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천북초 물천분교에 경주시 문화예술창작소 조성 상임위 통과
폐교 천북초 물천분교에 경주시 문화예술창작소 조성 상임위 통과
  • 김종득 기자
  • 승인 2021.08.3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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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북초등학교 물천분교 부지를 경주시가 매입해 문화예술창작소를 건립하려는 경주시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30일 제262회 경주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를 통과했다.
이 안건은 지난달 14일 제161회 임시회 문화행정위원회에서 가부결정을 하지 않고 보류결정했던 것이다.
한달전에 비해 달라진건 거의 없다.
그러나 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는 이번에는 표결 끝에 찬성7 반대2로 경주시 손을 들어줬다.
반대했던 한 의원은 “솔직히 자괴감이 든다”고 허탈해 했다.

경주시가 처음에는 물천분교 자리에 시립미술관을 건립하겠다고 했다가 시의원들이 반대하자 불쑥 문화예술 창작소 조성을 꺼내 들었고, 마침내 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에서 통과된 점을 들어 “경주시에 시의회가 우롱당하는 기분”이라고도 했다.

천북초 물천분교.  경주시는 경주IC에서 직선거리로 10㎞, 동궁원 보문단지 경주세곔분화엑스포등으로부터 반경 5㎞ 이내이며, 경주시 대부분의 지역에서 30분 이내로 접근가능하다며 접근성이 좋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천북초 물천분교. 경주시는 경주IC에서 직선거리로 10㎞, 동궁원 보문단지 경주세계문화엑스포등으로부터 반경 5㎞ 이내이며, 경주시 대부분의 지역에서 30분 이내로 접근가능하다며 접근성이 좋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30일 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를 통과한 경주시의 계획은, 경주시 예산 35억원을 들여 천북면 물천리 6240-1번지 천북초등학교 물천분교 부지와 건물을 교육청으로부터 매입해 문화예술창작소를 건립하려는 것이다.
학교부지 면적은 약 9550㎡이고 2층 슬라브 학교건물 면적은 877㎡다.
1984년 목조교실을 철거하고 콘크리트 교실을 증축했다.
2017년 3월1일자로 폐교한 뒤 경주생태원이 2017년4월1일부터 2022년3월31일까지 유상대부계약을 하고 사용중이다.

경주시는 매입후 리모델링을 통해 32.4㎡크기의 작업실 8개, 97.2㎡크기의 전시실 1개, 32.4㎡ 크기의 체험공간 2개를 만들고, 관리사무실, 화장실, 샤워실, 작가 휴게실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공모를 통해 선발한 지역작가들이 이곳에 정주하며 작품활동을 하고, 전시. 체험, 다양한 문화공연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경주시는 물천분교 자리가 경주IC에서 직선거리로 10㎞, 동궁원 보문단지 경주세계문화엑스포등으로부터 반경 5㎞ 이내이며, 경주시 대부분의 지역에서 30분 이내라며 접근성이 좋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대했던 의원들은 문화예술창작소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의식이다.
경주시는 지난해 4월 물천분교를 시립미술관 건립 유력후보지로 정하고 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5월부터 9월까지 시립미술관 건립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의뢰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의회가 접근성이 불리하고 협소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문화예술창작소 건립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런점을 들어 문화예술창작소 조성계획이 졸속이라는 것이다.

물천분교 현재.
물천분교 현재.

이에대해 경주시는 문화예술인들의 창작활동지원, 체험프로그램 운영 및 작품전시 공간조성으로 문화예술도시 위상제고, 문화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사업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임시회에서는 새로운 근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경주지역 예술인 634명 가운데 211명 정도가 개인작업 공간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경주예총 자료를 근거로, 문화예술창작소 조성으로  작업공간이 10개일 경우 경쟁률은 21대1로 높을 것이라는 새로운 조성필요성 근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실제 지역예술인들이 얼마만큼 이 곳을 사용할지는 미지수다.

물천분교 진입로에 있는 마을 경로당이 일반인에게 매각된후 이런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점을 들어 의혹도 제기됐다.
2019년 천북면 물천리 주민들은 마을주민 소유의 경로당(마을회관)을 개인에게 매각했고, 경주시는 그 직후 이례적으로 2억원 가량의 보조금을 지원해 이 마을 경로당을 신축했다. 
그러나 문화예술창작소가 조성되면 진입로가 협소해 경주시가 진입로 확장을 위해 2019년 마을주민들로부터 경로당을 매입했던 건물주로부터 다시 그 경로당 땅을 매입해야 할 가능성도 발생할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럴 경우 특혜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경주시는 이번 임시회에서 진입로를 확장하지 않고 진입방향 변경등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처럼 한달전 시의회에서 보류결정 할때와 내용이 별반 달라진 것 없었지만, 경주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는 표결 끝에 이 안건을 가결했다.
이동협 김태현 김승환 엄순섭 이철우 김상도 김순옥 의원이 찬성표결했고, 장복이 한영태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윤병길 의원은 표결에 불참했다.
나름 보류결정의 원인이 해소됐을거라고 생각한데 따른 표결일 것이다. 

그러나 보류했다가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 가결해 주는 경주시의회 의사결정 행태는 자주 되풀이되는 양상이기도 하다.
이때문에 집행부 공무원으로부터 설득 또는 압력을 받았을 것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추측이 난무하고, '불필요한 존재감 확인행태'라는 비판이 반복된다.  명분 약한 의사결정으로 오해와 불신을 시의회 스스로 자초하는 것이다.  
반대표결했던 모 의원은  “별 다른 변화도 없는 상황에서 통과시켜 준 시의원들도 문제가 많다”고 했다.

6일 제26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가결되면, 경주시는 내년까지 문화예술 창작소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경주시가 의회에 제출한 보충자료에 따르면 경주시는 조성후 연간 운영관리비는 1억1900만원 가량 소요되는데 비해 프로그램 운영, 입주작가 시설이용료 등 편익은 2억1700만원이 발생한다며 '경제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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