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주시의원 비례1번, 석산개발업체 대표 500만원 수수 논란...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위반 가능성
민주당 경주시의원 비례1번, 석산개발업체 대표 500만원 수수 논란...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위반 가능성
  • 김종득 기자
  • 승인 2022.05.0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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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당원 "경북도당 공천 기준 납득안돼...재고해야"

더불어민주당경북도당이 지난달 26일 당선안정권인 경주시의원 비례대표 1번후보로 확정발표한 이강희 후보가 지난 2020년 4월 제21대 국회의원 총선당시 정의당 권영국 후보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인으로부터 거액의 현금을 받아 자원봉사자들의 식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일부 당원들이 후보적격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거센 논란이 일고 잇다.

이 후보와 D산업 최모대표는 돈을 주고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당시 경주시안강읍에서 크게 논란이 됐던 사업장폐기물 매립장추진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일부 당원들은 ”2020년 4월 제21대 국회의원 총선선거운동기간에 돈을 받아 사용하고, 그 후 매립장 추진과정에서 압력을 느껴 마지못해 일부 돈을 반환 한 것“이라며 이 후보의 도덕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금을 받아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사용했다"는 이 후보의 해명이 맞다면 명백한 공직선거법위반이자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될 가능성이 커 도덕성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것은 물론 사법처리 가능성또한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500만원이 댓가 없는 돈?
이 논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2020년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경주시 안강읍민들이 크게 반발했던 사업장폐기물매립장 추진에 대해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황림은 2020년8월19일 안강읍 두류리 798-1번지 일원에 각종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일반 폐기물과 건설폐기물을 매립하는 사업장폐기물 매립장을 신설하는 사업계획을 경주시에 접수했다. 총 5만9천158㎡의 매립면적을 가진 8만7천831㎡ 부지에 226만2천976㎥의 매립용량의 폐기물매립장을 운영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제출 한 것.

그러나 이 사업부지는 2년전 경주시의 부적정 통보와 법원으로부터 경주시의 부적정 결정이 타당하다는 판정을 받은 부지다. .
이 부지는 2017년 10월 아이더블유에코순환 주식회사가 사업장 폐기물 매립장 사업계획을 경주시에 접수해 그해 11월 27일 경주시로부터 폐기물사업계획서 부적정 통보를 받았던 부지와 동일한 곳.

이에 불복한 아이더블유에코순환 주식회사는 2017년 12월 경북도행정심판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행정심판이 기각 당하자 대구지법에 행정소송을 제기해 1, 2심 기각판정에 이어 2019년5월10일 대법원에서까지 최종 기각판결을 받았다. 
그후 주식회사 황림은 지난 2020년8월19일 해당부지에 2차로 폐기물 매립장 사업계획을 경주시에 접수했으며, 2021년 3월 사업자측의 자진철회로 일단락될때까지 안강읍 주민들의 의견이 찬반으로 나뉘며 큰 갈등을 겪었다. 

이강희 후보가 돈을 받은 2020년4월은 1차 사업계획에 대한 경주시의 부적정 통보가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된 이후부터 2차로 사업계획을 경주시에 신청하기까지 공백기간이다.

이강희 후보에게 현금 500만원을 준 D산업 대표 최모씨는 그 공백기간인 2019년 12월3일 매립장 신설예정지와 인접한 곳에 석산개발을 허가 받았다. D산업이 위치한 곳은 매립장 신설예정지와 인접한 곳이며,각종 장비등을 매립장신설부지에 두고 있다. 매립장부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셈이다. D산업 최모 대표는 2020년 8월이후에는 사업장폐기물매립장 찬성운동을 했다.

안강읍 주민들은 2020년8월이후 매립장 건설을 반대하며 연일 시위를 벌였다.
안강읍 주민들은 2020년8월이후 매립장 건설을 반대하며 연일 시위를 벌였다.

 

매립장 예정부지(분홍색 선)와 D산업(노란색 네모)
매립장 예정부지(분홍색 선)와 D산업(노란색 네모)

이강희 후보와 D산업 최모대표는 ㈜황림측이 사업장 폐기물매립장사업계획서를 경주시에 접수한 시점이 2020년8월19일이라는 점, 돈을 주고 받은 시점은 4개월전인 2020년 4월6일이라는 점을 들어 “인간적으로 잘 아는 사이에 아무런 대가없이 준 돈”이라며 사업장폐기물매립장과의 관련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잘 알고 지내는 사이이며, 당시 정의당 권영국 후보 선거운동을 하는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쓰라고 주고 받은 돈이라는 것이 두 사람의 공통된 설명이다.

D산업 최모 대표는 <경주포커스>와 통화에서 “이강희 후보와는 어릴때부터 잘 알고 지내는 막역한 사이이며, 권영국 후보 선거운동을 하던 운동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워낙 어렵게 선거운동을 하는 것 같아서 밥이라도 사 먹이고 유류대(차량 기름값)라도 하라고 억지로 떠 맡기다 시피 돈을 주었다”면서 “(돈을 준 당시에는) 사업장 폐기물매립장은 경주시에 신청 하지도 않은 시점이었다”고 말했다.

이강희 후보도 비슷한 취지의 답변을 했다.

이 후보는 3일 <경주포커스>와 통화에서 D산업 최모 대표와 개인적인 인연을 설명한뒤 “선거운동이 한창이던 2020년 4월6일쯤 선거운동을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우연히 최 대표를 만났으며, 최 대표의 승용차 안에서 워낙 강하게 권유해서 (현금으로 500만원) 돈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인으로서 댓가없이 500만원을 주고 받았다는 설명이지만, 안강읍 일대에서는 이미 2020년 4월쯤 사업장폐기물매립장 추진설이 파다하게 나돌았기 때문에 두 사람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있다.

이강희 후보와 함께 안강읍 강동면 지역주민들이 모여 만든 시민단체 ’참소리‘에서 회원으로 함께 활동을 했던 A씨는 “총선을 전후로 해서 사업장 폐기물매립장이 다시 추진된다는 소문이 나돌았고, 이 소문은 안강읍내 주민이면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면서 “최모대표가 이강희 후보에게 돈을 주기전에, 또 다른 권영국 후보의 선거운동원에게 돈을 주려다 거절당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자측이 2020년8월19일 사업계획서를 경주시에 제출하기 위해서는 이미 그 총선 시점부터 사전준비를 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매립장 업무에 밝은 경주시청의  한 사무관급 공무원은 “(주)황림측이 제출한 규모의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려면 설계도면작성, 환경영평가 계획서 등 각종 서류작성비용만 5억원 정도 들어가며, 이 정도 비용이 들어갈 정도면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고 봐야한다”면서  “무엇보다 민원해결이 중요하기 때문에 경주시에 서류를 제출하기 4개월이전 시점이면 업체즉이 민원을 잠재우기 위해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다양한 노력을 했을 시점”이라고 말했다. 매립장과 전혀 무관할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500만원 중 300만원 반환, 왜 돌려 줬을까?

2020년 4월 최모대표로부터 500만원을 받았던 이강희 후보는 2020년10월쯤 D산업 최대표에게 300만원을 돌려 주었다고 밝혔다.
이는 이 후보나 최모 대표가 공통적으로 확인해준 것이다.  나머지 200만원은 최씨가 워낙 강하게 거부해 되돌려 주지 않았다고 이강희후보는 밝혔다. 

최 대표에게 300만원을 되돌려준 경위에 대해서는 이 후보와 민주당 경북도당에 이 후보의 공천재고를 요청한 당원 이모씨의 주장이 엇갈린다.

이강희 후보는 “저는 사업장폐기물매립장 반대대책위원회 준비위원으로 활동했는데, 그후 대책위에서 저를 제외하려는 느낌도 들었고...제가 반대대책위 활동을 하는데 (찬성운동을 하던 최모 대표가) 부담을 느낄까봐 싶기도 해서 안강에서 쓴 돈은 제가 책임진다는 의미로 300만원을 되돌려 주었다”고 말했다. 반환시점에 대해서는 “(2020년)10월에서 11월쯤”이라고 말했다.

그 시점은 안강읍 반대대책위원들이 경주시청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삭발시위를 하는등 반대운동이 거세게 전개되던 시점이다.

일부 민주당원들과 안강읍 매립장반대대책위 일부관계자들은 이 후보의 도덕성을 정면으로 겨냥한다.
총선때 500만원을 받은 이강희 후보가 그후 아무일 없다는 듯이 매립장 추진 반대운동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매립장을 추진하던 업체즉이 (이 후보가)돈을 받아 놓고 왜 반대하느냐는 식으로 압력을 넣자 이 후보가 돈을 받은 사실을 주변에 고백하고, 또 반환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원인 이 모씨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에 이 후보에 대한 비례대표 후보 추천 재고를 요청하는 글을 보내 “매립장 건설 반대운동을 하던 이 후보가 (매립장 추진)업체로부터 압력을 받고 이같은 사실을 고백했다”고 주장했다.

자발적으로 반납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떼밀려 반납했다는 것이다.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위반 가능성

2018년 경주시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이강희 후보.
2018년 경주시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이강희 후보.

D산업 최모대표는 “정의당 권영국 후보 선거운동을 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밥값이나 유류대로 쓰라고 주었다”고 했고 이강희 후보도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강희 후보는 3일 <경주포커스>와 통화에서 “당시 안강읍에는 정의당 권영국 후보 공식선거운동원이외에 자원봉사자들이 4명정도 있었는데, 그 돈으로 자원봉사자들 밥도 먹게 하고 간식도 사 먹고 하는데 (300만원 가량)사용 했으며, 남은 돈 200만원은 당시 권영국 후보 선거사무실에 가서 회계책임자에게 현금으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당시 정의당 권영국 후보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해 활동했던 이강희 후보나 최모대표는 공직선거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확실해 보인다.

공직선거법 제135조는 선거사무장ㆍ선거연락소장ㆍ선거사무원ㆍ활동보조인 및 회계책임자등에 대해 법 규정에 의해 수당, 실비등을 제공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수당, 실비, 기타자원봉사자에 대한 보상등 명목여하를 불문하고 누구든지 선거운동과 관련한 금품 기타 이익의 제공, 또는 그제공의사를 표하거나 약속,지시, 권유, 알선, 요구, 또는 수령할수 없도록 하고 있다.

최 대표의 경우에는 제115조 제삼자기부행위 제한규정을 어겼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115조는 '누구든지 선거에 관하여 후보자 또는 그 소속정당을 위하여 기부행위를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경주시선관위도 관계자도 확인해 주었다. 
경주시선관위 관계자는 4일 <경주포커스>와 통화에서 "선거운동원이 지인으로부터 돈을 받아 선거운동을 돕는 자원봉자들의 식비나 간식비로 사용할 경우 공직선거법에 저촉되는지 확인 해 달라"는 <경주포커스> 질문에 대해 "법 113조에서 115조,  135조 3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아니다. 이강희 후보는 정치자금법을 위반했을 가능성도 매우크다. 
정치자금법 제14조는 후원금을 모금할 경우에 대한 규정인데, 후원회는 우편·통신에 의한 모금,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작한 정치자금영수증과의 교환에 의한 모금 또는 신용카드·예금계좌 등에 의한 모금 그 밖에 이 법과 「정당법」 및 「공직선거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신이 쓰고 남은 돈 200만원을 후원금 명목으로 권영국 후보 사무실에 전달했다는 이강희 후보의 말이 맞다면, 현금수수를 금지한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것이다.   

공직선거법의 공소시효는 6개월, 정치자금법의 공소시효는 7년이다. 
2020년 4월 총선시기 돈을 받은 것이어서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더라도 사법적인 처벌은 면한다. 
그러나 정치자금법은 다르다. 이강희 후보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사법적인 처벌 가능성을 베제할수 없는 것이다.

민주당 경북도당에 이 후보의 공천재고를 요청한 당원 이모씨는 “참소리 시민모임에서는 이강희 후보를 제명처리 했다”면서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할 사람이 검은돈이나 챙기려 했고, 아니다 싶으니 돌려주는 사람을... (비례대표의원으로 확정하는 것은) 아닌건 아니다. 한번더 살펴봐 달라”며 강한 이의를 제기했다. 

일부 경주지역 민주당원들은 "지인이라고 해도 500만원은 과연 아무런 대가없이 주고 받을수 있는 돈일까?" "공직선거법을 위반하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큰 인물을 민주당 경주시의원 비례대표 1번으로 추천한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의 공직자 추천 기준은 무엇인가?" "민주당의 공천기준은 도무지 납득할수 없다" "국힘 공천기준보다 못하다"는 등 격한 비판을 하며 민주당 경북도당의 대응을 주목하고 있다. 

한편 이강희 후보는 4년전 2018년 지방선거에서 경주시의원 안강읍강동면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출마한 5명중 5위로 낙선했다. 2020년4월 제21대 국회의원 총선에서는 정의당 권영국 후보의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한 뒤 2020년 7월 민주당에 입당해 경주시지역위원회 여성위원장을 맡았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4년전 2018년 지방선거때에도 경주시의원 비례대표 1번으로 그 직전까지 자유한국당 당원으로, 또 대표적인 극우단체인 (사)대한민국통일건국회 경주지부 현직 부회장을 맡고 있던 여성을 경주시의회 비례대표 1순위 후보로 추전했다가 거센비판을 받고 공천을 취소했었다. 
[2018년5월3일-민주당경북도당 상무위, "경주시의원 비례대표 1순위 적합하지 않다" 사실상 부적격 판단]

최근에는 경주시의원 6개 선거구에 대한 공천후보를 발표하면서 현역 의원 4명 가운데 3명을 경선기회도 주지 않고 배제시켜 큰 반발과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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