현재 시행계획 대비 56%, 지원계획 대비 52%가 진행됐다.

정부는 경주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의 총규모가 80만드럼이며, 계획대비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하고 있다. 드러내놓고 반박하지는 않지만, 전체 80만 드럼 규모로 볼때 이제 10만 드럼 처분장이 완공된 만큼 지원사업은 계획대로  수행되고 있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이날 참가자들에게 이같은 진행실적과 정부설명은 고려사항이 아닌듯 했다.
 “국책사업 약속이행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는 주장이 토론에 참여한 10개 그룹 거의  공틍으로 언급됐다.
동굴식 경주방폐장이 본격 운영을 앞둔 현재까지 지원사업이 절반도 진행되지 않았다는 식의 경주시와 시의회의 주장이 시민들에게 뿌리깊게 자리잡은 듯 했다.

원자력 정보의 투명성 부족, 관리시스템 부족, 월성1호기 계속운전 승인등도 정부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킨 요인으로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월성원전내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에 대해서는 2016년까지 현재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를 모두 반출하여야 한다는 의견, 정부가 최종처분장을 건설할 때까지 월성원전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는 보관하되 대가를 요구하여야 한다는 의견등이 표출됐다.

사용후핵연료를 지금처럼 임시저장이라는 명목으로 장기간 보관하는 것을 허용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정부에게 언제까지 반출할 수 있는지 물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공론화에 대해서는 “지역주민들의 반대속에 월성원전 1호기 계속운전이 승인됐지만, 경주시장, 국회의원은 사실상 방관하고 있었다”면서 “시의회와 국회의원, 경주시의 무관심 속에 진행되는 공론화는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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