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옛 명보극장 건물 철거하라...예산 4억원 낭비
감사원, 옛 명보극장 건물 철거하라...예산 4억원 낭비
  • 김종득 기자
  • 승인 2015.12.2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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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특혜의혹 속 추진한 일방적 행정, 감사원 감사로 제동

▲ 옛 명보극장 건물. 경주시는 2020년까지 사용하겠다며 거액을 투입 리모델링 했지만, 감사원 감사로 철거를 피할수 없게 됐다.
사업초기부터 적절성 논란 및  특혜의혹이 불거졌던 옛 명보극장 건물에 대해 감사원이 철거 명령을 내렸다.
감사원은 경주시본청에 ‘주의 요구’처분을 하면서 최양식 시장에 대해, 앞으로 문화재보수 정2비사업 보조금을 교부목적과 다르게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요구했다.

준법에 앞장서야 할 행정기관이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지 않음으로써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한 것은 물론 막대한 예산낭비도 초래하게 됐다.
시비 2억6000여만원을 들여 리모델링 했으며, 국제교류 전시관을 꾸미기 위해 1억4800만원을 추가로 투입했기 때문에 결국 경주시 예산 4억여원만 낭비하게 됐다. 
사업초반부터 불거졌던 특혜의혹과 시의회의 강력한 반대등은 아랑곳 않고 강행했던 경주시의 일방 통행식 행정이 감사원 감사를 통해 제동이 걸리게 된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감사원이 21일 공개한 지방자치단체 재정운영 실태 감사결과에서 드러냤다.

▲ 감사결과 보고서의 조치사항.
감사원에 따르면 경주시는 2010년 노동리 고분군 문화재 보수 정비보조금 28억5700만원(국비 20억원, 도비 2억5700만원, 시비 6억원)을 교부받아 옛 명보극장 건물을 매입했다. 토지 18억3540만원, 건물비 5억124만8000원, 이사비 및 영업손실비 3억6632만원등 등 총 27억290만원을 지불했다.

2011년 1월3일 경주시로 소유권을 이전등기했으나 철거하지 않았다.
통상 문화재정비를 위해 지장물을 매입하면 즉시 철거하는 것과 대조적인 행정이었다.

경주시는 2013년 2월부터 6월까지 2억6880만원을 들여 건물을 리모델링 했다.  2.3층은 아트갤러리 용도로 개.보수했다. 이 건물은 그후 이모씨에게 임대해 현재 혼자수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1층은 1억4800만원을 추가로 투입해 전시 시설물 설치공사를 했다. 그후 2014년 11월25일부터 국제교류전시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감사원은 이같은 경주시의 행정이 문화재보호법, 문화재보수정비 국고보조사업 지침등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문화재보호법 시행규칙은 문화재보호구역안에서 건출물등을 개축, 용도변경하는 행위는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하는데, 경주시는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노동리. 노서리 고분정비’의 경우 경관을 저해하는 노후.불량주택을 매입. 정비하는 것을 사업내용으로 하고 있고, 경주시가 2009년 5월 문화재청장에게 제출한 예산신청서에도 옛 명보극장을 매입한뒤 철거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감사원은 경주시의 무단사용으로, 노동리. 노서리 고분군 주변정비라는 당초 사업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을뿐만 아니라, 철거되어야 할 지장물에 대해 주무관청(문화재청)의 허가도 없이 개.보수 공사를 하는 등 보조금을 교부목적이외에 사용했다고 지적하면서 최양식 시장에게 건물철거와 보조금 교부목적과 다르게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업무를 철저히 해 달라고 요구했다.

옛 명보극장을 리모델링해 갤러리로 임대하는데에는 처음부터 논란이 많았다. 시의회에서는 특정작가를 위해 리모델링비용을 들인데 대해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경주시가 2013년 2월부터 6월까지 예산 2억6880만원(당시에는 2억3000만원으로 보고됐다/편집자)을 들여 리모델링 공사를 한 사실이 드러나자 그해 7월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논란이 크게 일었다.

갤러리로 활용하겠다던, 2.3층 건물을 전통자수 화가로 알려진 이모 작가의 작품 판매 및 전시공간 용도로 사용하려 하고 건물의 리모델링도 이 용도에 맞춘 것으로 드러나자 이철우 의원은 문화관광국에 대한 행정감사에서 “특정 작가를 위해 거액을 들여 건물을 매입하고, 해당 작가의 용도에 맞춰 리모델링을 추진한 것은 명백한 특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본지 2013년 7월17일 기사보기 -특정인위해 세금들여 리모델링. 특혜의혹 일어
본지 2013년 12월19일 기사 - 옛 명보극장 특혜의혹, 예산낭비


또한 1억4800만원을 들여 개관한 국제교류 전시관은 전시물이 조악한데다 최 시장 홍보일색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본지 2014년 11월25일 기사보기 - 국제교류전시관 개관
2014년11월28일 기사보기 - 국제교류관? 최시장 교류 홍보관?

유독 옛 명보극장 건물만  노서.노동리 고분군 정비사업 완료시한인 2020년까지 존치 시키기로 하면서 이미 철거된 다른 건물과의 형평성 시비도 적지 않았다.

시의회의 특혜의혹과 반대속에서도 경주시는 2,3층을 혼자수 박물관으로 임대했고, 뒤이어 국제교류전시관을 개관했다.  이번 감사원 감사로 이같은 행정이 위법하고 무리한 것이라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한편 감사원의 지방자치단체 재정운영 실태 감사는 행자부, 서울특별시등 93개 지방자치단체 및 산하 공기업을 대상으로 2011년도부터 감사일 현재까지의 주요사업, 예.결산 및 지방재정관리제도를 대상으로 1차 감사는 2015년3월23일부터 4월17일까지, 2차 감사는 6월1일부터 26일까지 각각 실시됐다.

▲ 감사원 감사결과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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