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억들여 물천분교 매입 문화예술창작소 조성' 경주시 계획, 시의회서 제동
'35억들여 물천분교 매입 문화예술창작소 조성' 경주시 계획, 시의회서 제동
  • 김종득 기자
  • 승인 2021.07.14 17: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4일 시의회 문화행정위 회의모습
14일 시의회 문화행정위 회의모습

"물천분교 매각을 전제로 처음에는 (시립)미술관을 짓는다고 했다가 안되니까 이번에는 문화예술 창작소를 건립하려고 한다. 그 사이 마을 경로당은 일반인에 매각됐다. 진입로 때문에 그 경로당은 경주시가 다시 사들이는 불상사가 일어 날수 있다. 경로당근처 공터를 매입하지 않고는 진입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왜 그런 (노후)건물을 안전진단 검사까지 하고 경주시가 매입하려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경주시 천북면 물천리 6240-1번지 물천초등학교 물천분교 부지와 학교용도 건물을 매입해 문화예술창작소를 건립하려는 ‘경주시 2021년 공유재산관리계획 제3차 변경안’을 심의한 14일 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 회의에서 장복이 의원(국민의 힘. 비례대표)이 강인구 경주시문화예술과장을 향해 한 말이다.

장복이 의원의 말과 경주포커스 취재를 종합하면, 2019년 천북면 물천리 주민들은 마을주민 소유의 경로당(마을회관)을 개인에게 매각했다. 경주시는 그 직후 이례적으로 2억원 가량의 보조금을 지원해 이 마을 경로당을 신축했다.
그후 경주시는 지난해 물천분교에 시립미술관 건립을 유력하게 검토했다.
그러나 시의회가 반대하자 문화예술창작소 조성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어 이번 임시회에 물천분교 부지를 매입하겠다는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장복이 의원은 만약 경주시 계획대로 물천분교에 문화예술 창작소를 조성한다면 현재의 진입로가 매우 협소하고 불편하기 때문에 진입로 확장을 위해 2019년 마을주민들로부터 구 경로당을 매입한 지주로부터 다시 그 경로당 땅을 매입해야 할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경주시가 물천분교를 매입해 시립미술관, 문화예술촌을 조성하려는 것이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합리적 의심”이라는 표현을 썼다. ‘특혜’라는 말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그럴 가능성을 내포한 문제제기였다.
강인구 경주시 문화예술과장은 “진입로와 경로당은 별개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2017년 폐교한 물천분교. 건물 노후화로 안전진단이 불가피하다. 사진=김태현의원 제공.
2017년 폐교한 물천분교. 건물 노후화로 안전진단이 불가피하다. 사진=김태현의원 제공.

경주시가 13일 개회한 제261회 경주시의회 임시회에 제출한 ‘2021년 공유재산관리계획 제3차 변경(안)은 기사 도입부에 적은 대로, 경주시 천북면 물천리 6240-1번지 천북초등학교 물천분교 부지와 건물을 매입해 문화예술창작소를 건립하려는 것이다. 
물천분교는 2017년 3월1일자로 폐교한뒤 경주생태원이 2017년4월1일부터 2022년3월31일까지 유상대부계약을 하고 사용중이다.

지역내 문화예술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문화산업 시설 확충을 통해 문화예술도시 경주의 위상제고 및 문화산업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이 경주시가 문화예술창작소를 조성하는 목적이다.

소요예산은 총 35억원으로 전액 경주시 예산이다. 
용역비 7000만원, 학교 토지·건물 매입비 25억원, 리모델링 공사비 9억3000만원이다.

공모를 통해 입주한 작가들이 작품활동을 하는 작업실 9개, 작가 작품을 전시하는 전시실 1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체험실 2개, 관리 사무실 1개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리모델링 비용 9억3000만원은 이 비용이다.

지난해 10월20일 시의회 문화행정위 간담회에때 최초 보고했던 내용과 거의 동일한 내용이었다.
경주시는 지난해 4월 물천분교를 시립미술관 건립 유력후보지로 정하고 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5월부터 9월까지 시립미술관 건립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의뢰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시의회가 접근성이 불리하고 협소하다는 등의 이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문화예술창작소 건립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참고-본지 2020년 10월21일보도, 경주시, 천북초 물천분교터 시립미술관 건립불가에 문화예술창작소 건립으로 선회

물천분교에 경주시가 문화시설을 거듭 신설하려는데 대해 지난해 10월 경주포커스 취재때 경주시 관계자는 “보문관광단지와 가깝고, 개인소유 토지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매입할수 있어 경주시가 활용계획을 세우고 있을뿐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었다.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나 7월13일 개회한 시의회 임시회에 정식안건으로 제출했지만, 시의원들을 설득하는데는 일단 실패했다. 

14일 심의에서 윤병길, 엄순섭 의원등은 노후된 폐교건물을 활용하기 위해 경주시 비용으로 안전진단을 실시해야 하고, 또 향후 막대한 비용을 들여 철거할수도 있다는 점을 들어 부정적인 의견을 제기했다.
강인구 경주시 문화예술과장은 “매입하는 기관에서 안전진단을 실시하는 것은 불가피하고, 진단결과는 매입가격을 산정하는 감정에 반영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러나 정작 학교건물의 건축년도를 묻는 김상도 의원의 질문에는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 때문에 경주시의 준비가 부족하다는 의원들의 질타가 나왔다.

장복이 의원의 문제제기는 ’의혹‘에 무게가 실렸다.
위에서 거론한대로 진입로가 협소하기 때문에 결국 경주시가 추가 매입을 해야 하고, 그럴 경우 특정인에 대한 특혜가 될수 있다는 것이다. 장 의원은 우회적 표현으로 ’합리적 의심‘이라는 표현을 했을뿐 ’특혜‘등의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강인구 문화예술과장은 “진입로와 구 경로당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장 의원은 "진입로도 협소한데다 노후화된 건물을 경주시가 안전진단을 실시하면서 까지 매입해서 활용하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득용 시의회 전문위원은 이날 검토결과를 설명하면서 “부지 진출입로가 협소해 토지 추가매입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현, 한영태, 장복이 의원등도 현장 답사를 토대로 진입로가 좁다고 지적했지만, 강인구 문화예술과장은 “진입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는 결국 의원들의 의견 조정을 거쳐 부결이나 가결대신 심사보류로 결정했다.
경주시가 좀더 준비를 철저히 한 뒤 다음 임시회에서 심의하자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정작 문화예술창작소의 필요성, 운영계획 등 좀더 본질적인 것으로 볼 수 있는 주제에 대한 토론은 진행되지 않았다.

경주포커스 후원은 바르고 빠른 뉴스제작에 큰 도움이 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