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맴돈 '초대형 태극기게양대 설치 논란'...시의회, 만장일치 '가결'
허공에 맴돈 '초대형 태극기게양대 설치 논란'...시의회, 만장일치 '가결'
  • 김종득 기자
  • 승인 2023.09.14 19: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277회 경주시의회 임시회 제2차본회의가 열린 14일 오전 경주시의회 본회의장.
각종 조례안, 의견청취안등 38건의 안건을 의결한 이날 본회의에서 7억원의 태극기게양대 설치예산안이 포함된 2023년제2회 경주시추가경정예산안은 36번째 의결안건이었다.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갑작스럽게 등장한 초대형태극기게양대 설치 예산안은 약 7억원의 거액을 투입하는데다 필요성등에 의문이 제기된데다, 경주환경운동연합이 황성공원이라는 장소 부절적성을 들어 전날 ‘의결보류’를 요청하면서 본회의 토론 및 표결이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한 안건이었다.

정성룡 시의회예결특위 부위원장의 심사보고에 이어 찬반토론시간이 되자 이강희 의원(민주당.비례)이 가장 먼저 발언을 신청했다.

#1. 검토 해 달라 VS 검토사안 아냐
이 의원은 발언시간에 무려 세 번이나 ‘검토해 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
“필요한 사업인가 다시한번 검토해 달라”
“56미터 높이가 황성공원에 적절한지, 800억 가까이 들여서 도서관 준비하는데 도서관과도 문제가 없는지, 2차추경에 올라올만큼 중요한 사항인지, 국기게양대 자체를 문제삼는 것아니라 7억 들여서 할만큼 꼭 필요한 것인가에 대해서 잘 검토해주시고...”
“주민들이나 관광객들이 실질적으로 관광자원으로 동의될 것인지 적극적으로 검토요청 드린다”

이 발언에 대해서는  최재필 의원(국민의 힘) 이 반박했다.
최의원은 경주시회의규칙을 거론하며 “검토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이 의원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경주시의회 회의규칙 제25조는 수정동의안 성립의 조건을 규정하고 있다.
‘의안에 대한 수정동의는 그 안을 갖추고 이유를 붙여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찬성자가 연서하여 본회의 개의 2일 전까지 의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는 조항이다.
최재필 의원은 “수정안을 제출하려면 이틀전에 제출해서 성립돼야 하는데..(그렇지 못하다). 검토할 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상임위, 예결특위를 거쳐 본회의에 회부한 예산안을 수정하려면 사전에 수정동의안을 제출해 의결절차로 가야 하는데 이강희 의원이 그런 절차 없이 이날 본회의 의결 토론과정에서 ‘검토요청’ 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강희 의원은 “앞으로를 위해 토론거리로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최재필 의원은 시의회 회의규칙을 들어 검토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반박한 것이다.

#2. 허공에 맴돈 시의원들 끼리의 질의 답변
김동해 의원(무소속)은 김종우 시의회 예결특위위원장(국민의 힘. 비례)을 상대로 질문했다.
“의견수렴 했나”
“신라56왕과 태극기 무슨 관계가 있나? 의미를 말해달라.”
“황성공원에 설치한다면 웃을일이다. 누가 제안했나?”

김종우 예결특위위원장(국민의 힘)은 “예결위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 아니다. 상임위인 행정복지위원회에서 질의 답변 충분히 있었고고, 심도 있는 토의를 하는 등 절차에 의해 통과 된 것이고 다수의 의견이었다.”

김종우 위원장이 집행부 시청입장을 대변할수는 없는 일, 애당초 질문과 답변이 제대로 이루어 질수가 없었다.
집행부 간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태극기 게양대 설치이유를 따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김동해 의원은 끝으로 “김석기 의원이 제안한 것이냐”고 물었다.
김종우 예결특위 위원장은 “저는 들은바 없다. 사업내용과 예산에 대해 충실히 심의한 것인데, 본회의장에서 그런 발언을 하신 것,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맞받았다.

이동협의원(국민의 힘)은 김동해의원이 김석기 의원을 거론하자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질문의 한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상임위, 예결위 거친 것을 본회의장에서 건건이 애기 한다면 어떻게 하냐?”라는 취지로 말하며 의장을 향해 효율적인 의사진행을 주문했다.

국민의 힘 소속 박광호 의원, 한순희 의원은 ‘필요한 사업’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광호 의원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게, 상징성을 부각해서 경주시민들의 애국심이 고취될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순희 의원은 “ 설치장소가 문제면 대안을 제시하든가, 예산에 문제가 있으면 조절하면 되는데, 태극기 게양대설치 자체에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다는 것은 시의원으로서 국가관과 애국심이 있나는 자과감이 들고 실망감이 든다”며 “강력히 추진하라”고 말했다.

 ‘질의 답변’인지 ‘찬반토론’인지 모호한 약 15분동안의 논쟁을 거쳐 의결절차에 돌입했다.

이철우 의장이 ‘이의 유무’를 물었지만,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예결위를 통과한 예산안이 본회의장에서 표결없이 만장일치로 '가결’ 된 것이다.
취재진들 사이에서 "이럴거면 토론은 뭐하러 했냐"는 비판이 나왔다. 

#3. 민주당 지역위원장의  항의 "오더 받았습니까?"
이철우 의장이 산회를 선포한 뒤 회의를 방청석에서 회의를 지켜보던 더불어민주당경주시지역위원장인 한영태 전시의원이 본회의장을 향해 소리쳤다.
“시장님 경주시민들에게 물어보고 하십시오”
“국기게양대 높다고 애국심 더 생깁니까?”
시의회 사무국직원이 황급히 제지했다.

한 위원장은 두 마디를 더 외쳤다.
“무슨 예산을 이렇게 잡습니까? 추석밥상이 걱정인데, 주민들은...”
“오더 받았습니까?”

한 위원장이 항의하는 순간, 시의회 본회의장 스피커에서는 시의원들의 점심식사 장소를 공지하는 시의회 사무국직원의 안내방송이 흘러 나왔다.
제277회 경주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7억원을 투입하는 경주시의 태극기게양대설치 계획안 논란은 그렇게 끝났다.

경주포커스는 이날 본회의 시작부터 산회까지 전부를 현장 생중계 했다. 
 

경주포커스 후원은 바르고 빠른 뉴스제작에 큰 도움이 됩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